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팀, 한신에 7대 4 승리 7일 오사카돔에서 열린 WBC 한국 대표팀과 일본 한신 타이거즈의 연습경기가 한국의 7대 4 승리로 끝났다. 경기를 마친 선수들이 승리를 자축하고 있다.

▲ 대표팀, 한신에 7대 4 승리 7일 오사카돔에서 열린 WBC 한국 대표팀과 일본 한신 타이거즈의 연습경기가 한국의 7대 4 승리로 끝났다. 경기를 마친 선수들이 승리를 자축하고 있다. ⓒ 연합뉴스

 
현지시간으로 8일 제5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이 개막했다. 1회 대회 4강, 2회 대회 준우승을 차지했다가 3, 4회 대회에서 연속으로 1라운드 탈락했던 한국은 6년 만에 열리는 WBC대회에서 명예회복을 노리고 있다. 물론 중심타선과 주전 1루수가 유력했던 메이저리거 최지만(피츠버그 파이어리츠)이 불참하지만 한국은 현 시점에서 만들 수 있는 최고의 전력을 구축해 대회에 나설 예정이다.

한국은 일본, 호주, 체코, 중국과 B조에 속했는데 야구팬들은 단연 오는 10일에 열리는 한일전에 관심이 집중돼 있다. 한국에게 이 경기는 멀리는 2009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 결승, 가까이는 2019 프리미어19 결승과 2020도쿄올림픽 준결승 패배의 설욕전이 될 것이다. 특히 오타니 쇼헤이(LA에인절스)와 다르빗슈 유(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등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고 있는 일본의 슈퍼스타들이 대거 참가하며 한일전에 대한 기대는 더욱 커지고 있다.

하지만 이강철호의 현실적인 목표는 우승이 아닌 본선 1라운드 통과다. 일본과의 자존심 대결에 집착하다가 대회전체를 그르치면서 3연속 1라운드 탈락이라는 최악의 결과가 오는 것은 반드시 피해야 한다. 체코와 중국은 아직 한국에게 미치지 못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지만 세계랭킹 6위의 호주는 다르다. 한국은 오는 9일 호주와의 대회 첫 경기에서 모든 전력을 쏟아 부어 반드시 승리를 쟁취해 1라운드 통과 확률을 높여야 한다.

2010년대 호주 상대로 두 번의 팀 완봉승
 
김혜성 홈런 7일 오사카돔에서 열린 WBC 한국 대표팀과 일본 한신 타이거즈의 연습경기. 8회초 무사 상황에서 한국 김혜성이 솔로홈런을 친 뒤 홈을 향해 달리고 있다.

▲ 김혜성 홈런 7일 오사카돔에서 열린 WBC 한국 대표팀과 일본 한신 타이거즈의 연습경기. 8회초 무사 상황에서 한국 김혜성이 솔로홈런을 친 뒤 홈을 향해 달리고 있다. ⓒ 연합뉴스

 
한국은 프로 선수들의 참가가 허용된 1998년부터 호주를 상대로 상대전적에서 8승3패로 앞서 있다. 한국은 2000년 시드니올림픽 예선부터 2007년 대만 야구월드컵까지 호주에게 3연패를 당했지만 이후 내리 8연승을 달리고 있다. 특히 2010년대 이후 프로야구 정예선수들이 출전한 두 번의 맞대결에서는 한국이 호주에게 패배는커녕 단 한 점조차 내준 적 없이 확실한 우위를 점한 바 있다.

일부 야구팬들에게는 '타이중 참사'로 기억되는 2013 WBC 1라운드에서 한국은 호주와 한 조에 속했다. 당시 한국은 첫 경기에서 '복병' 네덜란드에게 0-5로 패하며 큰 위기에 빠졌고 두 번째 경기에서 호주를 상대했다. 한국은 호주전에서 김현수(LG트윈스)의 선제 적시타로 1회부터 3점을 뽑았고 2회에도 이승엽(두산 베어스 감독)이 도망가는 적시 2루타를 터트리며 일찌감치 승기를 잡았다.

마운드에서는 4이닝 무실점을 기록한 송승준에 이어 박희수(삼성 라이온즈 육성군 투수코치), 정대현(동의대 투수코치), 오승환(삼성) 등이 효과적으로 이어 던지며 호주타선을 산발 6안타로 틀어 막으며 6-0 팀 완봉승을 거뒀다. 한국은 다음날 대만과의 경기에서도 3-2로 승리하며 2승 1패로 1라운드를 마쳤지만 팀 성적지표를 나타내는 'TQB'에서 대만과 네덜란드에 뒤지며 2라운드 진출에 실패했다.

그로부터 6년의 세월이 흐른 2019년 한국과 호주는 2019 프리미어12에서 조별리그 C조에 포함되며 다시 한 번 격돌했다. 한국은 양현종(KIA 타이거즈)이 6이닝 1피안타 10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고 이영하(두산)와 이용찬(NC다이노스), 원종현(키움 히어로즈)이 남은 3이닝을 퍼펙트로 막으며 5-0 완승을 거뒀다. 양현종의 1피안타가 없었다면 팀 퍼펙트 승리도 가능했던 완벽한 승리였다.

당시 한국은 조별리그 3경기에서 3전 전승, 15득점 1실점이라는 압도적인 전력을 자랑하며 조 1위로 여유 있게 슈퍼라운드에 진출했다. 호주는 쿠바, 캐나다와 나란히 1승 2패를 기록했는데 공동 2위 그룹 중 TQB에서 가장 앞서며 C조 2위로 슈퍼라운드 티켓을 따냈다. 호주는 슈퍼라운드에서 야구 종주국 미국을 2-1로 꺾는 파란을 일으켰지만 나머지 4경기를 모두 패하면서 슈퍼라운드 최하위를 기록했다.

호주를 잡아놔야 한일전도 편해진다
 
역투하는 정우영 7일 오사카돔에서 열린 WBC 한국 대표팀과 일본 한신 타이거즈의 연습경기. 8회말 한국 정우영이 역투하고 있다.

▲ 역투하는 정우영 7일 오사카돔에서 열린 WBC 한국 대표팀과 일본 한신 타이거즈의 연습경기. 8회말 한국 정우영이 역투하고 있다. ⓒ 연합뉴스

 
호주는 한국이 본선진출에 실패했던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서 마쓰자카 다이스케와 우에하라 코지, 쿠로다 히로키 등이 버틴 '사무라이 재팬'을 꺾고 은메달을 차지했을 정도로 무시할 수 없는 복병이다. 아무리 메이저리그 40인 로스터에 포함된 선수들이 출전하지 않았다곤 해도 2019년 프리미어 12에서 미국을 꺾은 것도 대이변이었다. 그런 호주가 이번 대회에서는 한국을 이변의 희생양으로 삼으려 하고 있다.

물론 객관적인 전력은 한국이 한 수 앞서는 게 분명한 사실이다. 한국은 현역 메이저리거 토미 에드먼(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과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외에도 김광현(SSG랜더스), 양현종(KIA 타이거즈), 박병호(kt 위즈), 김현수까지 빅리그를 경험한 선수가 4명이나 된다. 하지만 호주의 로스터에서 빅리그를 경험한 선수는 한화 이글스에서 뛰었던 워릭 서폴드와 외야수 애런 화이트필드 밖에 없다.

한국전 선발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 받는 서폴드는 KBO리그에서 활약한 2년 동안 22승을 올리는 준수한 활약을 펼쳤다. 특히 한화가 9위에 머물렀던 2019년에는 12승에 평균자책점 3.51이라는 뛰어난 성적을 기록한 바 있다. 16명의 투수 로스터 가운데 6명에 달하는 좌완 투수들도 경계대상이다. 특히 한국의 외야는 이정후(키움)와 김현수, 나성범(KIA), 박해민(LG), 최지훈(SSG) 등 좌타자가 많아 호주의 좌완에 고전할 확률도 적지 않다.

반면에 호주는 한국과 달리 14명의 야수들 중 스위치 히터 2명을 포함해 좌타석에 설 수 있는 타자가 6명에 불과하다. 따라서 한국은 땅볼유도능력이 뛰어나고 투구 폼이 낯선 잠수함 투수가 효과적일 수 있는데 야구팬들은 대표팀의 잠수함 투수 고영표(kt)와 정우영(LG)에게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 실제로 고영표와 정우영이 호주전에서 많은 이닝을 책임지면 한국은 10일 한일전에서 더욱 다양한 유형의 투수들을 쏟아 부을 수 있다.

한국은 지난 6일 오릭스 버팔로스와의 평가전에서 실책 3개가 나오면서 2-4로 패했지만 7일에는 한신 타이거즈를 상대로 김혜성(키움)의 홈런이 터지면서 7-4로 승리하며 기분 좋게 1라운드가 열리는 도쿄로 이동하게 됐다. 2010년대 호주를 상대로 두 번의 맞대결에서 각각 6-0, 5-0 승리를 거뒀던 한국야구는 2020년대에도 호주에게 승리를 따내며 2라운드 진출을 위한 칠부능선을 넘으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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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 이강철호 호주 고영표 워릭 서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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