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8년 6인조 구성으로 활동했을 당시 AOA.

지난 2018년 6인조 구성으로 활동했을 당시 AOA. ⓒ FNC엔터테인먼트

 
지난 주말 인기 그룹 AOA 멤버에 대한 폭로로 인해 연예계가 충격에 휩싸였다.  

2019년 계약 만료 후 팀을 탈퇴했던 전 멤버 권민아(활동명 민아)가 지난 3일 자신의 SNS 계정을 통해 팀 리더 지민으로부터 10년 가까이 괴롭힘을 받았고 심지어 이로인해 극단적 시도까지 했었다는 내용의 글을 올린 것이 논란의 시작이었다.   

권민아는 당시 한 누리꾼으로부터 욕설 메시지를 받은 후 심경이 담긴 장문의 편지를 올리기 시작했다. 이후 추가로 AOA 시절 자신이 겪었던 일을 폭로했다. 결국 지민이 AOA 멤버들, 소속사 FNC엔터테인먼트 매니저 등과 함께 4일 새벽 권민아를 만나 사과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민은 이와 관련 본인의 인스타그램에 사과문을 올렸지만, 대중들의 싸늘한 시선이 이어졌고 5일 소속사를 통해 팀 탈퇴 및 연예계 활동 중단을 선언했다. 이 과정에서 가해자로 지목된 지민 외에도 AOA를 키운 FNC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도 적지 않게 쏟아지고 있다.  

장기간 지속된 팀 내 괴롭힘... 전 소속사는 몰랐을까     
 
 FNC엔터테인먼트

FNC엔터테인먼트 ⓒ FNC엔터테인먼트


이번 사건은 유명 그룹의 한 멤버가 리더로부터 장기간 괴롭힘을 당했다는 점 뿐만 아니라 유명 연예기획사의 관리 부실까지 드러내며 대중에게 큰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권민아의 폭로 글 내용에 따르면, 유명 아이돌 그룹 내부에서 소속 멤버들을 든든하게 이끌어줘야 할 리더가 정작 이와는 반대되는, 결코 해선 안 되는 행동을 장기간 자행했다는 것이다.

정식 데뷔전 연습생 시절까지 포함하면 10년 가까운 세월 동안 온갖 괴롭힘이 이뤄졌고, 피해 멤버는 위험한 선택까지 해야만 했다. 이는 변명의 여지가 없는 가해자의 잘못이다.

폭로 글 곳곳에는 부친상과 리더 언니의 괴롭힘 등으로 인해 정신적으로 힘겨운 상황에서도 신경안정제, 수면제 등에 의존한 채 그룹 활동을 했다는 내용이 등장한다. 활동 기간 동안 차마 입에 올리기 어려운 악행이 지속된 것으로 보이지만, 회사의 관리나 시정 및 피해 멤버에 대한 보살핌이 있었다는 내용은 권민아의 글에선 찾아보기 어려웠다. 

"에프엔씨도 끝에 다 얘기했어요"라는 문구로 봐선 사측도 예전부터 어느 정도 알고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렇다면 해당 기간 동안 회사는 쉬쉬하거나 흔히 말하는 '아티스트 케어'에 대해 사실상 손을 놓고 있었다는 말밖에 되지 않는다. 

참고로 현재 연예 업종에서 사용되는 표준계약서에는 이러한 내용이 존재하고 있다. 과연 전 소속사는 이와 같은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긴 했을까?

제2조 (매니지먼트 권한의 부여 등)
②'기획업자'는 '가수'가 자기의 재능과 실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성실히 매니지먼트 권한을 행사하고,'기획업자'의 매니지먼트 권한 범위 내에서의 대중문화예술용역과 관련하여 '가수'의 사생활보장 등 '가수'의 인격권이 대내외적으로 침해되지 않도록 최대한 노력한다.

제7조 ('가수'의 인성교육 및 정신건강 지원)
'기획업자'는 '가수'가 대중문화예술인으로서 자질과 인성을 갖추는데 필요한 교육을 제공할 수 있고, '가수'에게 극도의 우울증세 등이 발견될 경우 '가수'의 동의 하에 적절한 치료 등을 지원할 수 있다.


연이은 소속 가수 일탈 행위... 개선은 없다?
 
 멤버 괴롭힘 논란으로 팀 탈퇴를 발표한 AOA 리더 지민

멤버 괴롭힘 논란으로 팀 탈퇴를 발표한 AOA 리더 지민 ⓒ FNC엔터테인먼트

 
최근 2년도 안 되는 짧은 기간 동안 FNC에선 소속 가수들이 각종 불미스런 행동으로 인해 팀을 탈퇴하고 연예계를 떠나는 일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지난 2018년 12월엔 그룹 엔플라잉 멤버 권광진이 팬 성추행 및 교제 의혹에 휩싸여 팀을 떠났고 2019년엔 '정준영 단톡방' 멤버로 드러나며 자숙중이던 이종현(전 씨엔블루)은 한 유튜버에게 부적절한 메시지를 보낸 사실이 알려지며 팀을 탈퇴했다. 또 카카오톡 단체 채팅을 하던 멤버들과 알고 지내던 여성을 집단 성폭행 한 혐의를 받은 최종훈(전 FT아일랜드)도 회사를 떠나야만 했다. 

엔플라잉 권광진, 팬 성추행+열애 추문…FNC 묵묵부답 (2018.12.19 스포츠동아)
"음주운전 보도 막아달라" 최종훈 경찰 유착 의혹, FNC는 묵묵부답 (2019.03.13 뉴스엔)
이종현, '정준영 단톡방' 멤버 의혹...FNC 묵묵부답 일관 (2019. 03.15 YTN)
이종현 "부적절한 언행 죄송, 씨엔블루 탈퇴" (2019. 08.28 노컷뉴스)


그런데 각종 사고가 연달아 빚어지고 있지만 회사인 FNC의 대응 방식에는 전혀 변화가 없다. 사건이 터진 뒤엔 회사 측 담당자들과는 연락이 닿지 않고 2~3일 정도 지난 후에야 해당 멤버 탈퇴 및 짤막한 사과문 발표로 마무리되는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

"불미스러운 일로 팬 여러분께 심려를 끼친 점 안타깝게 생각하며, 이 같은 일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겠습니다." (2018.12.26 권광진 탈퇴 당시 입장문)
"모든 아티스트에 대한 관리와 교육 등을 더욱 철저하고 빈틈없이 할 것임을 거듭 약속드립니다. 죄송합니다." (2019.03.14 최종훈 탈퇴 당시)
"당사 역시 이 모든 상황에 책임을 통감하고 아티스트 관리에 만전을 기하겠습니다."(2020.07.05 지민 탈퇴 당시)


FNC측은 매번 논란이 일 때마다 입장문을 통해 관리, 교육, 주의 등을 강조했지만, 지금에 와서 되돌아보면 지키지도 못한 약속이 된 것이나 다름없다. 특히 이번 AOA 관련 입장문에선 정작 피해자인 권민아에 대한 사과는 그 어디에서 찾아볼 수도 없었다.

이렇다보니 그저 빈말이나 다름없는 반쪽짜리 사과문이라는 비난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매번 탈퇴라는 미봉책으로 멤버 개인에게만 책임을 지운 채 정작 회사는 발을 빼려는 식의 행태로는 제2, 제3의 AOA 사태를 막을 수 없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후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