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상블(작품 전체를 위해 힘을 보태는 작은 역할)을 맡은 배우가 단번에 주연으로 발탁되는 경우는 뮤지컬 분야에서 드문 사례다. 그런데 그런 이변 아닌 이변이 이번 <삼총사> 공연에서 벌어졌다. 필자가 관람한 바로 이전 공연에서 앙상블을 맡고 있던 박진우 배우가 이번 <삼총사>에서 주연인 달타냥 역을 맡게 되었다. 단번에 조연도 아닌, 주연을 맡게 된 박진우는 그야말로 남자 신데렐라임이 틀림없다.

남들은 한 번도 서기 힘든 세계 4대 뮤지컬인 <오페라의 유령>과 <미스 사이공>에 두 번이나 발탁된 뮤지컬 배우가 있다. 배우 김아선이다. 또 하나, 김아선의 가족은 뮤지컬계의 드림팀이다. 남편과 동생, 올케가 모두 뮤지컬 배우인데 이름만 들어도 알 법한 배우들이다. 남편은 곽동욱, 동생은 <레미제라블>에 공연 중인 김우형, 올케는 얼마 전에 공연을 마친 <살짜기 옵서예>에 출연한 김선영이니 말이다. <삼총사>를 공연 중인 김아선과 박진우를 충무아트홀에서 만나보았다.

박진우 "학업을 시작한 때가 늦었을 뿐이지 뮤지컬의 전문가가 되고 싶었다. 뮤지컬의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라면 대학원이면 대학원, 유학이면 유학까지 갈 각오가 되어 있었다."

▲ 박진우 "학업을 시작한 때가 늦었을 뿐이지 뮤지컬의 전문가가 되고 싶었다. 뮤지컬의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라면 대학원이면 대학원, 유학이면 유학까지 갈 각오가 되어 있었다." ⓒ 엠뮤지컬


- 앙상블만 맡다가 갑자기 주연으로 수직 발탁이 되었다.

"갑자기 주연을 맡았지만 연출 분이 '주연을 맡았다고 생각하지 마라. 테스트다'라고 말할 정도로 저도 얼떨떨하다. 주연을 맡긴 했지만 주연 배우가 되었다고 말하기엔 조심스러운 게 사실이다." (박진우)

- 첫 데뷔작인 <오페라의 유령>과 <미스 사이공>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 달라.

"뮤지컬을 우연히 시작했다. 우연히 본 뮤지컬 오디션에 붙고 난 후 <오페라의 유령>을 6개월 공연하는 동안 공연을 쉬는 날이 아쉬울 정도로 너무나도 재미있었다. 당시 지인이 <미스 사이공>이 무대에 오르니 오디션에 응시해 보라는 조언을 해줬다.

이 배역을 맡기 위해 간절히 소망하며 이런 다짐도 했다. '동양적인 미를 갖추기 위해 절대 성형수술은 하지 않으리라'(웃음) 간절하게 소망하면 정말로 꿈이 이루어지더라. <미스 사이공> 오디션에 합격한 것이다. <오페라의 유령>은 뮤지컬에 대한 꿈과 계기를 마련한 작품이고 <미스 사이공>은 꿈을 이룬 작품이었음에도 힘들게 공연한 작품이다." (김아선)

김아선 "<미스 사이공>을 맡기 위해 간절히 소망하며 이런 다짐도 했다. ‘동양적인 미를 갖추기 위해 절대 성형수술은 하지 않으리라’(웃음) 간절하게 소망하면 정말로 꿈이 이루어지더라."

▲ 김아선 "<미스 사이공>을 맡기 위해 간절히 소망하며 이런 다짐도 했다. ‘동양적인 미를 갖추기 위해 절대 성형수술은 하지 않으리라’(웃음) 간절하게 소망하면 정말로 꿈이 이루어지더라." ⓒ 엠뮤지컬


- 부부 사이의 연기 조언은 어떻게 하나.

"남편의 모니터를 신뢰한다. 남편은 솔직하고 합리적인 사고를 한다. 잘못된 부분이 있으면 이런 부분이 잘못되었다고 솔직하게 지적할 줄 아는, 똑 소리 나는 남자다. 아내인 저의 공연을 보면서 좋은 말을 해주지 않는다. 객관적으로 지적한다. 아닌 부분이 있으면 솔직하게 지적해 준다. 아내라고 봐주는 일이 없다." (김아선)

- 제일 친한 남편이 지적하면 고마우면서도 한편으로는 13년차 배우인지라 자존심이 있을 텐데.

"남편은 제가 하는 지적을 쿨하게 넘기지만 난 반대로 가끔 꽁하게 받아들인다.(웃음) 꽁하게 보이지 않으려 노력해도 남편 눈에는 꽁한 게 다 들통 난다." (김아선)

- 앙상블에 데뷔한 계기가 궁금하다.

"유치원생 때부터 뮤지컬 배우가 되기로 마음을 단단히 먹었다. 다른 이들이 회사에 입사할 나이인 20대 중반에는 뮤지컬 배우로서의 직업이 직업처럼 느끼지 못할 상황이었다. 뮤지컬을 좋아하기는 했지만 뮤지컬 배우를 직업으로 삼게 되리라곤 생각하지 못할 개인적인 상황이 있었다. 28살까지 영업사원, 텔레마케팅, 편집 디자이너 같은 사회생활을 했다.

그러다가 우연히 음악극을 올리는 와중에 '이 길은 내 길이다'라는 영감을 받았다. 28살 당시 '지금도 늦은 나이가 아니다'라는 조언을 듣고 뮤지컬학과에 진학 후 뮤지컬에 입문해서 지금까지 오게 되었다." (박진우)

- 젊은 시절부터 뮤지컬에 입문한 것이 아니라 사회생활을 하다가 뮤지컬에 입문하게 되었다.

"학업을 시작한 때가 늦었을 뿐이지 뮤지컬의 전문가가 되고 싶었다. 뮤지컬의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라면 대학원이면 대학원, 유학이면 유학까지 갈 각오가 되어 있었다. 그 때 마침 <광화문연가> 앙상블 오디션이 있었고 뮤지컬의 문을 노크한 계기가 되었다." (박진우)

* 인터뷰 ② 김아선과 박진우, "뮤지컬에 이만큼 미쳤다" 로 이어집니다.

김아선 박진우 삼총사 뮤지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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