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이 끝나가고 있다. 사실 해가 바뀐다고 해서 달라지는 것은 많지 않다. 이변(!)이 있지 않는 한 똑같은 집에서 눈을 뜰 것이며, 늘 가던 편의점에서 주전부리를 사 먹을 것이다. 눈앞에 닥친 과업이 줄어들거나, 늘어나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마음은 그렇지 않다. 이룬 것이 많지 않다는 생각에 다급해진다. 나이가 많아지는 것도 숙제처럼 무겁게 다가온다. 여러모로 연말이 주는 중압감에 여념이 없는 요즘이다. 쉽게 다가갈 수 있지만, 가볍지 않은 위로가 필요하다. 뻔하지만, 결국 음악이 해답이다. 
 
 에픽하이 4집 < Remapping The Human Soul >

에픽하이 4집 < Remapping The Human Soul >ⓒ 지니뮤직

 
에픽하이 - Still Life

에픽하이의 명반 4집 < Remapping The Human Soul >에 실린 곡이다. 'Fly'로 스타덤에 오른 에픽하이는 이 앨범을 통해 대중과 평단을 사로잡았고, 자신들의 위치를 굳건히 했다(에픽하이는 2008년 3월, 한국대중음악상에서 최우수 힙합 음반상을 수상했다).

특히 1CD의 'Still Life'는 호화로운 피처링을 자랑하는 단체곡이다. 언더 그라운드의 전설 MC 메타가 피처링했고, 지금은 일리네어의 수장인 더 콰이엇, 그리고 TBNY(얀키, 톱밥)의 목소리도 들을 수 있다. 당시 소울컴퍼니를 이끌었던 키비와 알앤비 뮤지션 진보도 있다. 여섯 명의 랩퍼가 '당신의 삶은 끝나지 않았다'고 말한다. 버릴만한 절(Verse)이 없다. 학업에 시달리는 청소년이 들어도 좋고, 사회에 첫걸음을 내딛는 신출내기가 들어도 좋다. 
 
세상을 다 품은 척 해도 아직 나 역시 흔들리는 눈빛은 숨길 수 없지
하지만 됐어 그게 세상살인걸 힘내자 그래도 우린 아직 어린 나인걸(더 콰이엇)
- 'Still Lfie' 중

 
종현 - 내일쯤(Maybe Tomorrow)
 
  종현의 '내일쯤'이 실린 소품집 < 종현 소품집 "이야기 Op.1" >

종현의 '내일쯤'이 실린 소품집 < 종현 소품집 "이야기 Op.1" >ⓒ SM 엔터테인먼트

  
최근 1주기(12월 18일)를 맞은 종현의 곡이다. 종현은 아주 많은 매력을 가지고 있는 아티스트였다. 그가 가진 최고의 미덕을 뽑아야 한다면, 자신의 감성을 섬세하게 가사로 옮기는 솜씨를 말하겠다. 그 솜씨가 가장 빛난 것이 두 장의 소품집이다. 

첫 번째 소품집에 실린 재즈팝 '내일쯤'은 종현의 재치와 섬세함이 모두 살아있는 곡이다. 종현은 이 노래에서 뻔한 위로를 하지 않는다. 오히려 내일 힘내도 좋고, 모레에 힘내도 좋으니 내가 서 있음을 기억하라고 말한다.

맞다. 이렇게 들어주는 사람이 필요하다. 생각해보면, 우리는 힘들어하는 사람에게 '힘내'라는 말을 기계적으로 건네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푸른밤'이 그랬듯, 종현의 이 섬세한 노래는 많은 사람들의 밤을 위로하고 있을 것이다.

우리가 살면서 매일 신날 수는 없잖아
우리가 평생을 눈물 흘릴 것도 아니잖아
괜찮아 괜찮아 하루쯤 모두 제쳐 두고 쉬어도 돼 내일쯤 힘내면 돼


오아시스(Oasis) - Live Forever
 
 오아시스의 데뷔 앨범 < Definitley Maybe >는 록 여사의 중요한 데뷔작 중 하나다.

오아시스의 데뷔 앨범 < Definitley Maybe >는 록 여사의 중요한 데뷔작 중 하나다.ⓒ Sony Music

   
오아시스가 갤러거 형제의 극심한 갈등으로 해체된 지 10년이 다 되어 간다. 그러나 오아시스라는 이름은 여전히 한국에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특히 밴드의 리더인 노엘 갤러거는 2006년부터 3년 간격으로 한국을 찾아 기타를 쳤다. 그가 무대에 설 때마다, 한국팬들은 'Live Forever'를 합창한다. 라이브에서 듣기 쉽지 않은 곡이라는 이유도 있겠지만,

그만큼 이 곡이 팬들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는 의미일 것이다. 감성적이면서 밝은 멜로디,  긍정의 메시지를 담은 가사가 많은 사람들에게 어필한 덕분이다. 데뷔 앨범 < Definitely Maybe >에 실린 'Live Forever'는 노엘 갤러거가 어떤 성향의 사람인지를 정확히 잘 보여준다.

커트 코베인은 자신의 우울과 환멸을 그대로 드러내는 방식을 택했다면, 노엘 갤러거는 '우리 영원히 살자'며 낙관하고 있는 것이랄까. 그렇게 'Live Forever'는 오아시스를 상징하는 노래, 그리고 시대의 송가가 되었다.
 
Now is not the time to cry, now is the time to find out why
(지금은 울 때가 아니라, 그 이유를 찾아봐야 할 때야)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주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후원하기

대중 음악과 공연,영화, 책을 좋아하는 사람, 스물 일곱. http://blog.naver.com/2hyunpa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