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라이어 게임> 스틸컷

tvN <라이어 게임> 스틸컷ⓒ CJ E&M


|오마이스타 ■취재/이미나 기자| "마지막 회 하우진(이상윤 분)이 등장하는 장면에서 '스타일이 달랐으면 좋겠다'고 쓰긴 했는데, 그 와인색 코트와 흰 터틀넥을 보고 좀 놀라긴 했어요. 하지만 또 그런 아쉬움이 있어야 추억도 되고 하는 거겠죠. (웃음) 조달구(조재윤 분)의 경우엔 제이미(이엘 분)와 티격태격했지만 어느 정도 정도 쌓였을 거고, 제이미도 남다정을 통해 변하면서 두 사람이 가까워질 수 있지 않을까 싶었어요. 처음엔 제이미가 가게 문을 여는데 주류 도매업자가 된 조달구가 대신 (셔터를) 올려주는 장면도 생각했죠."

tvN <라이어 게임>은 게임에서 살아남은 남다정(김소은 분)이 평범한 삶으로 돌아가고, 제이미와 조달구도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것으로 끝이 났다. 이와 함께 강도영(신성록 분)이 정체를 알 수 없는 집단에 끌려가 새로운 라이어 게임의 사회자가 되고, 참가자들 틈에서 하우진이 등장하기도 했다. 류용재 작가는 "새 시즌과는 상관없이 '어디선가 라이어 게임이 다시 시작됐고, 성장한 하우진이 다시 들어가 활약하고 있겠구나'라는 느낌을 주는 게 드라마의 세계관을 넓히는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그래도 "시즌 2를 하고 싶은 마음을 굴뚝같다"는 그다. L컴퍼니에 얽힌 이야기, 사무국의 정체 등 거둬야 할 '떡밥'도 아직 차고 넘친다. 배우들의 마음도 같다. "마지막 촬영장에 갔는데 배우들이 시즌 2에 쓸 만한 아이디어를 이야기하고 있더라"는 류 작가는 "제작발표회 때 '시즌 10까지 만들겠다'고 했지만 그건 농담이고, 다음 시즌을 만든다면 얼마든지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은 있다"라며 "다만 시즌 1만큼의 고민과 설득력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결코 쉬운 작업은 아닐 것 같다"고 털어놨다.

결국 류용재 작가가 이야기하고 싶었던 건 '믿음'이다. "남다정 같은 사람만 세상에 있다면, 그렇게 살아도 문제없을 것"이라고 입을 연 류용재 작가는 "실제론 그렇지 않기 때문에 하우진은 '그렇게 살면 안 된다'고 하지만, 그럼에도 남다정 같은 사람들이 잘 살 수 있는 세상이 온다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그렇다고 무조건적인 믿음을 가지라는 교훈을 주고 싶었던 건 아니다. 류 작가는 "'믿기 위해 의심한다'는 원작 속 말이 그래서 좋았다"고 했다.

 tvN <라이어 게임> 스틸컷

"하우진과 남다정이 함께하면서 서로의 부족한 점을 극복하고, '정반합'으로 성장하게 되는 게 중요하다고 봤어요. '우리가 타인을 믿으려는 마음도 그런 시험을 거쳤을 때 더 견고해지지 않을까'라는 생각이었죠."ⓒ CJ E&M


"처음 남다정은 아무런 의심 없이 상대방을 믿었죠. 하지만 정말로 그 사람을 믿기 위해 의심해 보고, 상대방이 속일 수 있다는 걸 알고도 믿는다면 세상에 긍정적인 변화를 줄 수 있지 않을까 싶었어요. '큰 시험을 통과한 믿음'일 테니까요.

하우진이 철저한 이성만으로 답을 내놓는다면 강도영의 게임에 말려들어 이길 수 없었을 거예요. 그리고 10억 게임 때의 남다정이라면 사람에 대한 배신감을 느끼고 후회하며 게임에서 떨어져 나갔겠죠. 하지만 두 사람이 함께하면서 서로의 부족한 점을 극복하고, '정반합'으로 성장하게 되는 게 중요하다고 봤어요. '우리가 타인을 믿으려는 마음도 그런 시험을 거쳤을 때 더 견고해지지 않을까'라는 생각이었죠."

"성장한 하우진처럼, 나도 한 단계 더 나아가야 할 것 같다"

작품 외적인 곳으로 눈을 돌려 보자. '드라마를 통해 얻은 것'을 묻자 류용재 작가는 "드라마를 계속 써도 좋다는 허락을 받은 것 같다"고 했다. "사실 데뷔작인 <개와 늑대의 시간>은 얻어걸리다시피 했던 작품"이라는 류 작가는 "그 후로 '내가 드라마를 써도 되나?'라는 확신이 없었다. '내 세계관을 작품으로 내놓지 못하면 작가로서 존재하지 못한다'는 생각에 위기감과 불안감도 있었다"고 말했다. 2년 반 동안 지지부진했던 <라이어 게임>을 붙잡고 있으면서 '이걸 내놓을까 말까'라는 고민도 많았지만, 결국 모든 것이 한 번에 사라졌다.

"'이게 마지막이다'이라는 생각으로 tvN에서 방영한 건데 제가 표현하려는 대로 잘 나왔죠. 그러면서 '다음 드라마를 써도 좋다'는 허락을 얻었다고 생각해요. 뿐만 아니라 이번과 같은 스태프, 배우들과 함께 작업했다는 경험을 얻은 것도 그 자체로 큰 의미예요. '내 경험이 부족하다'는 걸 느낀 때가 많았어요. 어설프거나 모자란 장면들이 많았는데도 감독님과 배우들이 잘 살려줬죠. '다음부터는 더 잘 써야겠다'는 생각도 많이 했어요."

 tvN <라이어 게임> 스틸컷

"<라이어 게임>만 해도 대본을 쓰면서…'내가 이걸 돈 받고 해도 되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치유'라고 하긴 뭣하지만, <라이어 게임> 대본을 다 쓰고 작업실에 앉아 있으려니 허탈한 마음도 들더라고요. 처음엔 그렇게 빚진 것 같고 도망가고 싶었는데…."ⓒ CJ E&M


"심정적으로는 남다정이 아니라 내가 5억 빚을 진 기분이었다"는 류용재 작가는 이제 한결 홀가분해 보였다. 큰 숙제를 해치웠지만, 이제 더 큰 숙제가 남아 있다. 인터뷰 말미 그는 자신의 '우물'을 언급했다. "실제로 어린 시절 어머니를 잃고 어머니의 죽음을 따져 묻고 싶었던 마음이 있었다"는 그는 "그렇게 내 삶에서 메워지지 않았던 구멍 같은 걸, 작품을 쓰면서 들여다보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고백했다. <라이어 게임>의 하우진이, <개와 늑대의 시간>의 이수현(이준기 분)이 결국 그의 분신이었던 셈이다.

하지만 이제 류용재 작가는 "하우진과 남다정이 라이어 게임을 통해 성장했듯이 나도 이 트라우마에서 벗어나 한 단계 더 나아가야 할 것 같다"고 말한다. 앞으로 좀 더 많은 글을 쓰고 싶다는 결심과 각오의 표현이기도 하다. 그는 "지금까지는 책상머리에서 쓴 대본이라고 생각하고 앞으로는 좀 더 현실과 부딪히면서, 사람들을 통해서 이야깃거리를 얻고 성장하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결국 한 가지 이야기를 다른 방식으로 하고 있었던 것 같아요. 그동안 제가 쓴 걸 보니 주인공이 계속 어머니의 복수를 하고 있더라고요. <라이어 게임>만 해도 대본을 쓰면서…'내가 이걸 돈 받고 해도 되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치유'라고 하긴 뭣하지만, <라이어 게임> 대본을 다 쓰고 작업실에 앉아 있으려니 허탈한 마음도 들더라고요. 처음엔 그렇게 빚진 것 같고 도망가고 싶었는데…. (웃음)

어느 순간 자기 복제를 하고 있다든지, 내 속의 우물물이 바닥났는데도 '계속해야지'라고 생각하는 순간이 올 것이라 생각해요. 다음 작품부터 무작정 새로운 것에 도전하겠다고 말한다면 거짓말이 되겠지만, 이젠 일부러라도 눈을 돌리려 해요. 이상윤씨에게 '다음에 같이 작품을 한다면 더 좋은 작가가 되어 있겠다'는 내용의 문자를 보낸 것도 같은 의미예요. 그래도 삶이 변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또 새로운 의제들이 나오지 않을까 싶어요."

=== '라이어 게임' 류용재 작가 인터뷰 관련 기사===

[인터뷰 ①]"원작에 일본 드라마 있는데도 '라이어 게임'한 것은..."
[인터뷰 ②]"'라이어 게임' 시즌 2? 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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