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족구왕' 황승언인터뷰에서 자신이 처음으로 맡은 주연 작품에서 어떤 느낌이었는지 자세하게 들려줬다.
구민승
- 첫 주연을 하게 되었을 때의 느낌은 어땠나요? "감독님이 안나 역을 계속 못 찾고 있다가 우연히 제가 감독님이 생각하고 있는 이미지랑 비슷했는지 미팅을 하고나서 하루 뒤에 바로 캐스팅이 되었어요. 캐스팅 되고나서 1주일 만에 촬영을 시작해서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이 짧았어요. 그러다보니 안나라는 역할에 대해서 캐릭터 분석이 부족했던 것이 아쉬움으로 남아요. 감독님과 많은 얘기를 한 뒤에 촬영에 들어갔으면 제가 더 깊이 있게 표현할 수 있었겠지만, 짧은 시간이라서 저의 연기력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 것 같아서 아쉬워요.
다음에는 영화를 찍을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면 주어진 역할에 대해서 준비를 열심히 해서 더 좋은 연기력으로 대중들에게 다가갈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래도 <족구왕>을 찍다가 안나라는 역할에 대해서 녹아들 수 있었던 것은 좋은 것 같아요."
- 영화 속 나와 실제의 나의 모습의 차이점은?"영화 속의 주인공 안나는 하고 싶은 말을 대놓고 다하는 스타일이라면, 저는 보기와는 다르게 소심한 면도 있고, 생각이 많아서 많은 생각을 하고 말을 하는 것 같아요. 하지만 한번 욱하면 최고의 독설가가 되기도 하죠.(웃음)
옛날에 제 친구에게 안 좋은 일이 생겼어요. 친구가 많이 힘들어해서 주위의 다른 친구들은 그 친구에게 충고를 하는 것이 상처가 될까봐 위로만 해줬는데, 저는 그 친구에게 직설적으로 현실을 얘기해준 적이 있어요. 시간이 한참 지나서 그 친구가 말하길, 처음에는 제가 너무 직설적으로 말해서 상처를 받았지만, 시간이 지나고 생각해보니 그때 제가 그렇게 말해줘서 올바르게 잡을 수 있었던 것 같다고, 고맙다고 얘기하더라고요. 정말로 친한 친구였기 때문에 오히려 그런 말을 할 수 있었던 것이지 처음 보는 사람한테 그러지는 않으니 무서워하지 말아주세요.(웃음)"
"대작은 아니지만 소소한 공감대가 매력적인 <족구왕>"- 이번에 새로 개봉하게 될 <족구왕>을 소개해주세요."아무 생각 없이 오셔서 크게 웃고 가셨으면 좋겠어요. 최근의 <군도> <명량> 등 블록버스터급 영화처럼 화려한 배우가 나오거나 스케일이 크지는 않지만, 그 어떠한 영화보다 유쾌한 영화가 될 것이라고 믿고 있어요. 재미있고 추억을 되살릴 수 있는 영화이기 때문에 부담 없이 영화 보러 오셔서 한바탕 크게 웃고 보고 가셨으면 해요.(웃음)"
- 올여름 유독 대작들이 많이 나왔는데 흥행에 대한 부담감은 없나요?"개봉관 자체가 많지 않다는 게 걱정이 되긴 하지만, <족구왕>의 매력을 대중들이 알아주길 바라고 있어요. 대작 영화들이 갖추지 못한 소소한 공감대가 오히려 대중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어요. 정말로 매력적인 영화거든요."
- 영화 속 에피소드가 있다면?"장편 영화임에도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찍은 게 아니라, 한 달반 만에 영화를 완성시켜야 해서 우여곡절, 참 많은 일들이 있었어요. 특히 캠퍼스, 강의실 같은 교내에서의 촬영은 돈을 내고 빌리는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눈치 보면서 짧은 시간 안에 촬영을 마쳐야 했어요. 그렇다보니 이래저래 많이 힘들었던 것 같아요.
어쩔 때는 도둑촬영을 해가면서...(웃음) 그나마 도둑촬영이라도 할 수 있었으면 다행인데, 한국예술종합학교는 정해진 시간이 되면 불이 다 꺼지더라고요. 그래서 너무 아쉬웠던 강의실 장면이 있었는데, 정말 그 부분만 재촬영하자고 조르고 싶었을 정도예요. 근데 끝나고 나니 다 추억이더라고요. 상업영화들처럼 제작환경이 좋았던 것이 아니었지만, 오히려 그래서 더 끈끈해 질 수 있었던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