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4년 정규 6집 < 동행 > 이후 3년여만에 새 음반을 발표한 김동률

지난 2014년 정규 6집 < 동행 > 이후 3년여만에 새 음반을 발표한 김동률ⓒ 뮤직팜


김동률은 굳이 부연해 설명할 필요 없을 정도로 인정받는 뮤지션이다. 김동률은 대중성과 음악성을 겸비한 싱어송라이터로 20여 년 넘게 모범적인 음악 활동을 펼쳐온 인물이다. 

그런 그가 3년여만의 긴 공백을 끝내고 새 음반 < 답장 >을 발표했다.

아련한 젊은 날의 기억을 담은 '답장'   

"나 그때로 / 다시 돌아가 네 앞에 선다면 / 하고 싶은 말 너무나 많지만 / 그냥 먼저 널 꼭 안아 보면 안 될까 / 잠시만이라도" ('답장' 중에서)

공개와 동시에 주요 음원 순위 정상에 오른 '답장'은 3~4분 이내의 일반적인 머릿곡과 달리 6분여에 달하는 긴 호흡을 자랑한다.

음반 발매에 앞서 알려진 것처럼 박인영이 지휘하는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장엄한 관현악 반주 + 수려한 멜로디 + 옛사랑에 대한 아련한 추억 등은 오랜 기간 김동률의 음악을 사랑해준 3040세대에게 여전히 가슴 찡한 울림을 선사한다.

[김동률 '답장' 공식 뮤직비디오]



웅장한 분위기로 그려진 '답장' 속 정서는 이소라와의 듀엣 '사랑한다 말해도'로 연결이 된다. 음악적 연륜이 깊은 두 사람이 처음 협연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오랫동안 합을 맞춘 것처럼 노래의 애절한 감성은 가슴 속 깊은 곳을 뭉클하게 만들어준다.

이번 신보 중 가장 이색적인 곡은 반도네온 연주자 고상지가 편곡 및 세션 연주로 참여한 '연극'이다. 이전 김동률의 작품에선 볼 수 없었던 라틴 탱고 장르로 채우며 마치 영화 <모던보이><밀정> 같은 시대물 속 한 장면을 연상케 할 만큼 비장미가 흐르는 독특한 노래라는 점에서 눈여겨볼 만하다.

음반의 대미를 장식하는 'Contact'는 마치 데이비드 포스터(1980~2000년대 팝 음악계 인기 작곡자/프로듀서/CEO)가 작업했던 시카고, 피터 세트라의 고급스러운 사운드를 '김동률스럽게' 재현해낸다. 여기서 활용된 황성제의 편곡에선 그가 오랫동안 호흡을 맞췄던 음악 선배 이승환의 분위기도 일정 부분 감지할 수 있게 한다.

감성만큼은 변하지 않았다, 그래야 김동률 아니던가

 김동률이 3년여만에 발매한 새 음반 < 답장 >

김동률이 3년여만에 발매한 새 음반 < 답장 >ⓒ 뮤직팜


새 음반 <답장>은 무려 21년 전(1997년) 이맘때 나왔던 전람회의 마지막 작품 <졸업> 이후 가장 단촐한 구성이라는 점에서 최근의 음반 업계 흐름을 그 역시 피할 수 없었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10곡 정도 빼곡히 담겨있던 과거의 작품들을 기억한다면 한편으론 아쉬움도 들었지만, 다행히 <답장> 속 5곡의 존재감은 부족한 곡 수를 충분히 채워준다.

달라진 건 이것만이 아니다. 

그간 김동률 음반의 일부 곡 편곡을 정재일 등 몇몇 동료들이 담당한 적은 종종 있었지만 이번처럼 모두 황성제-정수민(프로듀싱팀 버터플라이)를 중심으로 다른 사람들이 편곡을 맡은 건 이례적이다.

줄어든 곡수, 전곡 외부 편곡자 담당 등 제작 과정+방식은 변했지만 그대로인 것도 있다. 바로 2018년 현재의 김동률은 20여 년 전 '청년' 시절의 감성과 크게 달라지진 않았다는 점이다. 어느 누군가에겐 파격적인 변신, 혹은 시도가 잘 맞는 옷이겠지만 김동률에겐 그저 남의 옷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하긴 그래야 김동률의 음악 아니겠는가?

당신은 이미 '음악계의 좋은 선배'입니다

 최근 새 음반 < 답장 >을 발표한 김동률

최근 새 음반 < 답장 >을 발표한 김동률ⓒ 뮤직팜


음반 발매 직전 김동률은 자신의 SNS를 통해 장문의 글을 하나 올렸다. 글에서 김동률은 이번 작품을 준비하면서 느꼈던 여러 감정들을 회상함과 동시에 도움을 준 동료 선후배 음악인들에게 고마움을 표시했다.

그리고 직접 실명을 언급하진 않았지만, 김동률은 자신의 글에 고(故) 종현이 대상임을 짐작할 수 있는 추모의 정과 안타까움도 동시에 담았다.

"음악 하는 사람으로서 잘 늙어 가는 모습, 잘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 줄 수 있는 선배가 되고 싶다"라는 그의 소박한 바람은 <답장>의 중심을 관통하는 주된 정서이기도 하다.

어느 누군가에겐 예전 음악의 답습처럼 들릴 수 있겠지만 그의 작품들을 오랫동안 사랑해온 이에겐 <답장>은 마치 새 신발처럼 반가운 선물 같은 존재가 될 법하다.

"이만하면 당신은 이미 어느 누군가에게 충분히 좋은 선배입니다."

이것이 그에게 되돌려주고 싶은 나의 답장이다.

덧붙이는 글 필자의 블로그(http://blog.naver.com/jazzkid)에도 수록되는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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