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하나 시티즌이 K리그 1 난적 포항 스틸러스를 상대로 아쉬운 무승부를 거두며 승점 1점을 추가하는데 그쳤다.
 
11일 대전 월드컵 경기장에서 펼쳐진 하나원큐 K리그 1 2023 3라운드 대전 하나 시티즌과 포항 스틸러스와의 경기는 양 팀 득점없이 0대0 스코어를 만들어냈다. 전반 32분 포항 하창래가 대전 이현식의 돌파를 저지하는 과정에서 퇴장을 당하며 위기에 몰렸으나 퇴장 이후 끈끈한 조직력으로 대전의 공격을 저지했고 대전 역시 포항의 끈끈한 수비 조직력을 파훼하지 못하며 홈경기에서 아쉬운 무승부를 거둬야만 했다.
 
 이번 경기 역시 많은 관중들이 대전 월드컵 경기장을 찾은 모습을 볼 수 있었

이번 경기 역시 많은 관중들이 대전 월드컵 경기장을 찾은 모습을 볼 수 있었 ⓒ 곽성호


이번에도 인산인해
 
경기 취재를 위해 경기 2시간 전 대전 월드컵 경기장을 찾았을 당시 지난 홈 개막전과 비슷한 장면을 목격할 수 있었다. 한눈에 봐도 많은 팬들이 대전 월드컵 경기장을 찾은 것을 확인 할 수 있었다.
 
대전으로 멀리 원정을 온 포항 팬들도 찾아 볼 수 있었다. 원정 버스 4대가 대전 월드컵 경기장 주차장에 주차되어 있었고 지하철역 근방에도 포항 유니폼을 입은 팬들을 쉽게 찾아 볼 수 있었다. 16도라는 따뜻한 날씨 덕인지 대전 경기장엔 8661명의 팬들이 군집했다.
 
 전반 8분, 캡틴 주세종의 등번호에 맞춰 걸개를 내건 대전 서포터즈

전반 8분, 캡틴 주세종의 등번호에 맞춰 걸개를 내건 대전 서포터즈 ⓒ 곽성호


경기 시작 이후 전반 8분 대전 서포터즈는 부상으로 고생 중인 캡틴 주세종을 향한 걸개를 선보였다. 지난 2라운드 인천 원정 경기에서 인천 김동민과 경합 도중 입은 안와골절 부상으로 약 한 달간 부상으로 경기에 나오지 못하는 주세종이었다.
 
전술의 핵심이자 주장으로 대전 팬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던 주세종의 공백이 드러난 경기였다. 특히 포항 하창래 퇴장 이후 중원에서 영향력을 가져가지 못했기 때문에 주세종의 공백은 너무나도 뼈아팠던 대전이었다.
 
이날 대전 서포터즈는 '아프지마 주캠'과 '쓰러진 8=0= 무한한 팀워크'라는 걸개를 주세종 등번호인 8번에 맞춰 전반 8분에 주세종의 이름을 연호하며 쾌유를 기원하는 응원을 펼치기도 했다.
 
양 팀 모두에게 박수받았던 이진현
 
이 경기에서 대전과 포항의 모든 팬에게 박수받은 사나이가 있다. 바로 대전의 이진현이다.

포항의 성골 유스로 포항에서 초-중-고를 나온 이진현은 포항 제철중-고등학교를 거치며 포항 스틸러스의 유스 출신으로 포항 중원의 미래로 평가 받았던 재목이었다.
 
2017시즌 프로 입단 이후 1시즌 동안 잠시 포항을 떠나 오스트리아로 임대 생활을 보내기도 했지만 2019시즌까지 이진현은 포항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며 '성골 유스'다운 실력과 모습을 뽐내며 포항 팬들의 사랑을 듬뿍 받기도 했었다.
 
2020시즌 대구로 이적해 1시즌을 소화하고 2021시즌 대전으로 이적을 선택한 이진현은 2시즌 만에 만나는 친정 포항을 상대로 시종일관 위협적인 모습을 선사하며 골문을 위협했다.
 
이날 경기 시작 전 대전 선수단 소개 멘트 도중 이진현의 이름이 전광판에 나오자 원정을 떠나온 포항 팬들은 이진현의 이름을 연호하며 박수를 보내줬고 경기 종료 이후에도 이진현이 포항 서포터즈로 인사를 건네기 위해 오자 포항 서포터즈는 이진현의 이름을 크게 외치며 반가움을 표시했다.
 
 경기 종료 후 포항 서포터즈를 향해 인사를 건넨 이진현

경기 종료 후 포항 서포터즈를 향해 인사를 건넨 이진현 ⓒ 곽성호



트라우마 극복한 황인재
 
대전과의 경기를 두려워했던 인물이 있었을 것이다. 바로 포항의 수문장 황인재다. 지난 시즌 김천 상무 소속으로 대전과 승강 플레이오프 경기를 치른 황인재는 충격적인 실수를 헌납하며 강등이라는 경험을 해야만 했다.
 
2022시즌 대전에서 펼쳐졌던 승강 플레이오프 1차전. 1대1로 팽팽하게 맞선 후반전 캐칭 미스로 인해 주세종에 역전골을 내줬던 황인재는 2차전 선발로 나와 대전에 4골을 헌납하며 커리어 사상 첫 강등이라는 오점을 남겨야 했다.
 
지난 12월 전역 이후 이번 시즌 원 소속팀 포항으로 복귀한 황인재는 강현무가 군입대로 떠난 포항의 주전 수문장 자리를 그대로 꿰차며 맹활약하던 중이었다. 황인재는 이날 대전과의 경기에서 유독 경기에 더 집중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약간의 킥 미스와 캐칭 미스가 나오긴 했으나 이내 집중한 모습을 보여줬고 전반 중반에는 조유민의 강력한 헤더슛을 잡아내며 실점 위기에 빠진 포항을 구하는 모습을 보였다. 경기 종료 이후 하늘을 바라보며 지난 대전과의 경기에서 나온 자신의 실수를 씻는 듯한 안도의 한숨을 내쉬기도 했던 황인재였다.
 
 경기 종료 후 포항 서포터즈가 선수단 응원을 펼치고 있다

경기 종료 후 포항 서포터즈가 선수단 응원을 펼치고 있다 ⓒ 곽성호

   
이런 스토리를 기억하고 있는 포항 팬들 역시 경기 종료 이후 황인재를 연호하며 힘들었을 황인재에게 힘을 주기도 했다.
 
스코어는 0대0으로 다소 아쉽게 끝나긴 했으나 볼거리와 스토리는 많았던 이번 대전과 포항의 3라운드 경기였다. 대전은 잠시 홈을 떠나 수원 '빅버드'로 향하며 위기에 빠진 수원 삼성을 상대하게 되며 포항은 그리웠던 홈으로 돌아가 무승의 늪에 빠진 강원을 상대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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