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의 새 외국인 투수 핀토가 라이브 피칭을 하고 있다.

SK의 새 외국인 투수 핀토가 라이브 피칭을 하고 있다. ⓒ SK 와이번스

 
지난 2019시즌 가장 많은 아쉬움을 남긴 팀은 바로 SK 와이번스다. 직전 시즌인 2018년, 가을 드라마를 쓰며 한국시리즈 챔피언에 올랐던 SK는 마무리 하재훈의 등장으로 불펜 약점을 완벽하게 보완하고 시즌 내내 1위를 달리며 정규시즌 우승을 눈앞에 두고 있었다. 시즌 중반 SK가 2위권 팀들과 승차를 9게임으로 벌렸을 때만 해도 정규리그 우승은 SK의 몫이라는 게 기정사실처럼 여겨졌다.

하지만, SK는 가을을 앞두고 거짓말처럼 무너지고 말았다. 1년 전 가을의 기적을 만들었던 SK는 정규리그 막판 두산 베어스에게 추격을 허용하며 우승을 내주었고, 포스트시즌에서는 키움 히어로즈를 상대로 플레이오프 전패를 당하며 2019 가을 야구에서 최대 희생양이 되고 말았다.

너무나 아쉬운 2019시즌을 보냈기에 SK 선수단은 2020시즌을 벼를 수밖에 없다. 하지만 현실이 녹록지만은 않다. SK가 2019시즌 오랜기간 정규리그 1위를 지킬 수 있었던 비결은 강력한 선발진에 있었다. 특히, 국가대표 에이스 김광현과 외국인 원투펀치 산체스와 소사가 이룬 선발진 트리오는 리그에서 가장 강력한 위력을 자랑했다.

그러나 2020시즌에는 이들 모두 SK와 함께하지 않는다. 김광현, 산체스, 소사가 모두 메이저리그, 일본 프로야구, 대만 프로야구로 떠나고 말았기 때문이다. SK는 이들의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새로운 선발진을 구상했다.

우선, 국내 에이스 김광현의 공백은 기존 선발인 문승원과 박종훈의 약진을 기대하고, 불펜에서 활약하던 김태훈의 선발 변신을 통해 메우겠다는 계획이다. 외국인 투수의 경우 새롭게 합류한 닉 킹엄과 리카르도 핀토가 기대 이상의 구위를 보이며 산체스-소사의 기억을 지울만한 새로운 외인 원투펀치의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 SK 핀토의 과거 투구 기록
 
 SK 핀토의 과거 투구 기록

SK 핀토의 과거 투구 기록 ⓒ 케이비리포트

 
흥미로운 대목은 새 외국인 투수인 리카르도 핀토가 지난해 17승을 거둔 전임자 앙헬 산체스와 닮은 점이 많다는 점이다. 우선 핀토와 산체스는 생김새부터 닮은꼴이다. 베네수엘라 국적인 핀토는 같은 스페인어를 사용하는 중남미 국가인 도미니카 공화국 출신의 산체스와 단순히 외모 뿐 아니라 다소 말라 보이는 체형, 긴 팔 다리까지 닮은 점이 많다.

총액 80만 달러에 계약을 맺으며 KBO리그행을 결정하던 당시의 상황도 비슷하다. 핀토는 산체스처럼 마이너리그 시절 최고 156km의 강속구를 던져 주목을 받았으나 이를 꾸준히 유지하는 체력과 구위-커맨드의 약점으로 빅리그에서 자리잡지 못하고 한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여기까지는 2018시즌을 앞둔 산체스의 모습과 완벽하게 일치한다.
  
미완의 대기였던 산체스는 SK에서 투구 밸런스를 가다듬고 이닝 소화력을 늘려 KBO리그 정상급 선발투수로 거듭났다. 2019시즌을 마친 산체스는 본인의 가치를 인정받고 일본 프로야구 최고 명문인 요미우리 자이언츠와 연봉 36억 원 규모의 2년 계약을 맺었다. 처음 한국에 왔을 때와 비교하면 그야말로 대박을 터뜨린 셈이다.
 
 지난해까지 SK에서 활약했던 앙헬 산체스와 2020시즌부터 SK 마운드에 오르는 리카르도 핀토

지난해까지 SK에서 활약했던 앙헬 산체스와 2020시즌부터 SK 마운드에 오르는 리카르도 핀토 ⓒ SK 와이번스

 
닮은 꼴인 핀토 역시 전임자 산체스처럼 대박을 터뜨릴 수 있는 자원이다. 1994년생으로 27세 시즌을 맞는 핀토는 메이저리그 마운드에 올라 최고구속 158km의 패스트볼을 뿌리며 주목을 받았을 만큼 뛰어난 자질을 갖췄다. 다만, 패스트볼의 회전이 좋지 않았고 주력 변화구였던 체인지업이나 슬라이더가 메이저리그 타자들을 제압할 수준에 미치지 못했다.

만약 핀토가 KBO리그에서 제구력을 향상시키고 변화구인 체인지업이나 슬라이더의 예리함을 가다듬는다면 산체스 이상의 대박을 터뜨릴 수도 있다. SK 구단은 경험도 있다. 메이저리그 경험이 없던 켈리를 메이저리그 수준으로 발전시켰고 산체스 역시 2년차에 발전된 모습을 바탕으로 NPB로 이적했다. 핀토도 충분히 KBO리그 에이스로 키워낼만한 육성 능력을 가지고 있다.

올시즌 SK가 지난해 실패를 설욕하기 위해서는 확실한 에이스의 존재가 필수적이다. 킹엄과 핀토, 박종훈, 문승원, 김태훈으로 구성된 선발진은 경쟁력은 있지만 메이저리그로 진출한 김광현처럼 에이스로서 확실한 믿음감을 주는 투수는 아직이다. SK 선수단과 함께 국내로 입국해 시즌을 준비 중인 핀토가 지난해 산체스처럼 진화에 성공하며 SK 선발진의 새로운 에이스로 자리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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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STAT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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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글: 이정민 / 김정학 기자) 기사 문의 및 스포츠 필진·웹툰작가 지원하기[ kbr@kbreport.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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