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팝 쪼개듣기'는 한국 대중음악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담아내는 코너입니다. 화제작 리뷰, 업계 동향 등 다채로운 내용을 전하겠습니다. [편집자말]
제15회 한국대중음악상 시상식 28일 오후 서울 구로구 구로아트밸리 예술극장에서 제15회 한국대중음악상 시상식이 열리고 있다. 이날 최우수 재즈&크로스오버 부문 수상 정재일이 수상소감을 말하고 있다. 2018.2.28

▲ 제15회 한국대중음악상 시상식28일 오후 서울 구로구 구로아트밸리 예술극장에서 제15회 한국대중음악상 시상식이 열리고 있다. 이날 최우수 재즈&크로스오버 부문 수상 정재일이 수상소감을 말하고 있다. 2018.2.28ⓒ 연합뉴스


제15회 '한국대중음악상'이 지난 2월 28일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상당수 국내 음악 시상식이 상업적인 결과에만 의존해 상을 수여하는 데 반해 '한국대중음악상'은 철저히 작품의 성취도, '음악성'에 근거한 시상을 통해 차별화를 도모했다. 해외 유수 음악시상식 역시 음악인 혹은 그가 만든 작업물의 인기도가 중요한 수상의 근거가 되긴 하지만 일정 부분 작품성을 토대로 상을 수여하는 사례는 종종 발견할 수 있다.

상업적 인기 대신 오직 음악적 성취도에만 주목하다

 제15회 한국대중음악상에서 각각 3개 부문을 수상한 강태구의 < Bleu >, 혁오의 < 25 > 앨범 재킷

제15회 한국대중음악상에서 각각 3개 부문을 수상한 강태구의 < Bleu >, 혁오의 < 25 > 앨범 재킷ⓒ 포크라노스/두루두루AMC


보수성 및 갈수록 음악인의 인지도 위주 시상으로 인해 비판받긴 하지만 미국 '그래미 어워드'만 하더라도 일정 부분 음악성에 큰 비중을 두고 수상자를 선정해 특유의 가치를 인정 받아온 바 있다. 이는 영화상의 대명사처럼 불리우는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과 사못 유사한 편이다.

이와 달리 국내의 각종 가요 시상식은 '가수의 음원 및 음반이 얼마나 큰 인기를 얻었느냐'에만 비중을 두고 진행되는 탓에, 잘 만들어진 작품이라 하더라도 상업적인 성공이 없다면 철저히 수상에서 배제되는 게 일반적이었다. 반대로 부실한 내용의 작품이라도 단지 각종 순위 1위를 차지했는 이유로 상을 받을 수 있는 무대이기도 했다.

반면 '한국대중음악상'은 독자적인 기준을 두고 지난 15년 간 운영되면서 기존 음악상의 한계를 뛰어넘기 위한 노력을 기울였고 나름의 존재감을 확보해 나갔다. 분야는 다르지만 각종 영화상이 관객을 많이 모은다고 해서 상을 주는 게 아닌, 좋은 연기와 연출을 보여준 배우 및 제작진에게 상을 주는 것을 감안하면 '한국대중음악상'의 이러한 선택은 충분히 설득력을 가질 만하다.

기존 음악상이었다면 후보 근처에도 가지 못할 법한 인지도 낮은, 하지만 내실있는 작품과 인물들에게도 주목하면서 한국대중음악상은 음악인들의 가치를 재조명하는 긍정적인 시도를 꾸준히 행동으로 보여줬다. 그 결과로 올해엔 강태구와 혁오를 포함해, 방탄소년단, 아이유, 레드벨벳 등 이른바 비주류와 주류 시장을 아우르는 다양한 음악인들의 수상으로 이어졌다.

주류 음악인에 대한 역차별? 후보 및 수상 기준 논란

 제15회 한국대중음악상에서 3개 부문을 수상한 싱어송라이터 강태구. 그의 음반 < Bleu >는 높은 완성도에도 불구하고 발표 시기를 둘러싼 후보 선정 기준 논란이 빚어졌다.

제15회 한국대중음악상에서 3개 부문을 수상한 싱어송라이터 강태구. 그의 음반 < Bleu >는 높은 완성도에도 불구하고 발표 시기를 둘러싼 후보 선정 기준 논란이 빚어졌다.ⓒ 포크라노스


반면 '한국대중음악상'은 수상자 선정 결과에 대해 여타 시상식 못지않은 논란을 간혹 불러 일으키기도 했다. 음악성에만 초점을 맞춘 탓에 일반 대중들이 잘 알지 못하는 가수-그룹 등이 주요 부분 상을 받거나 많은 음악 팬들에게 친숙한 유명 가수가 수상하지 못할 땐 일각에선 "이게 무슨 대중음악상이냐? ", "인디 음악만 우대한다" 등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특히 '(평론가) 그들만의 리그'라는 표현이 말하듯 '한국대중음악상'이 소수 비평가의 귀를 거쳐 후보 및 수상자가 정해지다 보니 그들이 좋아하는 음악에 대한 지나친 편애를 보인다라는 지적도 흘러 나온다. 또한 대마초 흡연으로 교도소에서 복역중이었던 수감자의 수상, 지난해 행사에서 벌어진 트로피 즉석 현장 경매 논란 등도 갑론을박을 야기한 바 있다.

올해도 수상자 선정에 대해선 일부 의문을 표하는 견해가 나왔다. 대표적인 사례가 3개 부문을 수상한 포크 가수 강태구의 음반 < Bleu >의 후보 지명이다. 이 작품은 올해 1월 국내 각종 음원 사이트에 등록이 되었는데 2016년 12월, 2017년 11월에 발표된 작품이 이번 제15회 시상식 후보에 이름을 올린다는 기준을 감안하면 < Bleu >은 이번 시상식 대신 내년 시상식 후보가 맞지 않냐는 게 일부 음악 팬들의 지적이다.

'한국대중음악상'이 처음 운영되던 2000년대 초중반과 다르게 지금은 철저히 음원 위주로 소비가 이뤄지는 시대다. 그런데 음원 공개 없이 CD로만 발매된 작품은 사실상 일반 대중이 아닌 극소수의 평론가, 마니아들만 접할 수 있다는 점에서 비록 < Bleu >의 음원이 추후 공개되었고 양질의 내용물을 담았더라도 후보 등재 과정에 대해선 충분히 물음표가 붙을  만했다.

해당 지적에 대해 한 심사위원은 "< Bleu >의 음원 발표는 올해 1월이 맞지만 CD 발매가 지난해 11월에 이뤄졌기 때문에 후보로 들어갔다. 내부 논의를 거쳐 해당 시기에 발매된 음반 및 음원을 모두 대상으로 삼는 규정에 따라 진행했다"고 그 이유를 밝혔다. 이와 함께 "지적된 사항에 대해선 동의하는 부분이 있다"며 향후 관련 규정의 개정 가능성을 내비치기도 했다.

이밖에 지난해 작별을 고한 언니네 이발관의 <홀로 있는 사람들> 등 나름 높은 화제성 및 좋은 평가를 받었던 몇몇 음반들이 올해 시상식에서 외면 받은 점도 아쉬움을 남겼다.

그래도 시상식은 계속 진행되어야 한다

 제15회 한국대중음악상 최우수의 팝 음반상을 수상한 아이유의 < Palette >, 최우수 팝 노래상을 받은 레드벨벳의 '빨간 맛'.

제15회 한국대중음악상 최우수의 팝 음반상을 수상한 아이유의 < Palette >, 최우수 팝 노래상을 받은 레드벨벳의 '빨간 맛'.ⓒ 페이브엔터테인먼트/SM엔터테인먼트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대중음악상'은 충분히 그 가치를 칭찬받을 만한 시상식임은 분명하다. 앞서 설명한 것처럼 작품성에만 기준을 둔 사실상 유일한 국내 음악 시상식으로 지난 15년간 명맥을 이어왔다. MB정부 시절 갑작스런 문화체육관광부의 후원 중단 이후 매년 정상적인 시상식을 위한 후원사 확보의 어려움 속에도 꾸준히 식을 치러온 선정위원회의 노력은 결과적으로 이 상의 권위와 의미를 만드는데 큰 기틀이 되었다.

어떤 외부적인 압력이나 눈치보기와 전혀 관련없이 독자성을 유지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향후 선정위원회 인원 확충 등 공정성 확보를 위한 노력 역시 계속 진행될 예정이다. '한국대중음악상'을 통해 보다 많은, 숨겨진 작품들이 대중들에게 재조명될 수 있길 음악팬의 한 사람으로 성원의 박수를 보내본다.

덧붙이는 글 이 글은 김상화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http://blog.naver.com/jazzkid)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기사에 한해 중복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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