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예능 프로그램 <톡파원 25시>의 한 장면

JTBC 예능 프로그램 <톡파원 25시>의 한 장면 ⓒ JTBC

 
JTBC 예능 프로그램 <톡파원 25시>가 방송 1주년을 맞았다. 

매주 월요일 오후 8시 50분에 방송되는 <톡파원 25시>는 해외 거주 중인 교민이나 유학생으로 구성된 '톡(Talk)파원'들이 직접 촬영해서 보내온 현지 영상을 스튜디오에서 함께 보며 이야기를 나누는 포맷으로, 지난해 2월 2일 6부작 파일럿으로 첫 선을 보인 이후 높은 시청률과 화제성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으며 정규 편성되어 흥행 순항 중이다. '코로나 19' 팬데믹으로 인해 한동안 해외 여행에 목말랐던 시청자들에게 각국의 생생한 영상을 전하며 여행 욕구 대리 만족을 선사하는 점이 인기 요인이다. 

지난 15일 오후 1주년을 기념해 홍상훈 PD를 전화 인터뷰로 만났다. 홍 PD는 "파일럿으로 시작했는데 지금까지 재미있게 봐 주셔서 시청자 분들께 감사하는 마음 뿐이다. 열심히 해준 출연자들, 제작진들, 지금 이 순간에도 전 세계 곳곳에서 열심히 촬영해주고 있을 톡파원분들까지 감사한 사람이 많다. 이렇게 1년을 채우게 됐다"는 소회로 입을 열었다.

지금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이 '위드 코로나'로 정책을 전환하고 해외여행도 조금씩 활발해지고 있는 상황이지만 당초 <톡파원 25시>가 기획되었을 때는 '코로나 19'이 여전히 기승을 부릴 때였다고. 홍상훈 PD는 "코로나 이전부터 준비하고 있었던 해외 관련 프로그램이 무산된 상황이었다. 그 이후 다른 프로그램도 맡으면서 시간을 보내다가, 이 프로그램을 생각하게 됐다"며 "코로나 시대에 어떻게 하면 해외의 재미있는 그림들을 (시청자들에게) 보여드릴 수 있을까 하는 고민에서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팬데믹이 너무 심각한 상황에서 해외 여행을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다가, 현지에 계신 분들이 찍는 건 어떨까 생각하게 됐다. 요즘은 영상을 찍어서 어딘가에 업로드하고 다운로드도 하는 게 굉장히 간편해졌지 않나. 저희 제작진이 직접 가서 찍어올 필요가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워낙 1인 미디어가 익숙해진 시대이기도 하고. 방송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톡파원' 분들이 촬영을 너무 잘해주고 계신다. 물론 걱정은 있었다. '톡파원'들은 연예인이 아니고 방송을 전업으로 하시는 분들도 아니다. 괜찮을까, 잘 찍을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생각보다 처음부터 잘해주셔서 이렇게 하면 괜찮겠다고 판단했다. 시간절약, 비용절약 면에서도 훌륭하고. 심지어 제작진이 가기 어려운 나라들에도 사시는 분들이 직접 찍어주실 수 있으니까."
 
 JTBC 예능 프로그램 <톡파원 25시>의 한 장면

JTBC 예능 프로그램 <톡파원 25시>의 한 장면 ⓒ JTBC

 
<톡파원 25시>의 가장 중심에는 해외에서 직접 영상을 보내오는 '톡(Talk)파원'들이 있다. 이들은 물론 전문 방송인이 아니기에 정제되지 않은 '날 것'의 느낌일 때도 많지만, 유튜브 1인 미디어나 브이로그가 널리 알려진 지금 오히려 그런 부분은 <톡파원 25시>만의 매력으로 자리 잡았다. 처음과 달리 지금은 해외에 제작진이 직접 촬영을 갈 수도 있는 상황이지만, '톡파원'들의 영상은 전적으로 그들에게만 맡긴다.

홍상훈 PD는 "제작진이 직접 가는 건 여러모로 효율이 떨어진다"며 "셀프캠이나 원샷으로만 촬영하면 그림이 아쉬울 때도 있어서 요즘은 현지에서 '톡파원'의 친구 분들이 풀샷 촬영을 도와주기도 하신다더라. 그리고 노하우도 생겼을 것이다. '톡파원' 원년 멤버들은 우리와 함께 1년을 보낸 것이니까"라고 말했다. 

알베르토, 타일러 라쉬, 다니엘, 줄리안 등 해외 출신 패널들 역시 방송의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한다. 이탈리아 출신 알베르토와 다른 나라 출신의 패널들이 음식의 원조 등으로 논쟁을 벌이는 모습은 <톡파원 25시>의 주요 재미 포인트. 알베르토는 조국 이탈리아에 대한 강한 자부심으로, 흥선대원군에 비유한 '알선대원군'이라는 별명도 얻었다. 홍상훈 PD는 <비정상회담> 조연출이었던 시절부터 10년 넘게 이들과 인연을 이어왔다고 전했다. 그렇지만 알베르토의 '알선대원군' 면모는 예상하지 못했단다.

"알베르토와 여러 프로그램을 꽤 오래했는데도 저런 캐릭터(알선대원군)가 나올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 알베르토와 <이태리오징어순대집>이라는 프로그램을 함께 했는데 음식 이해도가 높고 조국에 대한 자부심이 강하다는 걸 알게 됐다. '알선대원군' 같은 면을 본인도 (톡파원에서) 잘 활용하고 다른 출연자들도 재미있게 받아줘서 캐릭터가 탄생한 것 같다. 저는 <비정상회담>을 시작할 때부터 함께해서, 알베르토가 방송인이 아니라 회사원이었을 때 만났다. 다니엘도 그렇고 타일러, 타쿠야, 줄리안 등 전부 다. 저희 작가님도 <비정상회담>에 함께 했어서 믿음이 있었다. 이미 검증된 방송인들이니까. 그때도 훌륭했지만 지금은 다들 프로 방송인이 되었기 때문에 걱정 없이 방송에 함께할 수 있었다."

최근 <톡파원 25시>에는 '출장 톡파원'이라는 이름으로 MC나 패널들이 직접 해외 촬영을 떠나 현지 분위기를 전하는 코너도 생겼다. 지난해 난생 처음으로 해외여행을 다녀온 이찬원의 태국 '출장 톡파원' 편이나, 오랜만에 고국에 다녀온 다니엘의 독일 출장과 줄리안의 벨기에 출장 등이 화제를 모았다. 홍상훈 PD는 "패널이나 MC들이 가고 싶어 하는 나라가 있거나, (방송 상에서) 스토리가 있는 경우에 적극적으로 출장을 보내려고 한다. 해외 '톡파원'들이 음식을 먹고 맛 평가를 할 때 스튜디오에 있는 MC들이 그걸 보고 구박 아닌 구박을 하지 않았나. 그래서 'MC들이 직접 와 봐라. 얼마나 잘하는지 보자' 이런 분위기가 생기다 보니, 출장 톡파원에 좀 더 재미 포인트가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출장 톡파원'은 대부분 출연자가 직접 원하는 여행지를 선택한단다. 홍 PD는 "이찬원씨는 해외여행을 한번도 안 가봤다더라. 어디를 갈까 고민했는데, 태국 톡파원과 나이대가 비슷해서 공감대를 살 수 있을 것 같았다. 양세찬씨는 타쿠야씨와 친분이 있어서 일본 나고야로 갔다. 해외 출신 방송인들은 고국에 보내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당연히 저희 프로그램은 해외 현지에 살고 계신 '톡파원'이 메인이고 그 분들이 찍어주신 것 위주로 방송에 나가겠지만, 양념같은 특집 편으로 생각해달라. 앞으로도 MC들의 해외 출장 톡파원은 계속될 것 같다"며 "전현무씨는 벌써 해외 출장을 다녀왔다. 기대해 달라"고 귀띔했다. 
 
 JTBC <톡파원 25시>를 연출한 홍상훈 PD

JTBC <톡파원 25시>를 연출한 홍상훈 PD ⓒ JTBC

 
한편 <톡파원 25시>는 여행 예능으로서 유쾌한 분위기를 유지하면서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나 지구온난화로 인한 이상기후, 가짜뉴스 문제 등 화제가 되는 세계적인 이슈들을 놓치지 않고 다루기도 한다. 튀르키예 남부와 시리아 북부를 강타한 대지진 참사도 곧 방송에서 패널들과 이야기를 나눌 예정이라고.

홍 PD는 "시의성 있는 주제들을 다루고 싶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해외에 계신 톡파원들도 있고 한국에 사는 그 나라 출신의 외국인도 있으니까, 그런 이슈를 다루는 것은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라며 "물론 쉽지는 않다. 모든 프로그램이 그렇겠지만 촬영은 방송보다 한참 전에 진행되지 않나. 더구나 튀르키예 지진은 저희 방송에 튀르키예 출신 알파고 시나씨도 출연하기 때문에 곧 다룰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홍상훈 PD는 예능적인 웃음과 무거운 시사 이슈를 넘나드는 것에도 고민이 많다고 털어놨다.

"저희 방송의 기본적인 분위기는 유쾌하고 웃음이 많은 톤이다. 그렇지만 우크라이나 사태도 그렇고 진중한 이슈를 다룰 때는 진중하게 이야기할 수밖에 없다. 저는 (방송이) 그 사이를 오가는 데 MC들의 역할이 정말 크다고 생각한다. 전현무씨는 예능 캐릭터로 잘 알려져 있는 사람이고 유쾌하고 재미있다. 그렇지만 시사적인 뉴스에도 관심이 많고 굉장히 빠삭하다. 예능 속에서 시사 뉴스를 다루는 것에 물론 다른 MC분들도 제 역할을 잘 해주시지만 특히 전현무씨가 잘 잡아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시사적인 이야기를 할 때는 그에 걸맞은 분위기로, 예능 이야기를 할 때는 다시 밝게. 저희 제작진 역시 민감한 이야기들이 많으니까 편집에서도 신경쓰려고 한다."

프로그램이 처음 기획되었을 때와 달리 지금은 코로나 19 상황이 '엔데믹'으로 전환되면서 해외여행 역시 급격하게 늘어나는 추세다. 굳이 시청자들이 <톡파원 25시>로 여행 대리 만족을 할 필요가 없어졌다는 얘기도 된다. 홍상훈 PD는 그 부분에 대해 우려했다면서도 <톡파원 25시>만의 매력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강조했다.

"해외여행을 자유롭게 갈 수 있는 시기에 우리 프로그램의 경쟁력이 떨어지진 않을까 그런 생각도 했다. 물론 <톡파원 24시>는 우리가 갈 수 없었던 해외여행에 메리트가 있었던 프로그램이지만, 더 근본적인 것은 그 나라에 살고 있는 사람이 전해주는 생생하고 빠른 영상이라고 생각한다. 제작진이 직접 가서 찍어오면 출국하고 촬영하고 한국에 다시 들어와서 편집하는 제작 기간이 너무 길어진다. 저희는 이걸 획기적으로 줄인 프로그램이다. 이게 저희 만의 스타일이고 강점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톡파원'들이 생활밀착형으로 찍어주시는 것들이 방송에 나갈 것이다. 

여기에 새로움을 더한다면, '톡파원 라이브'라는 코너 정도가 되지 않을까. 일본 편의점 편, 태국 편이 방송에 나간 적 있다. 현지에 있는 톡파원과 녹화 중인 스튜디오를 실시간으로 연결해서 '어디 가주세요', '이거 먹어보니 어떤가요' 소통하면서 촬영하는 것이다. 여러모로 쉽지는 않다. 시차 문제도 있고. 녹화 시간에 유럽은 보통 새벽이니까, 나가서 할 수 있는 게 없다. 그래도 간간이 특집처럼 해보는 식으로 변주를 주려고 한다. 또 하나 소박한 꿈이 있다면 전 세계 모든 나라에 '톡파원'을 두고 싶다. 그게 저희의 목표다."
톡파원25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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