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2021시즌 FA 연봉, 1위 이재영(왼쪽)-2위 박정아 선수

2020-2021시즌 FA 연봉, 1위 이재영(왼쪽)-2위 박정아 선수 ⓒ 박진철 기자

 
올해 프로배구 FA(자유계약선수) 시장이 막을 내렸다. 남자배구와 여자배구가 지난 10일 동시에 FA 협상 기간에 돌입했고, 23일 모든 FA 계약이 마무리 됐다.

남녀 모두 각 프로구단이 FA 계약 체결 사실을 언론에 발표할 때마다 큰 화제를 불러모았다. 특히 여자배구는 V리그 역사에 전례 없는 대형 계약들이 쏟아져 나왔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FA 협상 마감 시간인 23일 오후 6시가 지나자 곧바로 2020-2021시즌 남녀 FA 선수 전원의 FA 계약 체결 여부와 연봉 금액을 언론에 공식 발표했다.

올해부터는 KOVO의 연봉 발표 형식도 남자배구와 여자배구가 각각 달랐다. 남자배구 선수는 순수 연봉 금액만 발표했다. 옵션 금액은 발표에서 제외했다. 반면 여자배구 선수는 연봉과 옵션 금액을 모두 발표했다.

남자배구 프로구단들은 3년 뒤인 2022-2023시즌부터 샐러리캡·옵션 금액을 전부 공개하기로 결정했고, 여자배구 프로구단들은 올해부터 샐러리캡·옵션 금액을 전부 공개하고, 검증과 위반시 제재도 강화하기로 확정했기 때문이다.

결국 남자배구 선수는 KOVO가 발표한 연봉 금액이 '실제 연봉'이라고 할 수 없는 선수들이 다수 존재한다.

유일하게 지난 20일 삼성화재에서 한국전력으로 FA 이적한 박철우 선수만 언론 보도자료를 통해 연봉과 옵션 금액에 대해 상세히 발표했다. 박철우의 계약 조건은 1년 연봉 총액 7억 원(연봉 5억5천만+옵션 1억5천만)과 계약 기간 3년이었다. 지금까지 남자배구 선수와 프로구단 중에서 옵션 금액까지 공개한 것은 박철우와 한국전력이 최초다.

한국전력 관계자는 굳이 공개 안 해도 될 옵션 금액까지 공개한 이유에 대해 프로배구단 운영의 투명성, 선수에 대한 정당한 가치 평가와 프로배구 시장 확대, 다른 선수들의 대우 향상 유도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FA 대상자 총 18명 중 11명... 연봉 총액 '2억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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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영국

 
반면 여자배구는 올해부터 연봉과 옵션을 모두 공개했기 때문에 '실제 연봉'이라고 할 수 있다.

여자배구도 지난 시즌까지는 남자배구처럼 KOVO가 순수 연봉만 공개하고, 옵션 금액은 발표하지 않았다. 올해 V리그 사상 최초로 연봉과 옵션 금액을 모두 발표한 것이다.

또한 여자배구 '샐러리캡(팀별 연봉 총액 상한선)'이 지난 시즌 14억 원에서 올 시즌인 2020-2021시즌에는 총액 23억 원(샐러리캡 18억+옵션 5억)으로 인상됐다. '1인 연봉 최고액 상한선'도 지난 시즌 3억5천만 원에서 올해는 연봉 총액 7억 원(연봉 4억5천만+옵션 2억5천만)으로 변경됐다. 1인 연봉 최고액 상한선 제도는 여자배구 선수에게만 적용한다. 남자배구 프로구단들은 '프로답지 못한 규제'라며 아예 도입을 하지 않았다.

두 제도의 기준 금액 인상으로 선수 대부분이 지난 시즌보다 연봉이 크게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실제 연봉'인 연봉 총액(순수 연봉+옵션)이 지난 시즌보다 어느 정도 상승했는지는 알 수 없다. 지난 시즌의 옵션 자료가 공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실제 연봉으로 비교하면, 상승폭이 크지 않은 선수도 있을 수 있다.

지난 시즌 여자배구는 '순수 연봉(옵션 제외)'만을 기준으로 양효진(현대건설)과 박정아(한국도로공사)가 똑같은 3억5천만 원으로 공동 '연봉 퀸'에 올랐다. 이어 이재영(흥국생명) 3억2천만 원, 김희진(IBK기업은행) 3억 원, 김수지(IBK기업은행) 2억7천 만원, 이소영(GS칼텍스) 2억2천만 원, 김해란(흥국생명) 2억 원, 한수지(GS칼텍스) 2억 원순이었다. 임명옥(한국도로공사)과 이다영(현대건설)도 똑같은 1억8천만 원으로 10위권에 진입했다.

올해 여자배구 FA 선수들은 '연봉 총액'을 기준으로 발표하면서 FA 대상자 전체 18명 중 무려 11명이 2억 원이 넘는 선수가 됐다. 아직 연봉 계약을 체결하지 않는 기존 선수까지 포함할 경우 2억 이상 연봉자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또한 5억 원이 넘는 톱급 연봉 선수도 3명이 탄생했다. 마찬가지로 기존 선수들의 연봉까지 발표될 때는 더 늘어날 수도 있다.

올해 FA 선수 중 최고 연봉은 이재영의 연봉 총액 6억 원이다. 이어 박정아가 연봉 총액 5억8천만 원으로 뒤를 이었다. 김희진도 연봉 총액 5억 원으로 '5억 이상 클럽'에 합류했다.

물론 어느 선수가 올해 남자배구 전체 '연봉 킹', 여자배구 전체 '연봉 퀸'이 될지는 7월 초에나 알 수 있다. 이번 KOVO 발표에는 FA 선수가 아닌, 기존 선수는 포함되지 않었기 때문이다. 기존 선수의 연봉 금액은 7월 초에 KOVO가 공개 발표한다.

폭발적 인기-연봉 상승 '당연한 수순'

이제는 여자배구 톱급 스타 선수들의 '연봉 5~7억 윈 시대'가 현실이 됐다. 보는 사람에 따라 또는 기준점에 따라 V리그 여자배구 선수의 연봉이 높다고 말할 수도 있다.

그러나 분명한 점은 여자배구의 높은 연봉은 대중적 인기와 흐름을 반영한 산물이라는 점이다. 최근 여자 프로배구의 인기는 프로야구를 위협할 만큼 폭발적이다. 지난 시즌 V리그 여자배구의 '1경기당 케이블TV 평균시청률'은 1.05%를 기록하며, 사상 최초로 프로야구를 넘어섰다. 그러면서 평균시청률 부문에서 프로야구, 프로축구, 프로배구, 프로농구 등 국내 프로 스포츠 전 종목을 통틀어 처음으로 1위를 차지했다(관련기사 : '찬밥 신세'였던 여자배구, 시청률 대박난 이유).

프로야구와 여자 프로배구의 몇몇 차이점을 감안해도 한국 프로 스포츠 현실에서 '기념비적 사건'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올해 여자배구 샐러리캡이 크게 올랐다고 하지만, 여전히 여자배구 한 팀 전체 선수의 연봉을 다 합친 금액(샐러리캡 23억 원)이 프로야구 선수 1명의 연봉보다 낮은 것도 엄연한 현실이다. 2020시즌 프로야구 이대호(롯데) 선수의 연봉이 25억 원이기 때문이다. 이대호 선수가 받은 계약금(50억 원)까지 포함하면, 실질적인 1년 연봉은 37억5천만 원에 달한다. 남녀 프로배구는 계약금 제도 자체가 없다.

때문에 여자배구 연봉 관련 기사 댓글창에는 "치솟는 인기에 비해 다른 프로 리그보다 아직도 연봉이 낮다. 더 줘야 한다"는 의견도 상당하다.

톱급 스타 '5~7억 시대'... 일부 구단 '마케팅 전문가' 특채

여자배구 프로구단들 입장에서는 운영 비용 증가에 따른 부담을 고민할 수밖에 없다. 이는 '인기가 바닥이던 시절'의 구태의연한 마인드로는 곤란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프로다운 운영 마인드, 적극적 스타 마케팅을 통한 수익 창출로 투자 이상을 뽑아내겠다는 쪽으로 발상의 대전환이 필요한 시기다. 샐러리캡 인상에 따른 비용 증가를 상쇄하고도 남을 수 있도록 마케팅 전략을 세워야 한다.

여자배구는 지금이 최적기이고 성공 가능성도 높다. 인기 급등과 더불어 팬층의 충성도도 갈수록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내년에는 프로 스포츠 흥행의 최대 발판인 올림픽 출전까지 앞두고 있다.

수익 구조 다변화를 위한 노력으로 성과를 내고 있는 여자배구 프로구단도 있다. 한국도로공사는 공사임에도 프로배구단을 독립 법인으로 만들어 운신의 폭을 넓혔다. 그러면서 선수 유니폼에 모 은행 로고를 새겨넣는 마케팅으로 1년에 8억 원대의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구단 운영비에 큰 도움이 된다.

유럽 리그의 선수 유니폼에는 팀을 후원하는 기업들의 로고가 다닥다닥 붙어 있는 경우를 자주 보게 된다. 프로구단이 하기에 따라 수익을 창출할 방안과 여건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또 다른 인기 여자배구 프로구단도 최근 마케팅 전문가를 특별 채용했다. 올해는 본격적인 스타 마케팅을 펼칠 예정이다. 시작이 반이다. 당장은 큰 수익을 내기 어렵더라도 프로다운 운영 모델을 꾸준히 시도하다 보면, 언젠가 성과는 나오기 마련이다.

아무리 선수들의 연봉이 올라가도 스타 마케팅 등을 통한 수익 창출로 구단 운영 비용이 이전과 비슷하거나 더 줄어든다면, 고액 연봉을 지적할 사람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 여자배구 프로구단들이 추구하고 가야 할 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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