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펜딩 챔피언' 카타르가 2회 연속 아시안컵 결승에 올랐다.

카타르는 8일 0시(이하 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의 알투마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이란과의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4강전에서 3-2로 승리했다.

이로써 카타르는 하루 전 한국을 꺾은 요르단과 오는 11일 0시 결승에서 격돌한다.
   
5골 주고 받는 난타전, 승자는 카타르

이날 카타르는 4-4-2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아피프-알모에즈 알리가 투톱으로 나선 가운데 아흐메드-파티-가베르-압두리사그가 미드필더로 출전했다. 수비는 와드-알리-멘데스-미구엘로 구성됐으며, 골키퍼 장갑은 바샴이 꼈다.  

이란은 4-2-3-1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원톱에 아즈문, 2선은 고도스-타레미-자한바크시가 뒤를 받쳤다. 중원은 에자톨라히-에브라히미, 포백은 하지사피-칼릴자데-카나니-레자에이안, 골문은 베이란반드가 지켰다. 

이란의 출발이 좋았다. 전반 4분 자한바크시의 롱 스로인 이후 에자톨라히의 헤더가 아즈문에게 전달됐다. 경합 중에 높게 뜬 공을 아즈문이 환상적인 오버헤드슛으로 골로 성공시켰다. 

선제골과 함께 이란이 주도하는 흐름이었다. 하지만 카타르는 전반 17분 동점골을 기점으로 주도권을 빼앗았다. 아피프의 패스를 받은 가베르가 중거리 슈팅을 시도했고, 에자톨라히를 맞으며 포물선을 그린 공이 베이란반드 골키퍼를 넘어서 골로 들어갔다.

1-1로 승부의 균형을 맞춘 카타르는 속공으로 이란 수비를 위협했다. 아피프가 역습 상황에서 슈팅을 시도했지만 골키퍼에 막혔고, 재차 슈팅했지만 골문 위로 떠올랐다.

아피프는 전반 43분 앞선 실수를 만회했다. 화려한 드리블로 이란 수비수 여러명을 제치고 박스 안으로 진입, 오른발 슈팅 시도를 통해 역전을 이끌었다. 전반은 카타르의 2-1 리드로 종료됐다.

이란은 후반 시작하자마자 모하마디, 모헤비를 넣으며 승부수를 던졌다. 이란은 후반 6분 동점으로 갈 기회를 잡았다. 에자톨라히가 슈팅을 때릴 때 문전 앞에서 수비하던 파티의 핸드볼 파울이 비디오판독(VAR) 끝에 페널티킥으로 선언됐다. 키커로 나선 자한바크시가 과감하게 정중앙으로 차넣으며 2-2를 만들었다. 

카타르도 후반 18분 알 하이도스, 살만을 넣은 데 이어 후반 23분 코키, 후반 36분 하템을 투입해 지속적으로 변화를 가져갔다. 이에 반해 이란은 이렇다 할 선수 교체를 단행하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카타르 틴틴 마르케스 감독의 용병술이 적중했다. 하템은 교체해 들어오자마자 결승골을 도왔다. 후반 37분 하템이 페널티 아크 정면에서 슈팅을 시도한 게 운좋게 알모에즈 알리에게 건네졌다. 오프사이드 라인을 절묘하게 빠져나온 알모에즈 알리는 문전 앞에서 침착하게 오른발 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이란은 후반 48분 칼릴자데의 퇴장으로 수적인 열세에도 추가시간 동안 카타르를 쉴 새 없이 몰아쳤다. 경기 종료 직전 자한바크시의 슈팅이 카타르 골대를 강타하는 불운 속에 결국 카타르가 결승행 티켓을 손에 넣었다.

카타르 최고 스타로 떠오른 아피프

이란은 역대 아시안컵에서 세 차례 정상에 오른 바 있다. 하지만 1976년을 끝으로 아시안컵과 인연이 없었다.

3전 전승으로 C조 1위를 차지한 이란은 이번 대회 8강전에서 강력한 우승후보 일본을 제압하며, 4강에 올랐다. 개최국 카타르만 넘는다면 48년 만의 우승에 다가설 수 있었다.

반면 카타르는 2019년 대회 결승에서 일본을 꺾고 사상 최초의 우승이라는 업적을 달성했다. 이 기세를 몰아 자국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돌풍을 노렸지만 세계의 높은 벽 앞에 3전 전패로 대회를 마감했다. 1년 뒤 월드컵에 이어 아시안컵을 개최하게 된 카타르는 대회 2연패를 노렸다.

특히 두 팀은 시작 전부터 신경전을 벌였다. 카타르축구협회(QFA)는 알투마마 스타디움 대신 관중 수용 규모가 큰 알 베이트 스타디움에서 4강전을 진행하자며 AFC측에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란은 칼같이 거절했다.

이란의 압승일 것이란 예상은 빗나갔다. 점유율과 슈팅수에서는 약간 뒤졌지만 경기 운영과 전술면에서 카타르가 앞섰다. 

카타르가 자랑하는 알모에즈 알리-아피프 공격 듀오의 활약이 빛났다. 이 가운데 이번 대회 최고의 스타로 떠오른 아피프는 이란을 상대로 1골 1도움을 기록, 총합 5골로 아이멘 후세인(6골)를 1골차로 추격했다.

이란의 탈락으로 유력한 우승후보로 점쳐진 팀들이 모두 탈락하고 말았다. 가장 고비였던 이란을 넘어선 카타르는 2회 연속 아시안컵 우승에 한걸음 다가서게 됐다.

2023 AFC 아시안컵 4강전
(알투마마 스타디움, 카타르 도하 - 2024년 2월 8일)
이란 2 - 아즈문(PK) 4' 자한바크시(PK) 51'
카타르 3 - 가베르(도움:아피프) 17' 아피프(도움:파티) 43' A.알리(도움:하템) 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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