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시즌 역대급 추락을 경험한 LG 트윈스가 마무리 훈련에 돌입했다. 류중일 감독을 비롯한 12명의 코칭스태프와 23명의 선수들이 지난 29일 일본 고치로 출발했다. 훈련은 11월 26일까지 4주간 진행된다. 

마무리 훈련은 사실상 내년 시즌을 준비하는 출발점이다. 따라서 올 시즌을 숨 가쁘게 달려온 주전 선수들보다는 유망주 위주로 참가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LG의 마무리 훈련에는 의외의 얼굴들이 눈에 띈다.
 
 마무리 훈련에 참가한 채은성, 정주현, 진해수 (사진 : LG 트윈스)

마무리 훈련에 참가한 채은성, 정주현, 진해수 (사진 : LG 트윈스) ⓒ 케이비리포트

  
가장 눈에 띄는 선수는 팀 타선의 핵심으로 도약한 채은성이다. 그는 올해 타율 0.331 25홈런 119타점 OPS(출루율 + 장타율) 0.927로 프로 데뷔 후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LG 프랜차이즈 역사상 한 시즌 최다 타점 신기록을 수립했고 9월 이후에는 부상으로 이탈한 김현수를 대신해 4번 타자를 맡아 고군분투했다. 

채은성은 "12월 결혼식으로 인해 휴식이 길어질 것 같다"며 마무리 훈련 참가 이유를 밝혔다. 다른 한편으로는 2016년과 2017년 천당과 지옥을 오간 경험과도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채은성은 지난 2016시즌에 타율 0.313 9홈런 81타점 OPS 0.809로 각광을 받았지만 이듬해인 2017시즌에는 타율 0.267 2홈런 35타점 OPS 0.662로 크게 부진하며 주전 자리를 내줬다. 정점을 찍은 올해의 타격 페이스를 내년에도 꾸준히 이어가려는 각오가 보인다. 

내야수 정주현도 마무리 훈련에 참가했다. 정주현 역시 올시즌 타율 0.261 6홈런 31타점 OPS 0.704로 커리어하이를 기록했다. 강승호와 박지규가 2루수로서 공수 모두 불만족스러운 사이 정주현이 2009년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주전을 꿰찼다. 

하지만 주전 경험이 절대적으로 부족했던 그는 허벅지 부상에 시달린 데다 체력 부담 탓인지 시즌 말 공수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정주현의 마무리 훈련 참가는 손에 들어온 주전 2루수 자리를 확실히 자신의 것으로 만들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풀이된다.

투수 중에는 베테랑 불펜 진해수가 참가했다. 그는 올 시즌 66경기에 등판해 2승 3패 14홀드를 기록하는 동안 평균자책점 7.21, 피OPS(피출루율 + 피장타율) 0.878로 부진했다.

팀 내 가장 믿을만한 좌완 불펜 요원인 그의 부진은 곧 LG 불펜 붕괴의 원인 중 하나였다. 일각에서는 2016년과 2017년 2년 연속으로 매해 75경기에 등판하며 혹사를 당한 여파가 결국 찾아왔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 2018 KBO리그 정규 시즌 최종 순위
 
 2018 KBO리그 정규 시즌 최종 순위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2018 KBO리그 정규 시즌 최종 순위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 케이비리포트

 

물론 마무리 훈련 본연의 의미인 유망주들의 성장도 주목거리다. 올시즌 1군에 선보였지만 확실한 인상을 남기지는 못한 투수 김영준, 성동현, 포수 김기연, 내야수 양원혁, 장시윤, 윤대영, 그리고 외야수 홍창기 등이 명단에 포함되었다. 이들은 마무리 훈련에서 류중일 감독의 눈에 들어야만 내년 1군 전지훈련에 이름을 올릴 수 있다.  

1989년 생으로 마무리 훈련 참가 야수 중 가장 나이가 많은 서상우의 1루수 수비 능력 향상 여부도 눈길을 끈다. LG가 감독의 요청대로 외국인 야수를 1루수로 영입할 경우 그의 입지는 더욱 좁아질 수밖에 없다. 고질적 약점이었던 수비에서 안정적인 면모를 갖춰야만 주전 1루수 경쟁에 나설 수 있다.
 
 마무리 훈련을 이끄는 LG 류중일 감독

마무리 훈련을 이끄는 LG 류중일 감독 ⓒ LG 트윈스

 
LG 마무리 훈련의 또 다른 의미는 새로운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의 궁합이다. 최일언, 김호, 김재걸 코치가 LG에 승선했다. 이들이 선수들과 얼마나 유기적으로 소통하며 기량 향상에 도움을 줄지 관심을 모은다. 류중일 감독은 마무리 훈련이 종료된 뒤 1군을 비롯한 코치진의 보직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마무리 훈련에서 선수뿐만 아니라 코치들도 시험대에 오르는 셈이다. 

2018시즌을 앞두고 LG는 FA 대어 김현수를 영입해 5강 싸움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되었다. 하지만 후반기에 추락을 거듭해 68승 1무 75패에 그치며 8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2년 연속 가을야구가 좌절된 LG 반등의 시작점이 이번 마무리 훈련이 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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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스탯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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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글: 이용선 /감수: 김정학 기자) 본 기사는 스포츠전문지[케이비리포트]에서 제공하는 기사입니다. 기사 문의 및 스포츠 필진·웹툰작가 지원하기[ kbr@kbreport.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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