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팝 쪼개듣기'는 한국 대중음악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담아내는 코너입니다. 화제작 리뷰, 업계 동향 등 다채로운 내용을 전하겠습니다. [편집자말]
 그룹 우주소녀가 8개월만에 선보이는 새 음반 < Dream Your Dream >

그룹 우주소녀가 8개월만에 선보이는 새 음반 < Dream Your Dream >ⓒ 스타쉽엔터테인먼트


시간을 8개월 전, 2017년 6월로 되돌려 보자. 그룹 우주소녀의 첫 번째 정규 음반 < Happy Moment >는 국내 굴지의 대형 레이블이 동원할 수 있는 모든 물량을 쏟아 부었던 블록버스터급 작품이었다. 음반 발매를 앞두고 진행된 각종 홍보 작업은 일반적인 중소 업체로선 엄두를 내기 힘들 만큼 막대한 규모였다.

'비밀이야', '너에게 닿기를' 등 앞선 활동곡들이 좋은 반응을 얻은 데다 인기 그룹 트와이스의 'Cheer Up', 'TT' 등을 탄생시킨 블랙아이드필승이 타이틀곡 'Happy'를 맡았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신보에 대한 기대감도 상당히 컸다.

그런데 막상 뚜껑을 열어 보니 대중들의 반응은 엇갈렸고, 우주소녀의 기세도 다소 꺾이고 만다. 가장 큰 문제는 블랙아이드필승이 보여준 이른바 '캔디 팝' 음악이라는 것이 우주소녀에겐 어울리지 않는 옷이었기 때문이다.

결국 < Happy Moment >는 우주소녀에겐 제자리 걸음 수준에 그치는 아쉬움만 남겼다. 한편으론 이 팀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 그녀들에게 가장 잘 맞는 옷이 무엇인지를 되돌아볼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해줬다.

이 시기 동안 주요 멤버들의 개인 활동도 병행했다. 보나는 KBS 2TV 드라마 <란제리 소녀시대>를 통해 본격적인 배우 도전에 나섰고, 성소는 Mnet <프로듀스101>의 중국판 심사위원을 맡았다. 메인보컬 연정은 각종 OST 및 컬래버레이션 싱글 녹음에 참여했으며 다영은 채널A 예능 프로그램 <나만 믿고 따라와, 도시어부>로 깜짝 주목을 받기도 했다.

 지난 27일 새 음반 < Dream Your Dream >을 발표한 우주소녀

지난 27일 새 음반 < Dream Your Dream >을 발표한 우주소녀ⓒ 스타쉽엔터테인먼트


짜임새 있는 타이틀곡 '꿈꾸는 마음으로'

통산 다섯 번째 음반이자 미니 4집인 < Dream Your Dream >은 Full8loom팀, 정호현(e.one)-최현준 콤비 등 기존 우주소녀와의 작업에서 비교적 좋은 호흡을 보여줬던 작곡자들을 중심으로 중국어 버전 포함 총 6곡을 채워넣었다. "칼을 갈고 나왔다"라는 표현이 적합할 만큼 살짝 비장감마저 풍기는 타이틀곡 '꿈꾸는 마음으로'는 짜임새 있는 악곡 구성이 그 어느 때보다 돋보인다.

지난해 좋은 반응을 얻었던 '너에게 닿기를'을 만든 Full8loom팀은 이 곡에 1980년대식 AOR 내지 일본 시티 팝에 가까운 코드 사용과 멜로디 전개, 신시사이저와 스트링 그리고 절도있는 베이스와 드럼이 만들어 낸 화려한 소리를 채워넣었다.

쇼케이스와 V라이브 생방송을 통해 첫 선을 보인 무대에선 역대 우주소녀의 행보 중 가장 화려한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13명이란 대규모 인원이 합체하고 분리하는 방식으로 짜여진 동선의 구성은 그 어느 때보다 톱니바퀴처럼 빈틈없이 움직인다.

또한 탁월한 가창력의 연정을 중심으로 설아-다영-수빈 등 우주소녀가 자랑하는 보컬 라인이 생동감 있는 안무와 함께 파워풀한 느낌을 낸다. 다소 난해한 콘셉트의 뮤직비디오와 달리, '꿈꾸는 마음으로'는 무대 활동에서 팬들에게 더 큰 재미를 선사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지난 27일 새 음반 < Dream Your Dream >을 발표한 우주소녀

지난 27일 새 음반 < Dream Your Dream >을 발표한 우주소녀ⓒ 스타쉽엔터테인먼트


'마법학교'라는 이번 신작의 소재를 가장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인트로와 엔딩을 담아낸 어벤전승 팀의 '호두까기 인형'에선 박진감 있는 기타 리듬 연주로 역동성을 더했다. '비밀이야', '기적같은 아이'를 통해 이젠 우주소녀 팬들이 신뢰하는 작곡팀으로 자리 잡은 정호현(e.one) + 최현준은 이번엔 '르네상스'로 또 하나의 즐거움을 선사한다. '기적 같은 아이'와 '손을 잡아줘'(에이프릴) 등 이전 발표곡의 연장선상에 놓인 이 곡에서도 두 사람 특유의 펑키 리듬 충만한 악곡 전개로 청량감을 선사한다.

이밖에 1980~90년대의 인기 장르였던 뉴잭스윙의 분위기를 물씬 풍기는 '설레는 밤', 겨울과 봄의 경계선상인 요즘 같은 시기에 잘 어울릴 법한 재즈 팝 '겨울밤' 등 앞선 우주소녀의 음반에선 접하기 힘들었던 다채로운 장르의 조합은 보는 것 외의 듣는 즐거움을 제공한다.

13명의 마법을 보여줄 시간

지난 25일 데뷔 2주년을 맞은 걸그룹 우주소녀는 나름의 독특한 색깔로 꾸준한 성장세를 보여준 팀이었다. 반면 13인 초대형 인원 구성 + 한중 합작 + 국내 굴지의 대형 레이블 소속이라는 화제성에도 불구하고 기대치에는 2% 부족한 결과물을 얻은 것 역시 부인하긴 힘든게 지금의 현실이기도 하다.

그런 점에서 새 음반 < Dream Your Dream >은 중요한 시기에 막중한 역할을 맡아 줘야할, 남다른 의미를 지닌 작품이다. 일정 부분 대중성과 타협을 볼 법도 했지만 우주소녀는 이번 만큼은 제법 고집스러울 정도로 절도있고 강렬함을 겸비한 음악 위주로 수록곡을 채우면서 새롭게 정면 승부에 나섰다. 이제 13명의 마법을 보여줄 시간이 찾아왔다.  

덧붙이는 글 이 글은 김상화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http://blog.naver.com/jazzkid)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기사에 한해 중복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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