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로코가 포르투갈을 격침하며 사상 첫 월드컵 4강 신화를 썼다. 

모로코는 11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의 앗수마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8강전에서 유시프 누사이리의 결승골에 힘입어 포르투갈을 1-0으로 꺾었다.

이로써 1970년 멕시코 대회를 시작으로 통산 6번째 월드컵에 나선 모로코는 처음으로 4강에 올랐다. 아프리카 팀이 4강에 진출한 것도 처음이다. 그동안 1990년 카메룬, 2002년 세네갈, 2010년 가나가 8강에 오른 것이 최고 성적이었다. 

더 나아가 유럽과 남미를 제외한 팀이 4강에 오른 것은 2002년 한일 월드컵의 한국 이후 20년 만이다.
 
 6일(현지시간) 카타르 알라이얀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전 모로코 대 스페인 경기에서 모로코가 승리했다. 이날 모로코는 스페인을 승부차기에서 3-0으로 누르고, 월드컵 출전 52년 만에 첫 8강 진출을 이뤘다. 사진은 16강전 승리 후 모로코 축구 대표팀 감독 왈리드 라크라키가 선수들의 헹가래를 받는 모습(자료사진).

모로코가 11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의 앗수마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8강전에서 유시프 누사이리의 결승골에 힘입어 포르투갈을 1-0으로 꺾었다. 사진은 16강전 승리 후 모로코 축구 대표팀 감독 왈리드 라크라키가 선수들의 헹가래를 받는 모습(자료사진). ⓒ 연합뉴스

 
모로코의 '질식 수비'... 포르투갈도 당했다 

포르투갈은 앞서 스위스와 16강전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6-1 대승을 이끌었던 신성 곤살루 하무스를 선발로 내세웠다. 반면에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2경기 연속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했다.

그러나 모로코는 스위스와 달랐다. 이번 월드컵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질식 수비'는 포르투갈 공격수들도 뚫지 못했다.

오히려 선제골은 모로코가 터뜨렸다. 전반 42분 아흐야 아띠야툴라가 왼쪽 측면에서 올린 크로스를 누사이리가 엄청난 높이로 뛰어올라 머리로 밀어 넣으며 포르투갈이 골문을 가른 것이다.

당혹한 기색을 감추지 못한 포르투갈은 공격의 강도를 높였다. 하지만 전반 45분 브루누 페르난데스가 때린 회심의 슈팅이 골대를 맞고 나오는 등 운도 따르지 않았다.

한 골 뒤진 채 후반을 맞이한 포르투갈은 먼저 교체카드를 꺼내 들었다. 후반 6분 후벵 네베스와 하파엘 게헤이루를 빼고 호날두와 주앙 칸셀루를 투입하며 공격에 변화를 줬다. 그럼에도 그로톡 원하던 골은 나오지 않았다.

후반 13분 하무스의 헤딩 슛이 골대를 벗어났고, 6분 뒤에는 페르난데스가 찬 슈팅도 골대를 살짝 넘겼다. 후반 38분에는 펠릭스의 날카로운 왼발 슛이 모로코 골키퍼 야신 부누의 선방에 막혔다.

포르투갈의 공격수를 늘리면, 모로코는 수비수를 늘려서 대응했다. 호날두가 후반 추가 시간에 오른발 슈팅을 날렸으나 이마저도 부누에 막혔다. 

위기 상황에서는 반칙과 육탄 방어도 불사하던 모로코는 후반 48분 왈리드 샷디라가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하면서 수적 열세에 몰리기도 했으나, 마지막까지 한 골을 지켜내며 월드컵 첫 4강 진출의 감격을 누렸다. 

호날두, 눈물 흘리며 퇴장... 초라한 '라스트 댄스'

모로코는 이번 월드컵에서 크로아티아, 벨기에, 캐나다와 함께 F조에 속해 2승 1무를 기록하며 1위로 조별리그를 통과했다. 그리고 16강전에서는 스페인을 꺾었고, 8강에서 포르투갈마저 뛰어넘으면서 모로코의 '돌풍'은 '태풍'으로 더 강해졌다.

모로코가 이변을 일으킬 수 있었던 가장 큰 힘은 수비다. 캐나다와의 조별리그에서 2-1로 승리하며 한 골을 내준 것이 지금까지 내준 유일한 실점이지만, 이마저도 상대가 넣은 것이 아닌 자책골이다. 

특히 부누는 3경기 연속 '클린 시트'(무실점)을 기록했고, 스페인과의 8강전 승부차기에서는 눈부신 선방쇼를 펼치며 최고의 골키퍼로 떠올랐다.

그렇다고 모로코가 수비만 강한 것은 아니다. 이날 경기에서도 공 점유율은 27%대 73%로 포르투갈에 압도적으로 밀렸으나, 슈팅은 9대 8로 더 많았다. 그만큼 역습이 뛰어나고 효율적인 축구를 한다는 의미다.

반면에 포르투갈은 이변의 희생양이 되면서 8강 문턱을 넘지 못했다. 특히 호날두는 탈락이 확정되자 눈물을 흘리며 그라운드를 빠져나갔다.

2006년 독일 월드컵에서 처음으로 월드컵 무대에 데뷔한 호날두는 이날 교체 출전하며 통산 196번째 A매치에 출전, 쿠웨이트의 바베르 알 무타와와 남자 선수로 A매치 최다 출전 기록 타이를 이뤘다.

그러나 호날두는 대기록을 기뻐하지도 못했다. 어느덧 5번째 월드컵 무대에 섰으나, 결국 이번에도 우승 트로피를 들어보지 못했다. 올해 37세가 된 호날두는 사실상 마지막 월드컵에서 우승은커녕 포르투갈 대표팀 내 주전 경쟁에서도 밀려나며 세월의 무상함을 견뎌야 했다.

한편, 유럽의 강호들은 연거푸 꺾은 모로코는 사상 첫 월드컵 4강을 넘어 결승 진출에 도전하게 됐다.

2022 카타르 월드컵 8강전

모로코 1(유시프 누사이리 전반 42분)
포르투갈 0 

선발 선수명단

모로코 : 소피앙 부팔, 유세프 엔네시리, 하킴 지예흐, 세림 아말라, 소피앙 암라바트, 아제딘 우나히, 야히아 아티야트 알라, 로맹 사이스, 자와드 엘 야미크, 아슈라프 하키미, 야신 부누 

포르투갈 : 주앙 펠릭스, 곤잘루 하무스, 베르나르두 실바, 브루노 페르난데스, 후벵 디아스, 오타비우, 하파엘 게헤이루, 후벵 디아스, 페페, 디오구 달로트, 디오구 코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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