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차준환, 평창 팀이벤트 도전 9일 오전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피겨 팀이벤트에서 한국의 차준환이 연기하고 있다.

팀이벤트는 남녀 싱글, 페어, 아이스댄스 4종목의 국가별 쇼트프로그램 총점 상위 5개팀만 프리스케이팅 연기에 나서 메달의 색깔을 결정한다. 한국은 첫 출전이다.

▲ [올림픽] 차준환, 평창 팀이벤트 도전 9일 오전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피겨 팀이벤트에서 한국의 차준환이 연기하고 있다. 팀이벤트는 남녀 싱글, 페어, 아이스댄스 4종목의 국가별 쇼트프로그램 총점 상위 5개팀만 프리스케이팅 연기에 나서 메달의 색깔을 결정한다. 한국은 첫 출전이다. ⓒ 연합뉴스


'피겨 프린스' 차준환(17·휘문고)이 좋지 않은 컨디션임에도 불구하고 클린 연기를 해내며 큰 주목을 받았다.

차준환은 9일 오전 강원도 강릉시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2018 평창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팀이벤트 남자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77.70점(기술점수 40.71점, 구성점수 36.99점)을 받았다. 자신의 개인 최고기록이었던 82.34점(2017년 주니어 세계선수권)에 비해 다소 모자랐지만 올 시즌 최고기록을 냈다. 하지만 점수와는 상관없이 이날 차준환의 연기는 다른 어떤 선수들보다도 눈에 띄었다.

차준환, 1그룹 내 '유일한 클린선수'

이날 남자싱글 경기에서는 유독 넘어지는 선수가 많았다. 남자선수들의 경우 4회전 점프를 구사하는 횟수가 부쩍 많아졌기 때문에 한 번의 실수는 치명적이다. 그런 가운데 차준환은 가장 먼저 은반 위에서 깨끗한 연기를 펼쳤다.

차준환은 4회전 점프를 시도하지 않고 트리플 플립-트리플 토루프, 트리플 악셀, 트리플 러츠 점프 등 세 차례 점프과제를 모두 깔끔하게 해냈다. 물론 감기몸살이 모두 회복되지 않은 상태였기 때문에 스텝 연기와 전반적인 스피드에서는 평소 차준환이 보여준 것에 비해 부족한 면은 있었다. 하지만 가장 긴장되는 첫 순서로 나와 큰 실수 없이 해낸 것은 분명 칭찬받을 일이다.

충분히 만족할 수 있는 상황임에도 차준환은 그러지 않았다. 차준환은 경기 직후 믹스트존 인터뷰에서 "첫 경기에 첫 주자로 뛰었는데 많이 아쉬웠다. 토론토에서 연습해온 것을 모두 보여주지는 못했다"고 자평했다. 또한 "평소보다 스피드가 떨어졌고 점프도 불안했지만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그의 코치인 브라이언 오서는 "차준환이 자랑스럽다"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오서는 "차준환이 더 높은 점수를 받은 적도 있지만 올림픽이라는 큰 무대에서 만족스러운 연기를 했다"고 얘기했다. 그는 "차준환이 이제 막 독감에서 회복된 상태이고 시니어 데뷔 후 국제대회를 작은 대회 1번(그랑프리 2차)밖에 경험하지 못했다"라고도 덧붙였다.

클린연기 단 2명... '오전 시간대 경기'가 변수 되나

지난 소치 동계올림픽 당시 피겨 남자싱글은 '최악'이라고 할 정도로 얼음 상태가 좋지 못했다. 이로 인해 대부분의 선수들이 한 차례 이상씩 실수하는 일이 벌어졌다. 당시 금메달을 차지했던 하뉴 유즈루(일본), 은메달을 차지했던 패트릭 챈(캐나다)도 모두 4회전 점프에서 넘어지며 완벽한 연기를 보여주지 못했다.

이 일이 평창에서 다시 재현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날 남자 쇼트 경기에서 클린 연기를 펼친 선수는 차준환과 알렉세이 바이첸코(이스라엘) 단 둘뿐이었다. 특히 바이첸코가 2위에 오를 것이라고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결과였다. 2그룹에 나섰던 바이첸코는 흠잡을 곳 없는 연기로 정상급 선수들보다 더 큰 박수와 주목을 받았다.

[올림픽] 실수하는 우노 쇼마 9일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평창동계올림픽 피겨 팀이벤트에서 일본 우노 쇼마가 연기하던 중 실수하고 있다.

▲ [올림픽] 실수하는 우노 쇼마 9일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평창동계올림픽 피겨 팀이벤트에서 일본 우노 쇼마가 연기하던 중 실수하고 있다. ⓒ 연합뉴스


당초 남자싱글에서는 1위를 차지했던 우노 쇼마(일본)를 비롯해, 개인전에서 금메달 유력 후보인 네이선 첸(미국)과 캐나다 대표 패트릭 챈, 올 시즌 러시아 남자피겨의 주역인 미하일 콜야다 등이 1~4위를 모두 휩쓸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이들은 모두 점프에서 큰 실수를 저질렀다.

네이선 첸은 쿼드러플 플립 점프 착지가 불안해 연결 점프를 2회전으로 처리하는가 하면, 쿼드러플 토루프 단독 점프는 2회전에 그치고 트리플 악셀 점프는 넘어졌다. 패트릭 챈도 쿼드러플 토루프와 트리플 악셀 점프에서 모두 넘어졌다. 콜야다는 세 차례 점프 중 단 하나도 성공한 것이 없었다. 모든 선수들이 넘어지다 보니 두 번 넘어진 패트릭 챈이 3위에 오르는 웃지 못할 일이 벌어졌다.

평창에서는 다른 동계올림픽과 달리 오전시간에 경기가 열린다. 이러한 일이 발생한 것은 올림픽 주관방송사인 미국 NBC의 입김이 컸기 때문이다. 미국은 한국의 인기종목인 쇼트트랙을 황금시간대인 저녁시간에 배치하는 대신, 동계올림픽 하이라이트 종목인 피겨와 아이스하키는 미국의 시차에 맞춰 오전에 열리는 것으로 결정했다.

오전 10시는 선수들이 베스트 컨디션을 내기에는 어려운 시간이다. 피겨의 경우 공식경기에 앞서 드레스리허설을 비롯한 연습 세션이 있기 때문에 선수들은 본 경기보다 4~5시간가량 이전부터 준비해야만 한다.

아직 선수들이 평창에 참가하기 위해 한국에 온 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신체리듬을 맞추는 과정에서 이번 경기에 좋은 컨디션으로 나오지 못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첫 경기에서부터 10명 중 클린 연기를 펼친 선수가 단 2명밖에 되지 않으면서, 앞으로 있을 경기는 물론 개인전에서도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한편 한국 피겨는 단체전 첫날 남자싱글에서 차준환이 6위, 페어에서 김규은(19)-감강찬(23)이 10위를 기록해 종합 9위로 첫날 경기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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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차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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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계스포츠와 스포츠외교 분야를 취재하는 박영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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