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16 KS서 맹활약했던 두산 허경민
공·수 불안 지워내고 통합우승 견인할까


리그 평균자책점 1위인 에이스 린드블럼을 투입하고도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3-7로 맥없이 패하며 위기에 몰렸던 두산이 2차전에서 똑같이 7-3 승리를 거두며 시리즈를 원점으로 되돌렸다. 2차전에서 투타에서 우위를 보인 두산이었지만 경기 중반까지의 흐름을 복기해 보면 썩 만족스러운 내용이 아니었다.
 
 KS 1,2차전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인 두산 허경민

KS 1,2차전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인 두산 허경민 ⓒ 두산 베어스


두산은 3회 정수빈의 내야땅볼 1타점을 통해 선취점을 뽑은 뒤 정규 시즌 우승팀다운 면모를 보이기 시작했다. 특히 한국시리즈 들어 절호조의 타격감을 보이고 있는 6번 지명타자 최주환이 폭발한 것이 주효했다.

4회 두산은 무사 2루에서 5번타자로 출장한 포수 양의지가 좌전 적시타를 쳐내 1점을 추가했다. 연속 안타로 실점을 허용한 상대 선발 문승원의 집중력이 떨어지자6번 최주환이 벼락 같은 스윙으로 투런 홈런을 터뜨리며 스코어를 단숨에 4-0으로 만들었다. 단 3명의 타자로 3점을 만들어낸 두산다운 집중력이었다.

4점의 리드를 안은 후랭코프는 정규시즌 이상의 구위를 보이며 SK 타선을 압도하며 경기를 이끌어 나갔다. 10개의 탈삼진을 잡아내며 전날 피홈런 2개를 허용하며 아쉬운 피칭을 보였던 에이스 린드블럼의 부진을 만회했다.

SK 타선은 5회 1점을 추격하는 데 그쳤고 스코어는 4-1로 두산의 흐름으로 완전히 넘어가는듯 했다. 하지만 7회초 2아웃 1루 상황에서 나온 김성현의 땅볼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두산 3루수 허경민이 송구 실책을 범하며 경기가 요동치기 시작했다.

이닝을 종료하는 상황에서 나온 예상치 못한 실책으로 2사 2-3루 실점 위기가 연출됐다. 그리고 곧바로 SK 타선에서 가장 타격감이 좋은 김강민이 후랭코프의 초구를 공략해 2타점 적시타를 때려내며 점수차가 4-3 1점차로 좁혀지고 말았다.

이후 후랭코프가 흔들렸지만 구원투수로 나선 필승조 박치국이 소방수 역할을 충실하게 해내며 경기가 뒤집히는 일은 없었다. 하지만 자칫 동점을 허용했다면 홈경기 1-2차전을 모두 내주며 벼랑 끝으로 몰릴 가능성이 컸다.

2차전에서 실책을 기록한 허경민은 리그에서 가장 견고한 3루 수비로 정평이 나 있는 선수다. 코너 내야수치곤 타격 생산성이 처졌던 지난 시즌까지도 남다른 3루 수비 실력을 보여주며 공격력의 아쉬움을 수비로 만회했던 내야수였다. 하지만 올시즌에는 OPS 0.835 WAR(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케이비리포트 기준) 3.2를 기록하며 공수를 겸비한 리그 정상급 3루수로 거듭났다.

▲ 두산 허경민의 최근7시즌 주요 기록
 
 두산 허경민의 최근7시즌 주요 기록(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두산 허경민의 최근7시즌 주요 기록(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 케이비리포트

 
그랬던 허경민이 한국시리즈 1,2차전에서는 공수에서 모두 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아쉬움을 남겼다. 1번타자로 자주 나서며 시즌 내내 준수한 모습을 보인 허경민이었지만 한국시리즈에서는 8타수 1안타로 공격의 활로를 뚫어주지 못했다.

단기전의 특성상 방망이야 부침이 있다고 쳐도 원래 강점인 수비에서의 부진은 아쉬움이 더 클 수밖에 없다. 실책은 기록하지 않았지만 1차전에서도 타구 처리 과정에서 불안함을 보였고 2차전에서는 경기 후반 실점과 이어지는 실책을 기록하며 승부의 흐름을 내줄 뻔했다. 안타성 타구마저 걷어내던 정규시즌의 허경민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허경민은 2015,2016 한국시리즈에서 유독 좋은 모습을 보이며 한국시리즈 2연패에 기여했다.

허경민은 2015,2016 한국시리즈에서 유독 좋은 모습을 보이며 한국시리즈 2연패에 기여했다. ⓒ 두산 베어스

 
허경민의 1-2차전 부진이 더 아쉬운 것은 과거 그가 한국시리즈에서 유독 인상적인 활약을 보였기 때문이다. 3년 전인 2015년 한국시리즈에서는 19타수 9안타 0.474의 타율을 기록하며 두산의 업셋 우승을 이끌었다.

1년 후인 2016년 한국시리즈에서도 17타수 6안타 0.353의 타율을 기록하며 알토란같은 역할을 해냈다. 2016년 한국시리즈 MVP는 양의지가 받았지만 허경민은 마지막까지 시리즈 MVP 후보로 거론되었을 정도로 공수에서 뛰어난 활약을 보였다.

예전과 다른 모습으로 우려를 사고 있는 허경민이지만 한국시리즈는 이제 막 시작했을 뿐이다. 만회할 기회는 얼마든지 있다. 1경기 승패에 따라 바로 새로운 분위기가 조성되는 단기전의 특성상 문학으로 옮겨진 시리즈에서 허경민이 새로운 모습을 보인다면 한국시리즈의 영웅으로 거듭날 가능성도 충분하다.

정수빈, 양의지 등 한국시리즈에 유독 강한 선수가 많았던 두산의 라인업 중에서도 유난히 가을에 더 강했던 선수가 바로 허경민이었다. 과연 허경민은 문학에서 펼쳐질 3-5차전에서 가을야구에 강했던 모습을 되찾을 수 있을까? 2016년 이후 2년만의 통합 우승에 도전하는 두산의 행보는 공수의 핵심 허경민의 활약 여부에 따라 달라질 가능성이 적지 않다.
 
 문학구장에서 활약이 기대되는 두산 허경민

문학구장에서 활약이 기대되는 두산 허경민 ⓒ 두산 베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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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스탯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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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글: 이정민 / 김정학 기자) 본 기사는 스포츠전문지[케이비리포트]에서 제공하는 기사입니다. 기사 문의 및 스포츠 필진·웹툰작가 지원하기[ kbr@kbreport.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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