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회 충무로뮤지컬영화제 공식 포스터. 영화 <라라랜드>의 두 주인공이 눈에 띈다.

제2회 충무로뮤지컬영화제 공식 포스터. 영화 <라라랜드>의 두 주인공이 눈에 띈다. ⓒ 충무로뮤지컬영화제


말이 350만이지, 작년 12월 개봉해 올 봄까지 신드롬을 낳았던 뮤지컬영화 <라라랜드>의 영향력은 강력했다. 한국은 물론 전세계 영화인들과 대중들에게 뮤지컬영화의 존재 이유와 가치를 설파하고 공감시키기에 충분했다. 올해로 2회째를 맞는 충무로뮤지컬영화제에게 있어 이 <라라랜드>는 하나의 운명과도 같았다.

재작년 프리페스티벌( 관련기사 : 50여년 전 화면 보며 배우들이 직접 연기하는 영화?)과 작년 1회 영화제(관련기사 : 뮤지컬영화 붐 꿈꾼다, 제1회 충무로뮤지컬영화제)를 성공리에 마친 충무로뮤지컬영화제.

이 특별한 영화제가 오는 22일 개막 공연인 댄스컬 <올 댓 포시> 공연과 한국 최초로 무성영화 전편을 오리지널 재즈 라이브와 함께 상영하는 개막작 <시카고 1927> 상영과 함께 오는 30일까지 충무아트센터 대극장과 중극장, CGV명동역 아트하우스 1관, DDP 어울림 (야외)광장과 메가박스 동대문 등에서 열린다. 

영화제 준비에 한창인 김홍준 감독을 지난 12일 충무로아트센터에서 만났다. 일종의 집행위원장과 프로그래머의 겸직이라 할 수 있는 '예술감독'인 그는 "프리와 1회까지 검증됐던 섹션들을 확정하는 플랫폼 단계를 넘어 올해는 자체 기획 역량을 키우는 해"라며 영화제 개괄에 열심이었다.

제2회 영화제 전반에 영향을 미친 <라라랜드>와의 인연(?)이나 각 프로그램과 개별 영화를 소개하는 대목에서 눈이 반짝이고 말이 빨라지는 김홍준 예술감독의 모습에서 천상 '시네필'로서의 면모가 저절로 품어져 나왔다. 과연 1990년대 부천국제영화제의 초창기와 전성기를 이끌었고, 2007년 충무로국제영화제의 산파 역할을 했던 그 모습 그대로라고 할까.

더욱이 <정글스토리>로 데뷔한 감독이자 한국예술종합학교 영화과 교수로서 그 누구보다 달변이라 할 수 있는 김홍준 감독이 전하는 뮤지컬영화제에 대한 애정이나 한국 문화계 전반에 대한 고견들은 분명 경청할 만한 내용이었다. 그와의 인터뷰를 2회에 걸쳐 싣는다. 아래는 그와 나눈 일문일답이다.

"불모지이기 때문에 뮤지컬영화제를 해야 했다"

 영화제 준비에 한창인 김홍준 감독을 지난 12일 충무로아트센터에서 만났다. 일종의 집행위원장과 프로그래머의 겸직이라 할 수 있는 '예술감독'인 그는 "프리와 1회까지 검증됐던 섹션들을 확정하는 플랫폼 단계를 넘어 올해는 자체 기획 역량을 키우는 해"라며 영화제 개괄에 열심이었다.

영화제 준비에 한창인 김홍준 감독을 지난 12일 충무로아트센터에서 만났다. 일종의 집행위원장과 프로그래머의 겸직이라 할 수 있는 '예술감독'인 그는 "프리와 1회까지 검증됐던 섹션들을 확정하는 플랫폼 단계를 넘어 올해는 자체 기획 역량을 키우는 해"라며 영화제 개괄에 열심이었다. ⓒ 충무로국제영화제


- 뮤지컬국제영화제? '뮤지컬+영화제?'라는 시각이 여전히 존재하는 것이 사실이다.
"영화제 시작 땐 다들 회의적이었다. 뮤지컬영화가 실제로 많지 않은데 어떻게 영화제를 할 수 있는고. 돌이켜보면, 우리가 시류에 영합한 게 아닌데 오해를 받을 만큼 운이 좋았다. 어쨌든 지금의 해답은 영화제는 정답이 없다고 생각한다. 영화제를 조직하고 만드는 재미 중 하는 단점을 장점으로 만들 수 있다는 거다.

가령 부천의 경우도 지금은 영화의, 문화의 도시가 됐지만, 처음엔 '불모지에서 왜 영화제를 하느냐'고들 했다. 거꾸로 불모지이기 때문에 영화제를 해야 했던 거다. 뮤지컬영화가 많지 않은데 왜 영화제를 하느냐에 대한 답은, 그렇기 때문에 뮤지컬영화제가 필요하다는 거다." 

- 그럼에도 뮤지컬영화란 장르에 대한 이해나 인기가 높진 않다. 홍보도 쉽지 않을 테고.  
"요즘 미장센영화제에 관해 좋은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 미장센이 생길 때만 해도 대부분의 단편이나 학생 영화들은 장르영화에 대한 관심이 상대적으로 미비했다. 영화제에서 상을 받고 제작지원을 받는 게 드물다 보니 자주 안 만들어지고. 그런데 감독들이 의기투합해서 영화제를 만들었다. '장르의 상상력'이란 슬로건 자체가 지금은 정착이 됐지만 처음엔 되게 신선했다. '아, 단편영화가 장르영화를 할 수 있다는 거야?' 같은 상상력이 필요한 시기였거든.

이제는 학교에서 영화를 가르치다 보면 예술영화적인 단편이 없어서 문제다(웃음). 또 나홍진 등 감독들도 발굴되고, 그들이 또 심사위원으로 돌아오는 선순환 구조도 생기고. 즉, 관심이 없으니까 안 만들어지고 안 만들어지니까 관심이 없던 악순환이 미장센영화제를 촉매로 선순환 구조로 바뀐 거다. 뮤지컬영화제가 필요한 이유도 단적으로 말하자면 그 미장센 영화제에 없는 유일한 장르가 바로 뮤지컬영화이기 때문이다."

- 뮤지컬영화는 수요는 둘째 치고, 공급 자체도 많지 않은데.
"영화제 콘셉트에 맞는 신작들 중에서 훌륭한 영화들을 먼저 보여주는 고전적인 영화제 개념과 우리는 좀 다르다. 프리미어 개념보다 뮤지컬이란 개념이 먼저다. 그래서, 신작이건 뮤지컬에 연관된 영화건 프리미어 여부로 서열이나 우열을 가리지 않겠단 생각이다. 뒤집어 말하면 신작 관련은 두 노선이 가능하다. 뮤지컬영화가 워낙 희귀하지 않나.

예를 들어, '전 세계에서 볼 수 있는 뮤지컬영화를 여기서 다 볼 수 있다!'도 가능은 하다. 섭외도 어렵지만, 그러면 함량미달인 영화까지 다 상영해야 한다. 부산이나 부천처럼 영화제 규모가 크고 다양성이 우선이면 그게 필요할지 모른다. 하지만 관객이 10명이 들어도 영화제 콘셉트에 맞으면 상영은 해야 한다. 그게 일종의 영화제의 사회적 기능인 셈이다.

그래서 우리는 상영 편수가 적으니 소수정예로 갔다! 대신 '그 해 확실한 테마를 만들어 보자'고 했다. 작년엔 1회니까 여러 가지 다양한 시도를 해 봤다. 2회는 클래식 섹션이나 '트윈픽스'도 그렇고 굉장히 다양했다. <라라랜드>까지 이른바 '빅3'를 다 볼 수 있고. 내부에선 '감독님, 올 해 다 트면 내년엔 뭘 트나요' 그랬다. 그래서 농 반 진 반으로, '내년이 없다고 생각하고 올해 몽땅 다 틀자. 내년엔 내년의 해가 뜨겠지' 그랬다(웃음)."

'열일'한 <라라랜드>

 <라라랜드>의 이미지로 수놓은 제2회 충무로뮤지컬영화제의 다양한 '굿즈'들과 카탈로그.

<라라랜드>의 이미지로 수놓은 제2회 충무로뮤지컬영화제의 다양한 '굿즈'들과 카탈로그. ⓒ 하성태


- 영화제 트레일러부터 상영은 물론 '굿즈'까지 <라라랜드> 일색이다.
"작년과 올해 사이 영화제 준비하는 과정에서 <라라랜드>가 딱 와줬다. 우려먹는다는 소리도 들을 수 있지만, 뮤지컬영화제가 <라라랜드>를 상영하면 안 하면 어디서 상영하겠나. 그래서 일찌감치 섭외를 끝냈다. 대신 잘 준비해 보자. 우리가 '싱어롱'(함께 노래 부르는)상영의 표준을 보여 주겠다 그랬지. 충무아트센터 대극장이 환경이 좋다. 1층만 700석 가깝다. '덕후'들이 마음 놓고 '떼창'을 할 수 있지 않을까.

그래서 <라라랜드>가 자연스럽게 테마가 됐고, 이를 흥미롭게 보여주는 방식을 고민하면서 '싱어롱'도 재밌게 하고, 야외에서도 상영하고. 또 작년에 플래시 몹과 코러스를 해줬던 서울종합예술학교 학생들이 <라라랜드>의 코러스를 해 줄 거다. 상영도중 한글자막이 노래방 자막으로 변하는 것도 당연하고.

또 <라라랜드>가 새로운 감성을 담고 있지만 그 안에 뮤지컬영화의 고전적인 레퍼런스도 많지 않나. 모르고 봐도 좋지만 알고 보면 또 다른 재미가 생기고. 그렇다면 우리 클래식 섹션의 메인 콘셉트도 <라라랜드>의 레퍼런스 영화들로 가 보자. 영화제 프로그램끼리 주고받는, 잘난 체 하는 표현으로는 상호텍스트성을 갖는 거고. 

<라라랜드>가 있어서 올해 프로그램 절반이 가능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굿즈'도 <라라랜드>로 다 밀었다. 참고로 판매는 못한다(웃음). 할리우드 영화고, 히트까지 하니까 이게 굉장히 까다롭더라. 수입사로보터 상영과 영상의 일부 사용은 홍보용으로 사용 허락을 받았는데, 상품화하는 건 다른 문제라서 이벤트용으로 증정만 한다. 이 이벤트용 굿즈들의 운명은 앞으로 어떻게 될지 나도 모르겠다(웃음)."

- <라라랜드>가 충무로에 와서 '열일'하는 모습이다(웃음).
"그럴 수밖에 없는 게, 우리 영화제 특징 중 하나가 중구민들의 참여가 매우 높다. 영화제 초반엔 지역민들이 외면하거나 적대감을 보이곤 한다. 다른데 돈 쓸데 많은데 영화제에 왜 돈을? 이런 시각이 아직 존재한다. 우리도 각오 했고. 헌데 구민들이 1회 때부터 호의적이고 반응도 좋다. 이유를 생각해 보니 뮤지컬이란 장르 자체가 사람을 기분 좋게 만드는 면이 있더라.

흔히 영화제 영화 관람 후에 관객들이 우울하게 돌아가기도 한다. 영화들이 심각하니까. 하지만 우린 다르다. 보고 나서 기분 좋게 돌아가신다. 뮤지컬 좋아하는 사람은 원래 좋아하니까 좋아하고, 생소했던 사람들은 영화제가 동네에서 하니까 긴가민가하면서 왔다가 기분 좋게 돌아가신다. 가족 단위로도 볼 수 있고. 2회는 자연스레 그런 점을 감안할 수밖에 없었다.

시네필들만을, 뮤지컬 마니아들을 위한 영화제 단계는 아직 아니니까. <라라랜드> 속 레퍼런스가 아니더라도 대중들이 좋아할 만한, 상식적이라 할 수 있는 <사랑을 비를 타고>나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쉘부르의 우산>도 다 상영한다. 흥미로운 건, 고전 영화에 대한 향수 같은 게 관객들에게 강하게 남아 있더라. 올드팬들이 요즘 재개봉영화의 흐름에서 소외돼 있다고 생각하는데, 뮤지컬영화제의 고전들은 그 이전 세대들의 향수까지 흡수할 수 있다고 본다."

- 전반적으로 영화제가 관객들을 세심히 신경 쓴다는 인상이다. 그러려면 예산도 중요한데.  
"예산은 10억 원 미만이다. 작년보다 줄었다. 상설 사무국도 없고, 예산만 보면 정말 쉬운 게 아니다. 결국 누수를 줄여야 한다. 공연이나 기획행사가 많기 때문에, 부대 행사만 모아 봐도 하나의 공연축제처럼 보일 거다. 10억 미만이지만 체감은 더 큰 영화제가 될 거다. 그 만큼 한 편 한 편이 큰 영화제의 섹션 하나라 생각하면 맞다. 영화의 무게나 의미에서.

또 우리 영화제가 모든 것이 소수정예다. 요즘 든 생각인데 새로운 영화제 형식을 만들겠다, 기존 영화제의 대안을 제시하겠다, 큰소리를 빵빵 쳤는데, 그건 한 마디로 '아날로그'식으로 영화제를 하겠다는 거였다. 굿즈든 영화 상영이든, 하나하나 사람들의 손이 많이 갔다고 할까? 실제로 그렇게 하고 있고 그런 느낌을 받았으면 좋겠다. 돈을 많이 들였다거나 스타들이 많이 온다거나, 그런 게 아니라 조촐하긴 하지만 세세하게 공을 들인 소수정예.

사실, 충무로뮤지컬영화제는 영화제가 아니다. 영화라는 콘텐츠로 뭘 할 수 있느냐를 보여주는 공연축제이기도 하다. 뮤지컬영화제가 뮤지컬이라는 장르영화제의 필요성에 의해서 만들어지기도 했지만, 이 영화제는 충무아트센터가 있어서 가능했다. 공연예술의 인프라와 네트워크를 가지고 있으니까. 실제로 우리가 공연할 때 예산 낭비 없이 최고의 인력을 효율적으로 확보하고, 그들이 활약할 수 있다는 게 중요하다.

예컨대, 대극장에서 하는 개막작 <시카고>도 '조윤성 세미-심포닉 앙상블'이 라이브로 연주한다. 인프라가 없는 영화제에서 한다면 불가능 한 거다. 우리는 적어도 들이는 예산만큼, 그보다 더 퀄리티를 보장 받을 수 있다. 연관해서 작년엔 충무아트센터란 대형 극장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 예산 때문이 아니라 일정 때문에. 이미 예정된 대형 뮤지컬의 일정과 맞춰야 하니까. 올해는 대극장을 훨씬 더 잘 활용할 수 있을 거라 자부한다."

- 말 나온 김에, 공연 부문은 어떤가.
"작년엔 소규모로 미미 시스터즈와 하림이 함께 했던 '청춘 쌍곡선'이 있었고, <청춘의 십자로>는 기존 공연을 우리가 초청한 형태였다. <이국정원>도 마찬가지였고. 올해 공연은 다 우리의 자체 기획제작이다. 제대로 된 노하우를 쌓아보자 싶어서 중극장 뮤지컬을 기획했다. 야외에서도 하고. 타이밍이 잘 맞는 게 <라라랜드>가 있어서 뮤지컬영화의 존재 이유에 대해 누구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게 됐다. <라라랜드>? 아, 그게 뮤지컬이지."

고심의 흔적들 

 제2회 충무로뮤지컬영화제 김홍준 예술감독.

제2회 충무로뮤지컬영화제 김홍준 예술감독. ⓒ 충무로국제영화제


- 근본적인 질문은 이거다. 영화계와 뮤지컬의 경계는 분명하다. 관객들이나 내부 인력 모두. 이를 하나로 조합시키는 것이 충무로영화제의 관건 중 하나일 거 같다. 
"관객 면에서 우리 영화제가 홍보도 덜 됐고 연륜이 짧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시네필이나 기존 영화제 팬들보다 아직 뮤지컬 관객들의 관심과 참여가 더 크다. '트윈픽스' 섹션 참여가 높았던 것도 뮤지컬 공연도 보고 영화도 관람할 수 있어서고.

폐막작으로 <레미제라블> 공연 실황을 충무아트센터에서 상여하는 것도 파격적이지 않나. 영화제에서는 보통 공연영상을 영화라고 생각하지 않으니까. 영화하는 사람들에게 일종의 메시지일 수 있다. 영화제가 이런 작품도 폐막작으로 선정한다는. 충무아트센터에서 관람하면 진짜 공연을 보는 것처럼 정말 좋다. 특히 사운드가. 또 극장 자체가 주는 아우라가 있어서 일반영화를 보는 것과 다르다. 그래서 뮤지컬 팬들이 더 움직이는 거고. 

이번 밥 포시 특별전은 시네필들을 영화제에 끌어 올 수 있는 방법이 뭘까 생각하다 떠오른 거다. 올해가 탄생 90주년이기도 하고. 사실 영화제마다 다 언급할 줄 알았는데 우리만 하고 있더라(웃음). 아, 뮤지컬이 상대적으로 이렇게 관심 밖이구나(웃음). 밥 포시가 뮤지컬계에서도 낯익은 이름이고, 영화 쪽에서도 거장 중 한 명이지 않나. 그래서 양 쪽 팬들을 다 조금 더 끌어올 수 있지 않을까 싶는데. 하지만 그 특별전 표가 가장 잘 안 팔리고 있다(웃음)." 

- 뮤지컬과 영화계를 아우르려는 고심이 큰 것 같다. 
"고백하자면, 나조차 뮤지컬을 막 좋아하지 않았고, 뮤지컬영화를 많이 본 것도 아니다. 그렇다고 뮤지컬영화제 예술감독이 된 이후에 열심히 보러 다니느냐? 그것도 아니다. 변명일 수 있겠지만 너무 많이 봐서 전문가가 되면 안 될 것 같아서. 영화를 열심히 보는 사람들에게 뮤지컬 장르가 논외인 게 사실이다. 공연으로서의 뮤지컬을 좋아한다면 모를까. 우리가 뮤지컬에 대해서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모르고 있는 게 많았다는 생각도 든다.

올해는 관객들이 시네필 쪽으로 외연이 확장되지 않을까 싶다. 무엇보다 든든한 건, 중구민들을 비롯한 시민 참여가 자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생각보다 지역의 베이스가 빨리 만들어진 것 같다. 일단 영화제에 와서 보면 스스로 좋아서 다시 돌아오게 만들어야 한다."

- 그렇다면 양쪽 전문가 집단 쪽은 어떤가. 
"공연계와 영화판에 사실 인적교류가 없지 않나. 가령 뮤지컬과 영화를 겸하는 배우들은 있지만 그들도 두 현장에서 만나는 인력들은 완전 다르고. 실제로 우리가 공식적으로 세계에서 유일한 뮤지컬영화제다. 섹션만 음악이나 뮤지컬영화를 튼다거나 단발성 기획이나 행사는 있을 수 있지만. 외국에서도 뮤지컬영화제를 안 하는 이유가 있을 텐데 결국 공간 인프라가 있어야 하고, 공연계와의 네트워크도 굉장히 필요하다. 우리도 아직 적극적으로 이뤄진 상태는 아니다.

그래서 우리도 탤런트 M&M처럼 공연 연출가를 초빙해서 멘토링을 받으면서 작은 것부터 참여시켜 나가는 거다. 결국 문화의 차이라는 것은 만나서 극복해야 한다. 뮤지컬영화제가 영화인들에게는 뮤지컬 쪽 행사로 느껴지고, 뮤지컬하는 분들에게는 영화계 행사로 느껴지는 건 지금으로서는 어쩔 수 없을 것 같다. 그러나 호의를 가진 분들이 늘어날 때 영화제가 대중적 기반을 가지고 성공하면 자연스레 끌어 들일 수 있을 거다. 

하지만 한두 명의 스타를 간판으로 끌어들인다거나 당장 거창한 프로젝트를 선보이는 건 제 스타일은 아닌 것 같다. 우선 대중적인 기반이 있으면 산업이나 업계는 자연히 따라오는 거고, 실제로 제가 부천에서 초창기에 경험한 것도 그렇고. 그런 것이 프로그램, 극장, 공연, 제작지원 같은 것에 이것이 하나의 철학으로 깔려 있는 거다. 모든 사업의 우선 결정 순위에도 영화와 뮤지컬의 교류를 가장 중요한 가치로 깔고 있다."

- 워낙 분위기가 다르기도 하고, 뮤지컬 쪽에서는 영화계 인사인 김홍준 감독이 주도하는 영화제로 느껴질 수도 있겠다.
"정확히 말하면 충무아트센터가 주도하는 거고, 영화인들은 영화제이기 때문에 힘을 실어 준다고 할 수 있다. 뮤지컬 업계는 참여하고 싶은 분들이 향후 더 참여하면서 규모가 좀 더 커지지 않을까 싶고. 그래서 조직적인 연결을 해보려는 생각도 있다. 그것이 행사일 수도 있고, 뮤지컬 연합회 같은 조직적인 차원일 수도 있고. 

앞서 언급한 스타마케팅은 단기적인 처방 같다. 양날의 칼일 수 있다. 대중적인 관심을 끌고 기사가 나가는 가시적인 효과는 있지만, 거기에 들어가는 노력과 시간, 비용을 생각하면 크게 효율적이지 않을 수 있다. 특히 우리는 인력 자원이 한정도 있어서 그런 스타마케팅에 소진되는 건 적절치 않은 것 같다."

김홍준 충무로국제영화제 라라랜드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기고 작업 의뢰 woodyh@hanmail.net, 전 무비스트, FLIM2.0, Korean Cinema Today, 오마이뉴스 등 취재기자, 영화 대중문화 칼럼니스트, 시나리오 작가, 각본, '4.3과 친구들 영화제' 기획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