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19일 진행된 '현대카드 슈퍼콘서트 25 QUEEN' 공연 현장 모습.

지난 18~19일 진행된 '현대카드 슈퍼콘서트 25 QUEEN' 공연 현장 모습. ⓒ 현대카드

 
2018년 가을, 한국에서 가장 뜨거운 뮤지션은 '퀸' 아니었을까.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  열풍의 여운이 남아 있는 지금, 퀸이 한국에 왔다. '현대카드 슈퍼콘서트 25 퀸'을 통해서였다. 퀸의 한국 방문은 2014년 '슈퍼소닉' 페스티벌 이후 6년 만이다. 

퀸의 원년 멤버 중 브라이언 메이(기타)와 로저 테일러(드럼)가 무대에 섰고, 세상을 떠난 보컬 프레디 머큐리의 자리는 가수 아담 램버트가 대신했다. <아메리칸 아이돌> 출신의 램버트는 2012년부터 퀸과 함께 투어를 하고 있다(원년 멤버인 베이시스트 존 디콘은 은퇴한 상태다).
 
 지난 18~19일 진행된 '현대카드 슈퍼콘서트 25 QUEEN' 공연 현장 모습.

지난 18~19일 진행된 '현대카드 슈퍼콘서트 25 QUEEN' 공연 현장 모습. ⓒ 현대카드

  
 지난 18~19일 진행된 '현대카드 슈퍼콘서트 25 QUEEN' 공연 현장 모습.

지난 18~19일 진행된 '현대카드 슈퍼콘서트 25 QUEEN' 공연 현장 모습. ⓒ 현대카드

  
 지난 18~19일 진행된 '현대카드 슈퍼콘서트 25 QUEEN' 공연 현장 모습.

지난 18~19일 진행된 '현대카드 슈퍼콘서트 25 QUEEN' 공연 현장 모습. ⓒ 현대카드

  
19일 오후 공연을 보기 위해 고척스카이돔에 도착했을 때, 여전히 한국은 퀸 열풍의 영향권 아래에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폭넓은 관객 분포가 그 증거였다. 퀸의 전성기 때 청년 시절을 보냈을 중장년층부터, <보헤미안 랩소디> 이후 퀸의 음악을 향유한 2030대 등, 다양한 세대가 한 공연장을 찾았다. 

2만 3천여 관객들이 모여 있는 가운데, 첫 곡 'Now I'm Here'이 연주되었다. 그리고 열광적인 공연이 시작되었다. 'Keep Yourself Alive', 'Hammer To Fall', 'Killer Queen' 등을 이어 부른 아담 램버트는 관객들을 향해 '프레디 머큐리를 사랑하느냐'고 물었다. 관객들이 환호하자, 램버트는 '나도 그렇다. 오늘 밤, 우리 함께 그를 기념하자'고 외쳤다. 그리고 다시 'Don't Stop Me Now', 'Somebody To Love' 등의 히트곡이 이어졌다. 시대를 타지 않고 보편적으로 사랑받는 명곡들이 연주되는 가운데, 아담 램버트는 절정의 기량을 뽐냈다. 열광의 연속이었다.

브라이언 메이와 로저 테일러. 퀸의 두 멤버는 생물학적인 나이를 잊게 했다. 일흔셋의 노장 브라이언 메이는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인 기타 '레드 스페셜(브라이언 메이가 어린 시절 자신의 아버지와 함께 직접 만든 기타)'을 들고 화려하면서도 감성적인 연주를 선보였다. 무대 위를 종횡무진 오가는 것은 기본이었다. 'I Want It All'에서는 아담 램버트의 날카로운 목소리와 조화를 이루는 부드러운 노래를 들려주기도 했다.

역시 칠순을 넘긴 드러머 로저 테일러도 힘 있는 드럼 연주와 코러스로 라이브의 중심을 잡아 주었다. 그는 퀸의 전성기 시절에도 프레디 머큐리의 조력자 역할을 하던 인물이다. 그는 드럼을 연주하면서 자신의 솔로곡 'I'm In Love With My Car'를 시원하게 부르는 것은 물론, 'Under Pressure'에서 데이비드 보위를 대신하기도 했다. 퀸의 역사를 만든 두 장인은 머리가 하얗게 센 노인이 되었다. 그러나 그들의 모습은 1981년 몬트리올 콘서트나 1985년 '라이브 에이드' 때와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았다. 아담 램버트가 그들을 추켜 올린 말처럼, '진정한 로큰롤 레전드'였다.
 
'왕관의 무게' 기꺼이 즐긴 아담 램버트
 
 지난 18~19일 진행된 '현대카드 슈퍼콘서트 25 QUEEN' 공연 현장 모습.

지난 18~19일 진행된 '현대카드 슈퍼콘서트 25 QUEEN' 공연 현장 모습. ⓒ 현대카드

 
 지난 18~19일 진행된 '현대카드 슈퍼콘서트 25 QUEEN' 공연 현장 모습.

지난 18~19일 진행된 '현대카드 슈퍼콘서트 25 QUEEN' 공연 현장 모습. ⓒ 현대카드

 
보컬을 맡은 아담 램버트는 '새로운 퀸'을 만들어냈다. 그는 프레디 머큐리에 대한 존경심을 끊임없이 표하면서도, 머큐리의 스타일을 따라하고자 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자신의 색깔을 가미해 퀸의 노래를 재해석했다. 특히 말년의 머큐리가 부른 노래 'The Show Must Go On'을 소화할 때는, 감탄의 박수를 보낼 수밖에 없었다.

'The Show Must Go On'(1991)은 말년의 프레디 머큐리가 부른, 생전 퀸의 마지막 노래 중 하나로 기억된다. 죽음이 가까이 다가온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쇼는 계속 된다'고 외치는 역설적인 감동이 담긴 곡이다.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의 엔딩 크레디트를 빛내기도 한 곡이다. 아담 램버트 역시 이 곡에 새겨진 숭고한 정신을 멋지게 표현했다.

"내 영혼은 나비의 날개처럼 칠해졌어
어제의 이야기는 죽지 않고 계속 자랄거야.
나는 날 수 있어. 친구들이여!"
- 'The Show Must Go On' 중


쇼맨십 역시 인상적이었다. 'Killer Queen'을 부를 때는 빨간 부채를 들고 관능미를 뽐내더니, 'Bicyle Race'에서는 할리 데이비슨 바이크를 타고 멋을 부렸다. 'Another One Bites The Dust'의 베이스 리프에 맞춰 유쾌하게 춤을 추기까지, 각기 다른 노래에 맞춰 끼를 과시했다.

프레디 머큐리를 대신해 노래한다는 것은 영광이지만, 동시에 그건 몹시 무거운 왕관이기도 하다. 록 역사상 최고의 프론트맨과 끊임없이 비교당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담은 그 무게를 견뎌내는 것은 물론, 그 무게를 기꺼이 즐기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그 역시 머큐리처럼 '스타'로 태어난 사람이었다.
 
독특한 연출도 많았다. 공연장 전체를 비추는 화려한 레이저와 조명, 영상, 그리고 돌출 무대의 특성을 적극 활용하면서 볼 거리를 늘렸다. 브라이언 메이가 우주 한복판에서 연주하고 있는 것처럼 연출된 영상이 대표적이다. 이는 저명한 천문학자이기도 한 브라이언 메이의 아이디어에서 착안한 것. 다양한 색을 뽐내는 공연 구성은 어느 한 가지 갈래로 정리될 수 없었던 퀸의 음악을 닮았다.

퀸, 그리고 프레디 머큐리는 영원하다!
 
 지난 18~19일 진행된 '현대카드 슈퍼콘서트 25 QUEEN' 공연 현장 모습.

지난 18~19일 진행된 '현대카드 슈퍼콘서트 25 QUEEN' 공연 현장 모습. ⓒ 현대카드

 
브라이언 메이가 솔로곡 '39'에 이어 'Love Of My Life'를 홀로 부르고 있던 도중, 화면 속에 프레디 머큐리가 등장해서 노래하기 시작했다. 자연스럽게 연출된 영상은 마치 두 사람이 한 공간에 있는 것과 같은 착각을 하도록 만들었다. 다만, 머큐리는 젊은 모습 그대로였고, 무대 위에 서 있는 메이는 백발의 노인이었다. 시간이 만든 간극이 마음을 아프게 했지만, 동시에 낭만적인 순간이기도 했다.

공연 중, 다양한 빛깔의 휴대폰 플래시가 공연장을 가득 채웠다. 퀸을 사랑하는 관객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수많은 퀸의 레퍼토리에 '떼창'으로 화답했다. 'Somebody To Love'이 울려퍼질 때는 미리 준비한 하트 그림을 스마트폰 화면에 띄웠고, Radio Gaga에 맞춰 같은 박자의 박수를 치기도 했다. 브라이언 메이는 이 모습을 향해 '아름답다'는 말을 연신 내뱉었다(메이는 공연이 끝난 후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한국팬들에 대한 감사와 찬사를 표했다).
 
"Oh, mamma mia, mamma mia, mamma mia, let me go"
 
'Bohemian Rhapsody'는 랩소디 투어의 하이라이트 역할을 했다. 오페라 파트에 이어지는 브라이언 메이의 강렬한 기타 연주, 그리고 시원하게 토해내는 아담 램버트의 보컬은 놀라운 감정적 고조를 만들어냈다. 이후 열렬히 앙코르를 연호하는 관객들 앞에 다시 한번  화면 속 프레디 머큐리가 나타났다. 런던 올림픽 폐막식 때처럼, 화면 속의 머큐리는 화면 바깥의 관객들을 향해 호응을 유도했다. 2만여명의 관객들 역시 일제히 '에오'를 외쳤다. 프레디 머큐리는 세상에 없지만, 그는 음악 속에서 영원한 삶을 얻었다.
 
브라이언 메이가 태극기 티셔츠를 입은 채 앙코르 무대에 올랐다. 승리의 찬가 'We Will Rock You', 그리고 'We Are The Champion'과 함께 공연은 마무리되었다. 퀸의 공연은, 단순히 '흘러간 옛 가수의 추억 잔치' 정도에 머물지 않았다. '영웅'에 대한 존경심을 확실히 하면서도, 새로운 멋을 끌어내는 방법을 고민한 공연이었다. 시대의 벽을 넘어 공명하는 음악의 힘이 무엇인지를, 우리는 무엇을 '전설'이라고 불러야 하는지를 알려준 130분이었다. 전설의 쇼는 계속되고 있다.
 
 지난 18~19일 진행된 '현대카드 슈퍼콘서트 25 QUEEN' 공연 현장 모습.

지난 18~19일 진행된 '현대카드 슈퍼콘서트 25 QUEEN' 공연 현장 모습. ⓒ 현대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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