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35홀드로 홀드왕 타이틀을 차지한 LG 정우영

지난해 35홀드로 홀드왕 타이틀을 차지한 LG 정우영 ⓒ LG트윈스

 
한국 야구가 자존심을 되찾아야 하는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개막이 목전에 다다랐다. 한국은 3월 9일 낮 12시 도쿄돔에서 펼쳐지는 호주전을 시작으로 1라운드 4경기를 치른다. 2013년과 2017년 두 대회 연속 1라운드 탈락으로 실망을 안겼던 대표팀은 6년 만에 개최되는 WBC에서 4강을 목표로 설정하고 있다. 

WBC는 정규 시즌 개막에 앞서 치러지는 대회인 만큼 선발 투수를 보호하기 위한 투구 수 제한 규정이 있다. 1라운드에서 투수는 65구를 던지면 마운드를 내려와야 한다. 긴 이닝을 소화하는 능력을 갖춘 선발 투수가 등판해도 4이닝 안팎을 던지면 투구 수 제한으로 인해 강판당할 것이라 예상된다. 상대 타자들도 투구 수 제한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성급하게 타격하기보다는 공을 오래 지켜볼 것이다. 따라서 선발 투수보다는 불펜 투수들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지난해 KBO리그에서 중간 투수 중 최고라 할 수 있는 홀드왕 타이틀은 35홀드를 수확한 LG 트윈스의 사이드암 정우영이 차지했다. 2019년 서울고를 졸업하고 2차 2라운드 15순위로 LG에 입단해 그해 16홀드로 신인왕을 수상한 정우영은 이번 WBC 대표팀에 승선했다.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대표팀에 포함되었다.

※ LG 정우영 프로 통산 주요 기록
 
 LG 정우영 프로 통산 주요 기록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LG 정우영 프로 통산 주요 기록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 케이비리포트

 
정우영의 최대 무기는 지난해 평균 구속 151.5km/h에 달하는 투심 패스트볼이다. 공 끝의 움직임이 좋고 가라앉아 압도적인 땅볼 유도 능력을 자랑한다. 지난해 뜬공 21개, 땅볼 100개로 뜬공 대비 땅볼의 비율이 4.76으로 매우 높았다. 

정우영은 누상에 주자가 있을 때 구원 등판해 병살타를 유도하며 위기를 진화하는 역할을 주로 부여받았다. WBC에서도 정우영의 땅볼 유도 능력은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향후 정우영 역시 메이저리그 진출 가능성이 충분할 것이라는 낙관론도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정우영의 약점 또한 전력 분석을 통해 상대 팀들도 충분히 인지하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투구 동작이 크고 슬라이드 스텝이 간결하지 못해 지난해 상대의 도루 시도 30차례 중 29차례를 허용하고 1차례 저지에 그쳤다. 정우영 등판 시 도루 저지율은 3.3%에 불과했다. 정우영이 등판하면 상대가 발 빠른 전문 대주자를 투입해 정우영을 비롯한 배터리는 물론 내야 전체에 부담을 안길 것으로 보인다.
 
 WBC를 통해 국제무대에 데뷔하는 LG 정우영

WBC를 통해 국제무대에 데뷔하는 LG 정우영 ⓒ LG트윈스

 
정우영의 또 다른 약점은 의외로 제구가 불안하다는 점이다. 지난해 9이닝당 평균 볼넷은 4.97로 5개에 육박하며 프로 데뷔 후 가장 많았다. WBC는 투수가 이닝 시작과 함께 등판하면 최소 3명의 타자를 상대해야만 하는 메이저리그의 규칙을 도입했다. 만에 하나 정우영이 이닝 시작과 함께 등판해 3명의 타자에 모두 볼넷을 내주는 최악의 상황을 야기한다면 한국에 매우 불리한 흐름이 조성될 수밖에 없다.

더구나 정우영은 좌타자에 약점을 지니고 있다. 지난해 32개의 볼넷을 허용했는데 그중 60%에 가까운 19개를 좌타자에 내줬다. 좌타자가 타석에 들어서면 유난히 제구가 통하지 않았다. 대표팀 이강철 감독이 우타자들에 맞춰 정우영을 투입해도 상대가 좌타자들을 줄줄이 대타로 기용하며 대응하면 어떤 결과가 나올지 우려된다. 투심 패스트볼을 제외하면 쓸만한 변화구가 없는 것도 아쉬운 부분이다. 

과거 국제무대에서 통하던 한국 야구의 대표적인 사이드암 투수들은 구속보다는 제구를 앞세우는 유형이었으나 정우영은 파워 피처라 유형이 사뭇 다르다. 과연 정우영이 WBC를 통해 '국제용'임을 입증하며 메이저리그 진출의 초석을 마련할지 주목된다.

[관련 기사] '테이블 세터 고민' LG, 염경엽 감독의 최종 선택은?

[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케이비리포트(KBReport.com), KBO기록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덧붙이는 글 (글: 이용선 /감수: 민상현 기자) 기사 문의 및 스포츠 크리에이터 지원하기[ kbr@kbreport.com ]
프로야구 KBO LG트윈스 정우영 WBC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대중문화/스포츠 컨텐츠 공작소 www.kbreport.com (케이비리포트)입니다. 필진 및 웹툰작가 지원하기[kbr@kbreport.com]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