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가 거듭될수록 치열함을 더하고 있는 2020 KBO리그 포스트시즌이 한국시리즈로 향하는 최종 관문인 플레이오프로 접어들었다. 일찌감치 정규리그 2위를 확정짓고 플레이오프에 선착했던 kt는 이제 디펜딩챔피언 두산 베어스를 상대로 창단 첫 포스트시즌 경기를 치르게 된다.

10번째 구단으로 창단해 2015년 1군 무대에 데뷔를 한 kt는 올해 플레이오프가 첫 포스트시즌 무대다. 따라서 핵심 전력인 강백호와 배정대, 심우준, 소형준, 주권 등 대다수 젊은 선수들은 포스트시즌 무대에 처음으로 데뷔하게 된다.

정규리그에 비해 1경기 승패의 무게감이 커지는 포스트시즌 경기에서 선수들의 긴장감은 극에 달한다. 물론, 이런 경기에서 더 뛰어난 활약을 보이는 선수도 가끔 있지만, 아무래도 대다수는 긴장을 하게 마련이다. 그렇기 때문에 포스트시즌을 처음 경험하는 선수들 보다는 큰 무대 경험이 있는 유한준, 황재균 등의 베테랑 선수들의 활약에 kt는 더 큰 기대를 걸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 시절 포스트시즌 무대를 경험한 황재균은 2012년 플레이오프 이후 8년 만에 포스트시즌 무대에 복귀한다. 당시 롯데 내야의 젊은 피로 활약했던 그는 3루에서 좋은 수비를 보여줬고, 하위타선에서 집중력 높은 타격(PO 타율 0.313)으로 큰 경기에서도 주눅들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올해로 34살이 된 황재균은 이제 선수단을 이끌어야 하는 베테랑이 됐다. 경험이 일천한 젊은 선수들이 가장 신뢰하고 있는 선수가 황재균이기 때문에, 그의 활약 여부에 따라 시리즈 향방이 달라질 가능성이 충분하다. 황재균이 타선의 물꼬를 터준다면, 정규리그에서 강력한 화력을 자랑했던 kt의 중심 타선이 가을 무대에서도 정상 가동될 수 있다.

메이저리그 도전과 FA 대형 계약 등 프로 선수로 화려한 성공을 거둔 황재균은 신인 시절부터 탄탄하게 커리어를 쌓아온 선수다. 남부럽지 않은 경력을 가진 황재균이지만 아직까지 한국시리즈 우승 반지와 골든글러브는 가지지 못했다.

※ 2020시즌 KBO리그 3루수 주요 기록
   
공교롭게도 올 시즌 그는 지금까지 가지지 못한 두 가지를 동시에 노릴 수 있는 상황이 됐다. 정규리그를 2위로 끝마쳤기에 한국시리즈 진출 가능성이 높아졌다. 정규리그에선 선두팀 NC 다이노스를 상대로 5승 1무 10패로 열세를 보였으나 단기전 기세를 앞세운다면 승산을 높일 수 있다.

3루수 골든글러브 경쟁 역시 마찬가지다. 33홈런으로 3루수 최다 홈런을 기록한 SK 최정이나 0.332의 타율로 3루수 중 가장 높은 타율을 기록한 두산 허경민, 출루율 0.436으로 출루율 타이틀을 차지한 박석민 등 경쟁자가 쟁쟁하다.

하지만 황재균은 3루수 중 가장 많은 134경기에 출장해 600타석을 소화하는 철인의 면모를 보였다. 또, 타율, OPS, 홈런, 타점, 도루 등 어느 한 부분에 치우치지 않은 팔방미인과 같은 모습을 보였기에 충분히 표심을 잡을 만하다.
   
이 두 가지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일단 플레이오프 활약이 절실하다. 황재균이 생애 첫 우승반지를 위해 가을 야구 맹활약을 이어 나간다면, 생애 첫 골든글러브 역시 따라올 가능성이 높다. 올 가을 두마리 토끼를 동시에 노리고 있는 황재균이 kt를 한국시리즈 무대로 견인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관련 기사] '어우두' 만나는 kt, 가을 울렁증 극복할까

[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