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몬스터

베이비몬스터 ⓒ YG엔터테인먼트

 
지난 3월 말 주요 증권사마다 발표한 YG엔터테인먼트 관련 보고서에는 공통된 내용이 하나씩 담겨 있었다. 바로 기존 목표 주가의 하향 조정이었다. 각 사마다 10~30%대로 수치의 차이는 존재했지만 대다수의 증권사가 올해 YG 전망에 대해 어두운 전망치를 내놓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

​오랜 기간 YG의 캐시 카우 역할을 담당했던 빅뱅 멤버들이 각자 타 회사로 이적한데 이어 지난 7년 동안 회사의 간판 스타로 활약했던 블랙핑크 역시 비슷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회사 매출의 절대적 역할을 담당해준 블랙핑크의 불확실성이 커졌고, YG의 실적 부진까지 맞물리면서 부정적인 전망은 커질 수밖에 없었다.  

​음원 강자 악뮤는 논외로 하더라도 현재 YG에서 정상 가동되는 케이팝 아티스트는 트레저 한팀 뿐이다. 업계 빅4 기획사라는 점을 감안하면 요즘의 YG는 분명 위기다. 그런데 이와 같은 난국을 타개할 구원 투수이자 대타가 등장했다. 우려곡절 끝에 신인 걸그룹 베이비몬스터거 7인조 완전체로 정식 데뷔에 나선 것이다.

미지근했던 프리 데뷔 싱글...평단의 혹평
 
 베이비몬스터

베이비몬스터 ⓒ YG엔터테인먼트

 
잘 알려진 것처럼 베이비몬스터- 루카(RUKA), 파리타(PHARITA), 아사(ASA), 라미(RAMI), 로라(RORA), 치키타(CHIQUITA), 아현(AHYEON) - 는 YG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소개된 자체 서바이벌 < Last Evaluation >을 거쳐 지난해 여름 최종 멤버가 확정됐다. 일반적인 수순이라면 멤버 확정 이후 정식 데뷔해 활발히 활동하면 됐다.   

​그런데 핵심 멤버 아현의 건강 악화가 이들의 발목을 잡았다. 일단 6명 조합으로 'Batter Up', 'Stuck in the Middle' 등 2곡의 디지털 싱글을 내놓으며 케이팝 시장의 분위기 파악에 돌입했다  하지만 프로모션 없이 음원 발표에만 그치면서 이 팀에 대한 기대감은 물음표로 변했다.  

물론 유튜브에선 높은 조회수를 기록했지만 국내 음원 순위에선 별다른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언제나 유행을 선도했던 YG답지 않은 올드한 감성의 힙합 비트는 평단의 혹평으로 이어졌다. 공교롭게도 양현석 대표 프로듀서의 전면 등장이 부정적 시선으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베이비몬스터가 데뷔에서부터 삐그덕거릴 수밖에 없는 이유다.   

다소 늦은 7인조 완전체 정식 등장
 
 베이비몬스터 'Sheesh' 뮤직비디오의 한 장면

베이비몬스터 'Sheesh' 뮤직비디오의 한 장면 ⓒ YG엔터테인먼트

 
힙합과 R&B 발라드 장르의 프리데뷔 싱글로 팀의 성격을 알렸던 베이비몬스터는 1일 자정 공개한 미니 EP < BABYMONS7ER >를 통해 이와 같은 색깔을 더욱 강조했다. 블랙핑크와 20여년 전 비욘세 음악을 합쳐 놓은 듯한 인트로 'Monsters'를 시작으로 타이틀 곡 'Sheesh', 기존 발표 싱글의 7인 재녹음 버전과 리믹스로 채워 넣은 < BABYMONS7ER >는 특유의 비트, 사운드 질감을 통해 노골적으로 YG표 음악임을 강조했다.

'Sheesh'는 어찌보면 베이비몬스터가 보여줄 수 있는 최선의 결과치로 평가할 수 있다. 올드스쿨 감성의 힙합 사운드와 2~3개의 각기 다른 곡을 합쳐 놓은 듯한 분철 구조는 레이블의 정체성 유지와 더불어 나름의 색다른 시도로 평가할 만하다.

극복해야 할 선배들의 그림자
 
 베이비몬스터의 데뷔 EP 'BABYMONS7ER' 음반 표지

베이비몬스터의 데뷔 EP 'BABYMONS7ER' 음반 표지 ⓒ YG엔터테인먼트

 
다년간의 트레이닝을 거친 멤버들의 고른 기량 속에 안정적인 보컬, 랩핑이 제법 곡의 내용물을 풍성하게 채웠다. 반면 '레트로', '복고'라는 표현 대신 '올드함'이 어울릴 법한 안이한 프로덕션 또한 동시에 감지된다.

역설적으로 'Sheesh'는 이 팀이 지닌 약점 또한 동시에 내포하고 있는 트랙이기도 하다. 가장 큰 단점은 베이비몬스터만의 개성 부재다. 능력있는 멤버들로 팀을 조합했지만 개성의 극대화를 도모하기 보단 YG의 간판 아티스트가 다져놓은 틀 안에서 맴돌기만 하는 느낌이다.

​좋게 말하면 안전 지향주의 프로듀싱이고 부정적으로 평가하면 이전까지 해 왔던 방식의 답습이다. 프리데뷔싱글의 예상치 못했던 미지근한 반응이 이와 무관하지 않았음을 감안하면 이번 데뷔 EP는 YG의 현재 상황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일종의 신호등이기도 하다.

현재까진 노란색의 경고등이 켜졌다.  색 위험 표시 대신 파란불이 밝게 켜질 때는 과연 언제일까?  
덧붙이는 글 김상화 칼럼니스트의 개인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베이비몬스터 Y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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