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스타

한 해의 마무리와 시작을 이보다 알차게 보내기도 쉽지 않을 듯하다. 30%에 육박하는 시청률을 기록한 SBS <낭만닥터 김사부>와, 화제성만큼은 '시청률 100%'였던 tvN <쓸쓸하고 찬란하神-도깨비>(아래 <도깨비>). 이 두 드라마에 출연해 인상 깊은 연기로 시청자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긴 배우 김민재(20) 이야기다. 

"둘 다 잘 될 줄 알았냐고요? 몰랐죠. 그냥 재밌겠다 싶었어요. <낭만닥터 김사부>는 언제 한석규 선배님 같은 대배우님과 해볼 수 있을까 싶었고, <도깨비>는 너무 해보고 싶었던 사극 장르라 기대됐죠. 처음엔 일회성 카메오였는데, 나중에 분량도 늘어나서 정말 기뻤어요."

아이돌 연습생의 배우 되기

 2017년 2월, 김민재 인터뷰 제공사진

‘리얼비’라는 이름으로 <쇼미더머니4>에도 출연했던 김민재는, 아이돌 데뷔를 준비하던 연습생이었다.ⓒ CJ E&M


많이 알려졌다시피, 김민재는 아이돌 데뷔를 준비하던 연습생이었다. '리얼비'라는 이름으로 <쇼미더머니4>에도 출연했던 그는, 연습생 생활 동안 듣게 된 연기수업을 통해 배우의 길을 걷게 됐다.

"음악을 좋아해서 가수가 되고 싶었고, 4년 동안 연습생 생활을 했어요. 연습생 생활이라는 게, 화나도 화를 못 내고, 짜증이나 욕도 마음껏 할 수 없어요. 자기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게 없는 셈이죠. 그런데 연기 수업을 하면서 화도 마음껏 내고, 다른 사람이 되어 이런저런 경험을 할 수 있었죠. 그게 너무 재밌더라고요. 더 재미있는 걸 찾은 느낌이랄까요?"

그렇게 걷게 된, 배우의 길. 그는 여러 단역을 거쳐 tvN <두 번째 스무 살>의 최지우 아들 역으로 처음 얼굴을 알렸고, 1년 만에 가장 눈에 띄는 신예 중 한 명이 됐다. 하지만 4년간의 연습생 생활 동안 갈고닦은 춤 솜씨는 어디 가지 않았다. <라디오스타> <음악중심> 등 예능에서 살짝 보여줬던 댄스 실력은 지난 연말 SBS 연기대상에서 빛을 발했다.

김민석, 양진성, 문지인, 혜리, 민아 등 뉴스타상 수상자들과 함께 선보인 축하 무대에서 여자친구의 '오늘부터 우리는'을 선보였고, 김민재 춤사위는 아이돌인 혜리, 민아와 견주어도 뒤지지 않았다. 김민재가 무대 위에서 춤을 출 때 신나게 환호하고 손뼉 치며 즐거워하던 <낭만닥터> 팀을 언급하자, 쑥스럽다는 듯 "그렇게까지 잘할 필요는 없었던 것 같다"며 웃었다.

"촬영 중간에 하루 쉬고 돌아온 적이 있는데, 선배님들이 은탁이 어제 뭐 했느냐고 물어보시더라고요. 그래서 시상식에서 춤을 춰야 해서 연습하고 왔다고 말씀드렸죠. 그때부터 모두들 기대만발이셨어요. 저 춤추는 거 보고 정말 다 같이 즐겨주시더라고요. <낭만닥터> 팀의 장기자랑 같은 느낌이었죠. 잘 추더라고 계속 칭찬해주셔서, 종방연 때도, 세부 포상 휴가가서도 췄어요. (웃음)"

한석규가 건넨 귤 하나

 2017년 2월, 김민재 인터뷰 제공사진

한석규는 <낭만닥터 김사부>에서 작은 역할을 맡은 그에게, 자신도 예전에 조연 역할을 많이 했노라, 그 시기가 배우 인생에 가장 중요하게 보낸 시기였노라 이야기해줬다. 진심어린 그의 조언은 20살 배우 김민재에게 큰 힘이 됐다.ⓒ CJ E&M


<낭만닥터> 팀의 막내였던 그는, 한석규와 연기하며 느낀 놀라움을 전하기도 했다.

"선배님과 눈만 마주쳐도 웃었어요. 사실 그런 대배우님과 그러기 쉽지 않잖아요. 그런데 정말 아버지 같으셨어요. 제가 막 편하게 대했다기보다, 선배님 보면 기분이 좋아졌어요. 밥도 많이 사주시고, 이런저런 조언도 많이 해주셨죠. 하지만 아무리 편하게 만들어주셔도 한석규라는 배우의 아우라는 감출 수 없는 거잖아요. 연기 시작하면 정말 말도 안 되는 흡입력으로 연기에 몰입하시는데, 놀라울 뿐이었어요."

한석규에게 들은 조언 중 기억에 남는 이야기는 뭐가 있었을까?

"'재미있니?' '군대 얼른 다녀와라' '결혼은' 등 사적인 조언도 많이 해주셨어요. 힘들어하고 있으면 쓱 다가와서 손에 뭘 쥐여주고 가세요. 뭔가 싶어 보면 껍질 벗긴 귤이에요. '먹어' 하고 가시는데, 별거 아닌데도 뭔가 지켜봐 주고 계신 것 같아서 큰 위안이 됐어요.

연기적으로는, 선배님도 예전에 조연 역할을 많이 하셨다면서, 선배님 배우 인생에 가장 중요하게 보낸 시기라고 해주셨어요. 그저 그림이나, 병풍이 될 수도 있지만, 작은 구석을 채워주고, 장면을 살아있게 보여주는 역할이라고. 카메라에 잡히지 않더라도, 항상 살아있게, 뭔가 하고 있었으면 좋겠다고 해주셨죠."

한석규의 조언 덕분일까? 김민재는 <낭만닥터>에서 자기만을 위한 스토리가 없었던 것에 대해 "아쉽지 않다"고 했다. 뭔가 있을 듯하다가 결국 아무것도 없었던 서은수(우연화 역)와의 로맨스에 대해서도 "김사부의 이야기를 하다 보니 어쩔 수 없었을 것"이라면서 "소소한 부분을 채워주는 은탁이 좋았다. 즐거웠다"고 말했다.

왕여의 사랑, 강렬했고 슬펐다

 2017년 2월, 김민재 인터뷰 제공사진

<낭만닥터> 은탁의 사랑이 흐지부지 사라졌다면, <도깨비> 왕여의 사랑은 강렬한 비극으로 끝났다.ⓒ CJ E&M


<낭만닥터> 은탁의 사랑이 흐지부지 사라졌다면, <도깨비> 왕여의 사랑은 강렬한 비극으로 끝났다. 결국, 해피엔딩이 됐지만, 그건 두 번의 환생을 거듭한 뒤, 성인 역 이동욱과 유인나의 이야기였다.

낮은 목소리톤 때문일까? 첫 사극임에도 어색함은 없었고, 첫 로맨스 연기라고는 믿을 수 없을 만큼, 절절함이 그대로 전해졌다. 김민재는 공을 감독의 세심한 디렉션과, 함께 호흡을 맞춘 김소현에게 돌렸다.

"처음에는 왕여의 반전을 몰랐어요. 그래서 왕비(김소현 분)와 김신(공유 분)에게 소리치고 윽박지르는 감정 톤을 조절하기 어려웠죠. 하지만 감독님은 알고 계시니까 세심하게 디렉션을 주셨죠. 너무 죽이려고 달려들지 말고 눌러서 연기해줬으면 좋겠다 하셨는데, 나중에 반전을 알고 나서 '아 이거였군요!' 하고 놀랐죠.

소현씨야 너무 잘하잖아요. 앞에서 대사 해주며 닭똥 같은 눈물을 흘리는데, 저까지 몰입도가 높아지더라고요. 같이 연기하는 입장에서 그보다 더 좋은 게 있을까 싶을 정도였어요. 소현씨와 다시 한번 사극 로맨스 해보고 싶은데, 기회가 있을까요? (웃음)"

과거에서 이루지 못한 왕여의 사랑에 대한 아쉬움은 없느냐고 물었다. 분량에 상관없이 임팩트는 강했지만, 사극 로맨스를 조금 더 길게 보여주었으면 하는 아쉬움은 없는지. 왕여와 김선의 고려 로맨스를 더 보고 싶어 하는 시청자들이 많았다고 전하자, "그런 댓글들을 많이 봤다"며 활짝 웃었다.

"사람들이 상상하고, 여운을 남겨둔 작품도 재미있는 것 같아요. 책을 읽으면서 상상하듯, 어린 김선과 왕여의 이야기를 상상하며 아쉬움을 즐기시는 것도, <도깨비>를 즐기는 또 다른 재미이지 않을까요?"

10년 뒤 강동주, 20년 뒤 김사부 될 수 있기를

 2017년 2월, 김민재 인터뷰 제공사진

김민재는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10년 뒤에는 강동주(유연석 분) 같은, 20년 뒤에는 김사부(한석규 분) 같은 배우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CJ E&M


김민재는 새로운 경험을 좋아한다고 했다. 도전이 두려워, 새로운 경험을 하지 않는다면, 나중에 1000% 후회할 것 같아서라고. 올해 나이 이제 스물. 한 우물만 파기에도 길지 않은 시간 동안, 그는 아이돌 연습생에서 래퍼로, 다시 배우로 진로를 바꿨다. 그에게 배우는, 어릴 때부터 간직해온 오랜 꿈은 아니지만, 지금 가장 재미있는 일이고, 가장 도전해보고 싶은 영역이다.

"몸 쓰는 걸 좋아해서 액션 영화도 해보고 싶어요. 로맨스도 해보고 싶고, 미친 연기도 해보고 싶어요. 아직 어떤 모습을 더 보여드릴 수 있을지는 저도 아직 모르겠어요. 대본이 들어오면 여러 가지 장르, 캐릭터에 도전해보고 싶어요. 그게 연기의 매력이잖아요."

김민재는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10년 뒤에는 강동주(유연석 분) 같은, 20년 뒤에는 김사부(한석규 분) 같은 배우가 되고 싶다고 했다. 이런저런 갈등과 선택을 반복하며 자신의 길을 찾아가던 강동주와, 지난 선택에 대한 확고한 믿음과 뛰어난 실력으로 후배들의 믿음직스러운 멘토가 된 김사부. 그들이 되기 위해, 김민재는 앞으로 어떤 배우가 될 생각일까?

그의 답은 "필요한 배우"였다. <낭만닥터 김사부>에서, 좋은 의사인지, 최고의 의사인지 묻는 강동주(유연석 분)의 말에, '필요한 의사'라고 답했던 김사부의 대사에서 차용한 말이다.

"그 대사를 듣고 머리 한 대 맞은 느낌이었어요. 필요한 사람이 돼야겠구나, 영감을 줄 수 있고, 울고 싶거나 웃고 싶을 때 찾을 수 있는 배우가 돼야겠구나 생각했죠. <낭만닥터>는 사람이 어떻게 해야 잘 사는 건지 생각했던 작품이었어요. 필요한 사람, 필요한 배우가 되고 싶어요."


고시원 전전하던 배우, '악질형사'가 되다

[오마이픽업] <재심> 한재영의 간절함... "나 스스로에게 독하게 굴었다"

모든 일의 시작은 그에게 잘못 걸리면서부터다. 살인사건을 목격하고 경찰 앞에서 증언까지 했지만, 오히려 형사들은 그를 의심하고 겁박했다. 여기에 검찰과 법원의 안일함까지 보태져 결국 그 소년은 인생의 황금기를 고스란히 교도소에서 보내야 했다. 영화 <재심>의 일부 줄거리이자, 실제로 벌어진 약촌오거리 택시기사 살인사건의 전말이다."악하게 표현하려고 안 했다. 근데 또 악하지 않게 하면 오히려 더 악하게 보일 거 같더라. 백철기라는 사람도 그렇게 막 때리고 잡아넣고 싶어 혈안이 됐다기보단 상부의 눈치도 있고, 관계된 이들도 많아서 그랬을 거로 생각했다. 영화에서 표현되진 않았지만 일말의 양심의 가책은 있지 않았을까. 집에 가면 아내도 있고, 잔소리도 듣고 그런 가장이었을 거다."그 악질 형사 백철기 역을 맡은 배우 한재영의 변이다. 연기 경력만 벌써 15년이 넘어가는 그가 해석한 인물은 평범한 나머지 너무 삶의 논리에 충실해 버린 사내였다. 그간 다수의 영화에서 건달, 경찰을 반복해서 맡아온 그였기에 내심 수긍이 간다. 기능적으로 소모되고 마는 캐릭터가 아니라 이야기에서 살아 있는 캐릭터가 한재영의 재현으로 탄생할 수 있었다. 지난 14일 상암동 <오마이뉴스>에서 그의 이야기를 더 들어보기로 했다.악역의 정점 인상만 놓고 보면 움찔하는 게 사실이다. 큰 덩치에 입 주위를 둘러싼 수염이 전형적인 '범죄형 얼굴'이다. "얼굴이 너무 밋밋해 기르기 시작했다"며 그가 너털웃음을 짓는다. 같은 소속사 배우인 황정민이 '좀 깎으라'고 장난 섞인 핀잔을 준다지만 그의 의지는 꿋꿋해 보였다."건달 역도, 경찰역도 그간 꽤 했다(웃음). 관객분들이 어찌 볼지 모르겠지만 <재심>에서 백철기는 마냥 윽박지르는 형사와는 다르게 표현하려 했다. 식상해 보이기 싫었고, 그저 그의 입장에선 정당하게 하는 일이라는 인식을 주고 싶었다. 전부터 그 생각을 했다. 이런 악역을 맡으면 정말 일상생활인 것처럼 해야겠다고. <살인의 추억> 속 송강호 선배같이 말이다. 실제 사건을 일부러 공부하진 않았다. 정보를 보게 되면 연기도 그쪽으로 쏠릴까 봐 내 상상력에 맡겼다. 아, <그것이 알고 싶다>는 봤다. 대충 어떤 느낌일지 감은 오더라."전라남도 영광 출신인 그는 표준어로 제시된 대사를 노련하게 사투리로 다 바꿔 연기했다. 전작 <친구2>에선 계부로 등장했기에 혹시 물으니, 청소년기를 또 부산에서 보냈단다. 호남과 영남 사투리를 함께 탑재한 '드문' 배우였다. 그는 <재심> 시나리오를 읽고 정말 출연하고 싶어 제작사 대표를 만난 자리에서 꼭 하고 싶다는 의지를 강하게 밝힐 정도로 욕심을 냈다. "아무래도 조연 캐릭터 중에선 가장 매력 있는 역이었고, 백철기를 통해 악역의 정점을 찍고 싶었다"고 그가 고백했다. 그만큼 애착이 갔던 작품인 건 분명하다.당근과 채찍 오랜 경력의 배우들이 저마다 연기가 꿈이라고 고백하곤 했다. 한재영은 보다 더 담담했다. "고등학교 때 자습하기 싫어하는 모습에 선생님이 연기는 어떠냐고 권유해 접하게 됐다"고 시작점을 그가 설명했다. 그렇다고 절실하지 않은 건 아니었다. 2002년 뮤지컬 <55 사이즈> 이후 대학로 극단 신화에 몸담았고, 외길을 걸었다. 불과 3년 전까지 고시원에서 살 정도로 생활이 풍족하진 않았지만, 버티고 또 실력을 닦으며 지금에 이르렀다."어릴 땐 중상위권 정도 성적이었는데 고등학교 들어가면서 공부가 재미가 없었다. 집안 환경도 그리 좋진 않았지. 그렇다고 사고를 치진 않았고, 그저 꿈이 없었을 따름이다. 그러다 문학 선생님의 친구가 연기학원을 하신다고 들어 연기를 시작했는데 잘 맞더라. 주위에서도 곧잘 한다는 말을 해주니까 신도 났고. 극단도 교수님 권유로 들어간 거다. 무작정 서울로 올라가서 고시원, 극단 사무실 생활을 전전했다.서른여섯 때였나. 10년 넘게 연기했는데 앞이 안 보여서 포기하려고도 했다. 근데 이렇게 인터뷰를 하고 있을 줄 알았을까. 연극을 하면서 나름 강하게 배웠다. 맞기도 많이 맞았고, 부족한 부분에 대해 많이 지적받았다. 나 스스로 그래서 좀 엄격한 편이다. 제대로 연기에 대해 생각한 게 <강남1970> 때다. 내 이름을 걸고 연기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됐지. 그럴수록 연기는 더 어려워지더라. 이번에 <재심>도 60점 정도밖에 못 주겠더라. 그분이 오려다 말았어! (웃음)"홀로 점검하는 습관이 들어있기에 한재영은 당근보다는 채찍을 더 많이 적용한다. 연극 무대를 서는 후배들을 만날 때도 마찬가지다. "뭔가 건드려서 더 잘 될 거 같으면 당근보다는 채찍을 더 쓰는 편"이라며 "그런 말을 하는 게 쉽진 않지만, 더 도움이 될 거라는 확신에서 꺼낸다"고 말했다."2008년까지인가. 영화를 몇 편하긴 했지만 주로 연극만 팠다. 영화에 좋은 역할로 논의가 되다가 꼭 최종에서 미끄러지더라. 그땐 내가 아무런 줄도 없고, 믿는 구석이 없어서 그런 줄 알았다. 근데 돌아보면 내 실력이 부족했던 거다. 내공 부족이지. 그걸 서른 초반에 느꼈다. 물론 잘 되기 위해선 실력도 중요하고 운도 따라줘야 한다. 그땐 내가 그냥 너무 닫혀 있던 건 아니었을까 돌아보긴 한다.여전히 초야에 묻힌 고수가 많다. 그분들도 좀 마음을 열고 나왔으면 한다. 영화계도 너무 젊은 친구들 위주로만 쓰지 말고 고수를 찾으러 돌아다녔으면 좋겠다. 냉정한 기준으로 잘한다고 평가할 수 있는 이들을 찾아야지."연기의 짜릿함 무대와 영화로 그는 "이미 짜릿함을 맛봤기에 다른 길로 돌아가긴 힘들다"고 말했다. 어쩌면 이게 그가 연기하는 솔직한 이유일 것이다. 연극 <서쪽나라에서 온 플레이보이> 등 몇 가지 작품을 언급하며 한재영은 "어떤 계기 없이 그냥 작품이 쭉 받아들여지고 캐릭터가 잡힐 때가 있다"며 "영화에서도 그런 순간을 맞는 게 꿈"이라 밝혔다.그렇다고 애써 무리하진 않는다. 스스로 최고 경지의 연기라고 생각하는 게 '평범함의 연기'니까. "무대에서든 화면에서든 연기하는 것처럼 보이지 않는 연기를 하고 싶다"고 한재영은 속마음을 꺼냈다."달리 말하면 평범하게 보이는 연기다. 그게 제일 힘들다. <재심>도 평범한 시민처럼 보이려 했는데 그게 좀 부족했던 거 같다. 평범함의 연기 그게 내 목표다. 천천히 해나가야지. 뭔가 이루고픈 욕심이야 있지만, 사람은 다 때가 있다고 생각한다. 매 작품 내 인생의 시작이라고 생각하고 해나가겠다."

18세에 검사가 된 배우... "실제 성격은 배심원이 어울려요"

[inter:view] <도가니>부터 <솔로몬의 위증>까지... 웃음 많은 김현수의 대답들

'톡' 건드리기만 해도 해사한 웃음이 와르르 쏟아진다. 이렇게 많은 웃음을 연기하면서는 어떻게 참은 걸까? 배우 김현수는 막 18살 생애 가장 긴 촬영을 끝마쳤다. JTBC <솔로몬의 위증> 속 '차갑고 이성적인' 교내재판 검사 고서연 역으로. 하지만 스스로는 "이성적이기보다는 감정적인 성격"이라고 진단한단다.<솔로몬의 위증>은 그의 첫 드라마 주연작이었다. '힘들지 않았는지'를 묻는 말에는 "아쉬운 점도 많고 설레고 책임감도 많이 느꼈고, 그래서 더 즐겁기도 했고 행복하게 촬영했다"는 대답이 나왔다. 하나만 느끼기에도 벅찬 형용사 다발이 툭툭 튀어나온다. 그는 그렇게 말하고서는 또 '흐흐' 웃는다. 영화 <도가니>로 데뷔한 이후 그는 어느새 6년 차 배우가 됐다. 그와 함께 한 배우들의 면면은 그는 전지현과 신세경의 어린 시절을 연기했고 김혜수, 조재현, 공유, 송중기, 마동석 등의 어마어마한 배우들과 함께 호흡을 맞추었다.반면 이번에는 또래 배우들과 함께다. 그는 "함께 성장하는 느낌이 들었어요. 친구들과 연기를 할 때는 장난도 치고 애드립도 맞춰 보고! 매일 만나다 보니 진짜 '정국고등학교'(<솔로몬의 위증>의 배경이 되는 가상의 학교) 학생이 됐던 것 같아요"라면서 웃는다. 연기해온 날보다 앞으로 해나갈 날이 더 많은 그를 지난 7일 서울 상암동 오마이뉴스에서 만났다. <솔로몬의 위증>이 종영한 지 정확히 10일 만이었다.똑똑한 역할을 하고 싶었다걸출한 배우들과 함께한 그지만 그는 데뷔작부터 만만치 않은 역할을 맡았다. 영화 <도가니>에서 언어장애를 가진 학생 연두 역을 맡은 김현수는 일찌감치 대중들의 관심을 받았다. 그 이후 김현수는 최근작 <굿바이싱글>에서는 일찍 애를 낳는 미혼모를, <솔로몬의 위증>에서는 어른들에 맞서 진실을 밝히는 교내재판 검사 역을 맡았다. 이 소녀들은 어른들이 가진 편견과 부조리에 맞서 어떻게든 성장해내고야 만다. 하지만 그는 부담감이 없었다고 말했다. 또래 같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이란다. 그리고 이내 배시시 웃으며 "이번에는 '똑똑한 역할'을 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연기로나마 똑똑한 역할을 해볼 수 있어서 즐거웠어요. 사실 그전까지 했던 역할은 억울하고 목소리를 내지만 아무도 들어주지 않았으니. 서연이는 전교 1등이다 보니까 아이라도 귀를 기울이는 게 있었고 저는 그게 좋았어요. 그리고 서연이는 어떤 일을 혼자서 하려고 하고 당찬 역할이었던 것 같아요. 보통 살아가면서 그런 여성들이 더 많잖아요."'전교1등' 고서연을 연기한 김현수의 학교생활은 실제로 어떨까? 그는 "모범생인 것도 차이점인 것 같아요"라고 말하면서 웃는다. "음 저는 모범생이 되려고 노력하는...?" (웃음) 그는 고서연이 "굉장히 참하다"고 평가하면서도 "친구들과 있을 때, 재판정에 있을 때마다 성격이 달라진다"고 말했다. "저도 촬영장이랑 집에 있을 때 다른 사람 같아요. 집에 있을 때는 엄청 느슨해지고, 계속 누워있다가 엄마한테 혼도 나고요."만일 김현수가 <솔로몬의 위증> 속으로 들어가면 그는 수많은 학생 중에 어떤 역할을 맡을까? 의외의 대답이 돌아왔다."방청석이나 배심원단에 들어갈 것 같아요. 검사나 판사 하려면 이성적으로 판단해야 하는데 전 감정적인 사람인 것 같아 배심원단을 하면서 판단을 할 것 같아요."또 그는 고서연이 "연애를 하지 않아 좋았다"고 털어놓았다."연애를 하는 것도 재밌고 좋겠지만 그런 감정이 없는 것도 좋은 것 같아요. 물론 준영이 있긴 했지만! (배우 서지훈이 연기한 준영은 <솔로몬의 위증> 마지막 회에 서연에 데이트 신청을 한다) 강소라 선배님이 어느 인터뷰에서 <미생>이 러브라인이 없어 좋았다는 말을 했는데 그런 생각을 느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러브라인이 있으면 예뻐 보여야 하고 애교도 부려야 하고 그게 없어서 편했어요."언젠가는 '김혜자 선생님'처럼 10점 만점에 6점. JTBC <솔로몬의 위증>에 대한 김현수의 연기점수다. 본인의 연기 욕심이 10점이라면 그 중 <솔로몬의 위증>에서 얼마큼 충족시켰느냐는 질문에 대한 대답이다. 스스로 지나치게 박한 건 아닐까? 욕심을 많이 내는 편이냐고 물어보니 "연기에 있어서 욕심은 나쁜 게 아니니까, 잘하고자 하는 마음이니까"라는 말이 돌아왔다.하지만 아직 그에게 연기란 미지의 영역이다. 초등학교 3학년부터 영화 <도가니>를 처음으로 시작한 연기. 연기는 하면 할수록 욕심도 생기고 더 재밌어진다고 배우 김현수는 말했다. 그의 롤모델은 배우 김혜자다. tvN <디어 마이 프렌즈>를 챙겨 봤다면서 "김혜자 선생님처럼 되고 싶어요"라고 한다. 그런 연기를 할 수 있다는 것이 놀랍기도 하고 '소름'도 끼쳤다고. 배우 김혜자처럼 오랜 시간 동안 연기를 하려면 뭐가 필요한지를 묻는 말에 그는 만고불변의 진리를 말한다. "열심히 하면 되지 않을까요. 내가 하고 싶은 것, 잘할 수 있는 것만 하는 게 아니라 욕심나고 하고 싶은 걸 해내다 보면." 그렇게 말하고 김현수는 큰 눈을 동그랗게 뜬다. 한 작품 한 작품, 조금씩 전진해나갈 김현수의 미래가 벌써 기대된다.

after before

객관적이지 않습니다. 사심을 담습니다. 다만 진심입니다. 제 글을 읽는 누군가에게 제 진심이 닿으리라 믿습니다. 공채 7기 입사, 사회부 수습을 거쳐 편집부에서 정기자 생활을 했고 지금은 오마이스타에 있습니다.

  • inter:view 다른 기사

  • 옆으로 쓸어 넘길 수 있습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