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요셉 어메이징>에서 요셉으로 출연하는 배우 손호준.

뮤지컬 <요셉 어메이징>에서 요셉으로 출연하는 배우 손호준.ⓒ 라이브앤컴퍼니


tvN <응답하라 1994>의 '해태' 손호준은 이 드라마 하나로 10년이라는 무명을 벗을 수 있었다. 눈을 뜨고 일어나 보니 벼락스타가 되어 있었다는 표현이 맞는 배우다. 하지만 그는 무명 시절 가운데서도 연기라는 끈을 끝까지 놓지 않았기에 <응답하라 1994>라는 동아줄을 붙잡을 수 있었고, 설움을 떨쳐냈다. 

요즘 뮤지컬은 스타 마케팅이 있어야 사람들의 시선을 끌 수 있다. <요셉 어메이징>은 일찍이 1990년대부터 스타 마케팅으로 서구 관객의 이목을 집중시킨 뮤지컬이다. 요즘 가장 '핫'한 배우 손호준이 연기하는 이집트 총리 이야기가 궁금하지 않은가. <요셉 어메이징>에 출연하는 <응답하라 1994>의 손호준을 23일 역삼동에서 만났다.

"낯가리는 성격...커튼콜 때 화답하는 것도 부끄러워"

- <요셉 어메이징> 첫 공연(1월 11일)을 마치고 커튼콜 때 애드리브를 할 줄 알았는데 쑥스러워 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태어나서 공연한 첫 뮤지컬이다 보니 긴장을 많이 했다. 너무 긴장해서 첫 공연 전날에 잠을 못 잤다. 머리로는 대사와 가사를 다 기억하는데 무대에서 몸이 기억을 할 수 있을까 하는 부담이 컸다. 스크린이 아닌 관객 앞에서 무대라는 위압감을 이길 수 있을까 하는 걱정 때문에 노래를 다시 되뇌고 동선을 다시 생각하느라 밤을 꼬박 샜다.

등장하기 전에는 무대 뒤에서 얼마나 떨었는지 모른다. 1막에서 환한 조명과 함께 무대로 들어갈 때 머리가 하얘졌다. 머릿속은 하얘졌지만 여유롭게 연기하려고 많은 노력을 했다. 연습한 것보다 실력이 잘 안 나왔다. 너무 미안해서 커튼콜에서 정신적인 여유가 없었다."

- 원래 수줍음이 많은가.
"요새 많이 고쳐졌지만 낯가림이 있다. 친하면 제 모든 걸 보여줄 수 있지만 처음 보는 사람에게는 내성적이라 부끄러움이 많다. 커튼콜 때 많은 분들이 박수하며 환호했다. 하지만 손 흔들고 화답하는 게 너무나도 부끄러웠다. 요즘은 커튼콜 때 쑥스러운 게 나아지고는 있다. 알아보는 분도 많아졌다. 예전 같으면 이것도 쑥스러워 했을 텐데 요즘에는 알아보는 분에게 눈 맞춤도 한다."

- 부끄러움이 많다면 <응답하라 1994> 속 해태가 '연대 전지현' 레인보우 재경씨나 '연대 엄정화' 우리씨와 미팅하는 장면은 어떻게 촬영했나. 연대 엄정화가 하도 요염해서 해태는 마시던 오렌지주스를 주르륵 내뱉기까지 한다.
"여자 아이돌과 연기해서 처음에는 많이 쑥스러웠다. 촬영에 들어가면 손호준이 아닌 해태가 되고, 레인보우 두 분 역시 연대 전지현이나 엄정화로 온 거라서 부끄러움 이전에 연기로 만나 촬영했다."

- 지난 14일 기자간담회에서 완벽주의적인 성향이 있다고 밝혔다.
"완벽하려는 생각은 누구나 다 갖는 게 아닌가. 기왕 할 거면 잘 해야 하는 게 맞다. 내가 내 자신을 볼 때 잘 안 될 때가 있다. 그럴 때 속상하다. 어릴 적부터 완벽하게 일 처리하려는 경향이 있었다."

"'응사' 삼천포와의 애드리브, 서로를 잘 알기에 가능"

 "드라마가 되었든 뮤지컬이 되었든 중요한 건 대사 전달이다. 뮤지컬은 대사 전달을 노래로 해야 하는데 잘 할 수 있을까 의문이 들었고, 걱정을 많이 했다. 뮤지컬이 제게는 좋은 경험이 될 거 같았다."

"드라마가 되었든 뮤지컬이 되었든 중요한 건 대사 전달이다. 뮤지컬은 대사 전달을 노래로 해야 하는데 잘 할 수 있을까 의문이 들었고, 걱정을 많이 했다. 뮤지컬이 제게는 좋은 경험이 될 거 같았다."ⓒ 라이브앤컴퍼니


- <응답하라 1994>를 연상하게 만드는 뮤지컬 속 전라도 사투리는 손호준씨의 아이디어인가 아니면 연출가가 만든 대사인가.
"원래 애드리브는 극 중 파라오 배역이 많이 한다. 제게는 연출가님이 무대에서 무슨 애드리브를 할지 정해주지 않았다. <응답하라 1994> 속 해태를 언급하는데 예상 외로 관객이 좋아했다. 애드리브만큼은 전라도 사투리로 해도 될 거 같아서 전라도 애드리브가 나왔다."

- 애드리브는 순발력이 필요하다. <요셉 어메이징> 속 이집트 왕 파라오는 특별 게스트가 앉아있으면 즉석에서 애드리브를 해야 하는 배역이다. 만일 순발력을 필요로 하는 파라오로 캐스팅 제의가 들어왔다면.
"아직 뮤지컬은 초년생이다. 다음에 뮤지컬을 하더라도 준비를 철저하게 한 다음 무대에 오르고 싶다. 순발력은 상황에 따라, 함께 연기하는 상대방에 따라 다른 거 같다. 성균이 형과 연기할 때도 처음보다 연기하면 할수록 가깝게 지냈다. 내가 이렇게 나오면 성균이 형이 어떻게 나오겠구나 하는 게 보였다. 서로가 서로를 잘 알 때 순발력이 나온다. 순발력이 아무리 있어도 상대방을 모르면 제대로 발휘하지 못한다."

- <요셉 어메이징>에서 애드리브를 치는 것처럼 <응답하라 1994> 찍을 때에도 대본에 없는 애드리브를 했나.
"저와 삼천포를 연기하는 (김)성균 형이 애드리브가 많은 편이었다. 해태는 컴퓨터를 하고 삼천포는 자려고 하다가 싸우는 장면이 있다. 그 장면이 대본에는 '해태와 삼천포가 각자의 사투리로 싸운다'고만 나와 있다. '눈깔을 뽑아서 다마를 치네' 같은 대사의 사례만 적혀 있었다. 원래는 서로 욕하며 싸우는 목소리가 '삐' 처리되면서 영상이 없는 장면이었다. 저랑 성균 형이 애드리브로 싸우는 게 재미있어서 영상으로 나갈 수 있었다."

- 김성균씨는 영화에서 조폭처럼 터프한 역을 주로 맡아는데 처음 드라마에서 호흡을 맞출 때에는 어땠는가.
"낯가림이 있고, 형님이다 보니 맨 처음에는 조심스러웠다. 형이 저에게 많이 다가와주셨다. 형이 술을 좋아하는데 저도 술을 좋아한다. 술 한 잔 하면서 형이 제게 편안하게 대해주었다. 해태와 삼천포가 티격태격하는 역할이기 때문에 형이 정말로 편하게 대해주었다."

- 연극이었다면 극단에서 활동도 해서 무난하게 수락했을 듯하다. 하지만 <요셉 어메이징> 제의를 받았을 때에는 노래도 불러야 하기에 난처했을 법 한데.
"연극이라면 부담이 덜 되었을 거다. 드라마가 되었든 뮤지컬이 되었든 중요한 건 대사 전달이다. 뮤지컬은 대사 전달을 노래로 해야 하는데 잘 할 수 있을까 의문이 들었고, 걱정을 많이 했다. 뮤지컬이 제게는 좋은 경험이 될 거 같았다. 첫 공연이 그렇게 빨리 올라갈 줄은 몰랐다. 발등에 불이 떨어져서 열심히 연습을 했다."

- <요셉 어메이징>에서 마음에 드는 장면이 있다면.
"지독한 흉년을 피해 가나안에 있던 형들이 이집트의 요셉을 찾아오는 장면이 있다. 요셉은 형들을 알아보지만 형들은 요셉을 알아보지 못한다. 요셉이 은잔으로 형들을 테스트한다. 이때 형들이 감옥에 대신 있겠으니 벤자민을 풀어달라고 한다. 이 장면을 연기할 때마다 너무나도 가슴이 아프다. 형들이 제 앞에서 무릎 꿇는 장면에서 연기할 때마다 울컥한다."

*인터뷰 2편( "손호준 빵 떴다? 보일러 끄고 살던 시절도 있어요" )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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