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KBO리그 SK 와이번스의 목표는 '설욕'으로 집약된다. 지난해 정규 시즌 1위를 독주하다 최종일에 두산 베어스에 2위로 밀려나 한국시리즈 직행에 실패한 뒤 플레이오프에서는 정규 시즌 3위 키움 히어로즈에 밀려 3전 전패로 탈락했다. SK의 2019시즌 최종 순위는 3위로 귀결되었다. 한 마디로 뒷마무리에 실패한 굴욕적 시즌이었다. 

SK는 지난해보다 전력이 약화된 가운데 새 시즌을 맞이한다. 에이스 김광현이 메이저리그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로, 외국인 투수 산체스가 일본 프로야구 요미우리 자이언츠로 떠났다. '설욕'이 절실한 SK가 '위기'로 시즌을 출발할 가능성이 엿보인다. 
   
SK의 고질적 약점인 키스톤은 특별한 외부 영입 없이 시즌을 맞이하게 되었다. SK는 2차 드래프트에서 김세현, 정수민, 채태인을 데려왔지만 유격수 혹은 2루수를 볼 수 있는 선수들은 아니다. 이번 FA 시장에 내야수 김선빈, 안치홍, 오지환이 나왔지만 SK는 끝내 외부 FA 영입에 나서지 않았다. 전반적으로 FA 선수들의 시장 가격이 예년보다 하락한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SK의 소극적 행보를 아쉬워하는 시선도 있다. 

2019년 SK의 주전 유격수는 김성현이었다. 그는 유격수로 1143.2이닝을 맡았지만, 26개의 실책을 저질러 리그 최다 실책 1위의 불명예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KBO리그에서 특정 포지션을 맡아 20개 이상 실책을 기록한 선수는 김성현이 유일했다. 수비율도 0.954로 불안했다. 

▲ SK 김성현 최근 4시즌 주요 기록
   
SK는 팀 실책 87개로 리그 최소 2위에 올라 전반적인 수비는 안정적이었으나 유독 유격수 자리가 불안했다. 팀 실책의 30%에 육박하는 29.9%를 김성현이 홀로 기록하고 말았다. 그의 실책으로 인해 경기 분위기가 급랭한 경우도 결코 적지 않았다. 

그렇다고 김성현이 방망이가 돋보였나 하면 그렇지도 않았다. 타율 0.246 1홈런 34타점 OPS(출루율 + 장타율) 0.602로 부진했다. 규정 타석을 채운 55명의 리그 타자 중 타율이 52위, OPS 54위로 모두 최하위권이었다. 김성현의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WAR/케이비리포트 기준)는 0.26으로 음수를 간신히 모면했다. 

일각에서는 SK 벤치의 김성현 기용 방식도 재고가 필요하다는 지적을 한다. 김성현은 유격수보다는 2루수로 어울리는 선수라는 것이다. 하지만 지난해 그는 144경기 전 경기에 출전하며 리그 유격수 중 가장 많은 이닝을 소화했다. 
   
자신을 뒷받침하는 백업 유격수의 부재 속에서 김성현이 체력적 부담으로 인해 집중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는 분석이다. 어려운 타구를 능숙하게 처리하면서도 때로는 쉬운 타구에 어이없는 실책을 저지른 이유와 연관 지을 수 있다. 

1987년생 김성현은 올해 만 33세 시즌을 맞이한다. 이제는 베테랑으로 분류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냉정히 바라본다면 '기량 성장'을 기대하기는 결코 쉽지 않은 나이가 되었다. SK가 새로운 젊은 유격수를 내부적으로 발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2020년 SK의 주전 유격수는 어떤 선수가 차지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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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STAT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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