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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류 호텔에서 못지않게 차려진 파스타
ⓒ 정호갑
11일(금) 북경한국국제학교 고등부 아이들의 등교길. 손가방을 하나씩 들고 있다. 남학생의 손가방에는 프라이팬, 가스레인지, 여학생의 손가방에는 야채 등. 오늘 4교시와 점심시간을 이용해 열리는 북경한국국제학교 고등부 요리경연대회 준비물들이다. 아이들을 괴롭혔던 중간고사가 끝난 주말, 시험 준비로 그동안 힘들었던 마음과 몸을 서로 위로해보고자 이런 행사를 마련했다고 학생회장 이지웅(고등부 2학년)은 말한다.

▲ 수업 시간 보다 즐거운 요리 시간
ⓒ 정호갑

▲ 처음해 보는 요리가 낯설기도 하고
ⓒ 정호갑
요리는 4, 5명이 한 모둠이 되어 요리를 한다. 아이들이 정한 모둠 이름이 벌써 입맛을 돋우고 있다. 쩝쩝, 잔치왕, 밥줘, 배고파, 그냥 먹자 등등. 아이들이 하는 요리도 아이들 개성만큼이나 다양하다. 파인애플 볶음밥, 부대찌개, 초밥, 닭도리탕, 잡체, 오징어순대, 제육덮밥, 파스타 등등.

▲ 요리책을 보고 따라 하기도 하고
ⓒ 정호갑

▲ 보다 못한 선생님이 팔을 걷어붙이기도 하고
ⓒ 정호갑
준비를 제대로 하지 못한 모둠은 다른 모둠에서 재료를 빌기 위해 이리저리 돌아다니고, 재료에 벌써 입맛이 담겨 손이 가는 아이들. 요리책을 펴 놓고 따라 해보기도 하고. 볶고, 찌지고, 삶고. 맛보면서 나오는 한 마디에 빠진 조미료를 더 하기도 한다. 아이들의 어설픈 행동을 보다 못한 선생님이 팔을 걷어붙이고 나선다.

▲ 요리가 재미있는 아이들
ⓒ 정호갑
무엇이 될까 싶었는데 시간이 흐름에 따라 맛있는 내음이 교실에 가득하고, 그 빛깔과 모양도 눈을 유혹한다. 자기가 만든 음식을 한껏 뽐내며 심사위원 선생님들에게 아양도 떨기도. 심사가 끝나자 젓가락들이 바쁘게 움직인다.

▲ 맛을 보며 심사하는 선생님
ⓒ 정호갑

▲ 즐거운 시식
ⓒ 정호갑
오늘 요리경연대회의 1등은 파인애플 볶음밥을 만든 쩝쩝 모둠이었다. 모둠 이름에 걸맞게 요리 또한 심사위원들의 입맛을 끌어당겼다. 상품으로 매점 이용권이 주어졌다.

▲ 요리경연대회에서 1등은 파인애플 볶음밥
ⓒ 정호갑
힘든 시험에서 벗어나 잠시 동안 맛보는 자유스러움에 수업 시간에 볼 수 없었던 아이들의 밝은 모습, 그리고 활기 찬 모습들. 그들의 모습에서 희망을. 그리고 나의 선입견을 되돌아본다.

덧붙이는 글 | 학교에서 새로운 행사가 있을 때마다 아이들의 다양성은 살아난다. 그때 교사인 내가 지녔던 선입견은 여지없이 무너진다. 오늘도 그랬다. 중간고사가 끝난 뒤 학생회 주최로 열린 '요리경연대회'. 아이들의 밝은 모습, 활기찬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비록 수업 한 시간를 빌어 마련한 행사지만 이 시간 모든 아이들은 살아났다. 학교에서 좀 더 다양한 행사가 이어져 아이들이 웃음이 피어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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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과 함께 배우고 가르치는 행복에서 물러나 시골 살이하면서 자연에서 느끼고 배우며 그리고 깨닫는 삶을 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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