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는 올해 8위에 그치며 2년 연속으로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6월 중순까지 2위 싸움을 벌였고 전반기를 4위로 마쳤지만 후반기에 급전직하했다. 

LG의 최대 약점은 불펜이었다. 불펜 평균자책점이 5.62로 9위, 피OPS(피출루율 + 피장타율)가 0.800으로 6위였다. 뒷문 불안으로 인해 역전패가 잦아지며 팀 분위기가 가라앉았다. 
 
 데뷔 11년만에 첫 풀타임 마무리 시즌을 치른 LG 정찬헌

데뷔 11년만에 첫 풀타임 마무리 시즌을 치른 LG 정찬헌 ⓒ LG 트윈스

 
시즌 초반 마무리 후보 임정우, 7월말 셋업맨 김지용이 부상으로 이탈한 뒤 차례로 수술을 받아 시즌 아웃되면서 LG 불펜의 어려움은 가중되었다. 시즌 내내 믿을만한 좌완 불펜 요원의 부재에 시달리기도 했다. 진해수는 2승 3패 14홀드를 기록했지만 평균자책점 7.21로 크게 부진했다. 진해수는 일본 고치에서 펼쳐진 마무리 훈련에 참가해 부활을 위한 담금질을 선택했다. 

올시즌 LG의 마무리 투수는 정찬헌이었다. 그는 66경기에 등판해 5승 3패 27세이브 평균자책점 4.85를 기록했다. 고질적인 허리 통증으로 인해 미국 애리조나에서 진행된 1차 전지훈련에 참가하지 못하고도 첫 풀타임 마무리 보직을 소화했다. 

임정우와 김지용의 이탈로 인해 정찬헌의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었다. 올해 66경기에 등판해 팀 내에서는 진해수와 함께 최다 등판 공동 1위였다. 승리를 책임지는 마무리가 팀 내 최다 등판 1위가 되는 것은 이례적이다. 더불어 그는 두 자릿수 세이브를 거둔 10명의 KBO리그 마무리 투수 중 가장 많은 경기에 나섰다. 

▲ LG 정찬헌 최근 6시즌 주요 기록
 
 LG 정찬헌 최근 6시즌 주요 기록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LG 정찬헌 최근 6시즌 주요 기록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 케이비리포트

 
정찬헌은 1.1이닝 이상의 멀티 이닝 세이브도 잦았다. 후반기에는 팀이 뒤진 상황에서도 등판이 늘어났다. 세이브 요건이 아닌 상황에서의 등판이라 결과가 좋지 않은 경우가 많았다. 시즌 막판 5위 싸움이 아무리 다급하다 해도 LG 벤치의 정찬헌 기용 방식에는 세심한 관리나 일관성이 부족했다는 지적이 많다. 

기록을 살펴보면 정찬헌은 개선점이 뚜렷하다. 이닝 당 출루 허용율을 나타내는 WHIP가 1.54였다. 두 자릿수 세이브를 기록한 10명의 마무리 투수 중 윤석민(KIA)의 1.63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기본적인 출루 허용이 많아 벤치와 동료들이 불안해할 수밖에 없었다는 뜻이다. 마무리에게 가장 이상적인 '삼자범퇴' 세이브가 적었다는 뜻이기도 하다. 

정찬헌은 140km/h대 후반의 강속구와 커터, 너클 커브, 포크볼 등 다양한 구종을 구사하지만 변화구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다. 강속구를 앞세워 빠른 카운트에서 타자와의 승부를 매듭짓지 못하고 끌려가곤 했다. 사이드암 투수가 아닌 정통파 투수인 그가 7개의 사구를 내줘 몸쪽 승부에 약점에 노출했다. 자신감과 더불어 제구의 정교함을 갖춰야 한다는 의미다.   
 
 WHIP를 낮춰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는 LG 정찬헌

WHIP를 낮춰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는 LG 정찬헌 ⓒ LG 트윈스

 
LG 불펜은 내년에도 아킬레스건이 될 가능성이 높다. 필승조를 구성할 만한 기본적인 자원이 부족한 탓에 베테랑 장원삼과 심수창까지 영입했다. 2년차 파이어볼러 고우석(3승 5패 3홀드 평균자책점 5.91)이 가능성은 보였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일단 고우석은 사실상 공석인 셋업맨 역할만 수행해도 바랄 나위가 없다. 

따라서 내년에도 LG의 마무리는 정찬헌이 될 가능성이 높다. 그를 제외하면 딱히 마무리감이 팀 내에 없기 때문이다. 풀타임 마무리로 첫 시즌을 보낸 정찬헌이 LG의 불펜 약점을 메우며 리그 정상급 마무리로 도약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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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스탯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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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글: 이용선 /감수: 김정학 기자) 본 기사는 스포츠전문지[케이비리포트]에서 제공하는 기사입니다. 기사 문의 및 스포츠 필진·웹툰작가 지원하기[ kbr@kbreport.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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