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요셉 어메이징>에서 요셉으로 출연하는 배우 손호준.

뮤지컬 <요셉 어메이징>에서 요셉으로 출연하는 배우 손호준. ⓒ 라이브앤컴퍼니


배우 손호준은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94>의 해태 역으로 사랑 받으며 데뷔 10년 만에 빛을 봤다. 최근에는 뮤지컬 <요셉 어메이징> 요셉 역에 캐스팅 돼 공연 중인 그는 지난 14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지금은 잡혀 있는 작품이 많은데, 예전에는 10년 동안 일이 없었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인터뷰 1편( '해태' 손호준, 뮤지컬에서도 전라도 사투리를? )에 이어 그의 이야기를 담는다. 

- <응답하라 1994>가 이만큼 폭발적인 인기를 얻으리라고 예상했나.
"전작 <응답하라 1997>이 잘 되어서 이번 작품이 잘 될 거라는 기대를 한 게 아니다. 저뿐만 아니라 모든 배우가 '응사가 잘 될 거야' 혹은 '빵 뜰 거야'라는 생각은 단 한 번도 하지 않았지만, 배우가 읽어보아도 드라마 대본 자체가 너무 재미있었다. 매회 만화책을 읽는 심정으로 대본을 기다렸다. 하도 재미있어서 이 대본을 배우들이 잘 표현할 수 있을까를 걱정해야만 했다. 배우들이 연기에 대한 고민을 먼저 하다 보니 작품이 잘 나온 게 아닌가 싶다."

- 순천에서 프리 허그를 했다.
"순천 분들이 SNS로 응원 메시지를 많이 보내오는 등 드라마 속 해태를 많이 사랑해주셨다. 드라마 끝내고 감사 인사드리러 내려가려고 했는데 그렇게 많이 올 줄은 꿈에도 몰랐다. 프리 허그 당시 3천 명의 인파가 몰렸다. 버스 한 대 분량의 경찰들이 인파를 정리하기 위해 현장에 올 정도였다.

선착순 3백 명의 팬에게 프리 허그를 했다. 3백 명 안에 들기 위해 전날부터 24시간 이상 줄을 서서 기다린 분도 있었다. 당일 아침 6시에 온 분도 프리 허그를 할 수 없었다. 원래 오전 11시, 정오부터 프리 허그를 할 계획이었지만 너무 많은 분들이 줄을 서 있어서 일정을 앞당겼다. 팬들이 '이쪽으로 와주세요' '여기 브이 해주세요' 해서 어디를 봐야 할지를 몰랐다. 부끄러워하는 장면이 방영이 안 되어서 그렇지 프리 허그 때에도 너무 부끄러웠다."

- 고아라씨가 연기하는 나정이와 해태의 관계처럼 남녀 사이에 우정이 있을 수 있다고 보나.
"사람마다 다르지만 남녀 사이의 우정은 없다고 생각한다. 만일 둘 중 하나가 이성 친구에게 호감이 있을 때 우정으로 남으려면 호감이 있는 쪽이 상대방에게 끝까지 표현하지 않아야 한다."

- 해태는 첫사랑과 결혼에 골인한다. 손호준씨 입장이라면 해태처럼 첫사랑에게 다시 다가설 수 있겠는가.
"'남자는 첫사랑을 가슴에 묻지만 여자는 지금 사랑하는 사람이 첫사랑이다'라는 말이 있다. 저 역시 첫사랑이 가슴 속에 있다. 첫사랑에 대한 기억은 제대로 된 기억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첫사랑은 사람들의 가슴 속에서 포장되기 마련이다. 예쁘고 좋은 기억만 되새기려고 하는 게 첫사랑이다. 사람들이 첫사랑과 이어지지 못하고 헤어지는 데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첫사랑을 다시 만나도 헤어진 이유가 반복될 수 있다. 현실적인 문제로 돌아오면 아름다운 첫사랑의 기억마저도 사라질 거다. 이런 이유로 첫사랑은 가슴에 묻는 게 맞다."

"어려운 시절 만난 유노윤호, 지금도 가족처럼 지내"

 "배우를 하지 않았으면 무얼 했겠느냐는 질문을 하는 이들이 많다. 배우를 그만두려는 생각은 무명 시절에 단 한 번도 해보지 않았다. 만일 배우가 아니었다 해도 배우를 준비하고 있었을 거다."

"배우를 하지 않았으면 무얼 했겠느냐는 질문을 하는 이들이 많다. 배우를 그만두려는 생각은 무명 시절에 단 한 번도 해보지 않았다. 만일 배우가 아니었다 해도 배우를 준비하고 있었을 거다." ⓒ 라이브앤컴퍼니


- 무명 시절이 길었다.
"작품에 대한 열정이나 배우라는 직업에 대한 즐거움은 무명 시절이나 지금이나 똑같다. 무명 시절에는 금전적으로 많이 힘들고 추웠다. 친구 집에 종종 얹혀살았다. 친구가 집에 없고 저 혼자 있을 때에는 친구 집 보일러를 켜는 게 미안해서 보일러 스위치를 잘 누르지 않았다. 무명 시절에 절약하느라고 춥게 지낸 게 습관이 되어서 지금도 따뜻하게 지내지는 않는다."

- 사귀는 사람이 있어야 겨울이 따뜻할 거 같은데.
"연애는 하고 싶다. 하지만 너무 바쁘다. 지금 애인을 만난다 해도 사귈 시간이 부족해서 여성분에게 미안할 거 같다."

- 동방신기 유노윤호씨와 연습생 시절일 때부터 인연이 깊다고 들었다.
"제가 몸담던 극단에 친한 후배가 있었다. 후배와 윤호가 친한 친구 사이여서 셋이 어울리게 됐다. 당시 윤호는 다나씨의 래퍼를 하던 시절이었다. 어려운 시절에 만나서 지금까지 가족처럼 지낸다."

- 무명 시절이 힘들어서 다른 일을 곁눈질하지는 않았는가.
"배우를 하지 않았으면 무얼 했겠느냐는 질문을 하는 이들이 많다. 배우를 그만두려는 생각은 무명 시절에 단 한 번도 해보지 않았다. 만일 배우가 아니었다 해도 배우를 준비하고 있었을 거다. 다른 사람과 비교할 때 '내가 잘 하는 게 뭐지?' 하고 스스로에게 물어보면 연기 외에는 잘 할 줄 아는 게 없었다. 연극을 계속 해서 알고 있는 게 연기적인 지식 외에는 없었다. 작품을 할 때마다 재미있고 연기가 즐거워서 다른 생각을 할 겨를이 없었다."

- 한 가지를 하겠다고 마음먹으면 끝까지 하는 성격인 거 같은데.
"상황에 따라 다르다. 만일 연기 말고 다른 걸 잘 할 줄 아는 게 있었다면 연기 외의 다른 것에 눈을 돌렸을지도 모른다. 연기할 때마다 즐거워서 계속 연기만 할 수 있었다."

- 차기작은 어떻게 되나.
"이정재 선배님과 신하균 선배님, 보아씨와 영화 <백 매치>에 출연한다. 이정재 선배님이 곤경에 빠질 때 도와주는 역할이다. 또, KBS 월화드라마 <총리와 나> 후속작인 드라마 <태양은 가득히>에서 부짓집 아들로 등장한다. 뮤지컬과 영화, 드라마 촬영 세 가지를 병행해야 한다."

손호준 응답하라 1994 요셉 어메이징 유노윤호 해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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