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아티아의 루카 모드리치가 2022년 11월 23일 도하 알 바이트 경기장에서 열린 모로코와 크로아티아 간의 2022년 카타르 월드컵 F조 축구 경기가 끝난 후 관중들에게 박수를 보내는 모습.

크로아티아의 루카 모드리치가 2022년 11월 23일 도하 알 바이트 경기장에서 열린 모로코와 크로아티아 간의 2022년 카타르 월드컵 F조 축구 경기가 끝난 후 관중들에게 박수를 보내는 모습. ⓒ AFP/연합뉴스

 
시종일관 팽팽한 승부를 펼친 모로코와 크로아티아가 사이좋게 무승부를 기록했다. 그런 가운데 두 팀은 해결사 부재라는 공통된 약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모로코와 크로아티아가 23일 밤(한국시각) 알 바이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F조 조별리그 1차전 경기에서 0대 0 무승부를 기록했다.

팽팽한 중원싸움 속에 돋보인 양팀 골키퍼의 선방

경기는 시종일관 팽팽하게 진행됐다. 암라바트, 우나히, 아말라가 구축한 모로코와 모드리치, 코바치치, 브로조비치가 구축한 크로아티아, 양팀 중원은 경기초반부터 치열한 미드필드 싸움을 이어가면서 한쪽으로 경기가 치우지지 않었다. 실제로 볼 점유율은 크로아티아가 근소하게 앞섰으나 유효슈팅에선 2대 2 동률을 기록했다.

이런 가운데 눈에 띄는 것은 양팀 골키퍼의 선방이었다. 먼저 기선제압 한 것은 모로코의 야신 부누 골키퍼였다. 전반 43분 크로아티아의 공격기회에서 보르나 소사가 낮게 올려준 볼을 니콜라 블라시치가 몸을 날려 슈팅을 시도했으나 몸을 날려 막어낸 부누 골키퍼는 이 외에도 빠른 판단력을 앞세워 크로스를 사전에 차단하면서 크로아티아의 득점기회를 무위로 만들었다.

이러자 크로아티아 리바코비치 골키퍼도 선방으로 맞대응했다. 모로코가 후반초반 아슈라프 하키미와 누사이르 마즈라위의 스피드를 앞세운 공격을 통해 여러차례 기회를 만들어나갔다. 실제로 후반 6분 소피앙 부팔의 슈팅을 시작으로 후반 20분 아슈라프 하키미의 슈팅까지 15분 동안 결정적인 득점기회 3차례를 맞이하기도 했다.

여기서 리바코비치 골키퍼의 선방이 나왔다. 후반 4분 모로코의 공격찬스에서 소피앙 부팔의 슈팅이 수비 맞고 흐르자 달려들던 마즈라위가 몸을 날려 헤더슛을 시도해 득점을 노렸다. 크로아티아의 첫 위기상황에서 리바코비치는 각을 좁혀 이 슈팅을 막아내 실점위기를 넘겼다. 이어 후반 20분 프리킥 상황에서 나온 하키미의 위협적인 슈팅마저 안정된 캐치로 막아내면서 모로코의 기선제압을 허락하지 않었다.

해결사 부재 드러낸 두 팀, 남은 일정에 부담 갖게 돼

그렇게 경기는 0대 0 무승부로 끝나면서 두 팀은 남은 2경기에 사활을 걸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그런데 이날 경기를 통해 두 팀은 '해결사 부재'라는 확실한 약점을 노출시켰다. 슈팅 수 동일하게 7대 7을 기록한 가운데 유효슈팅도 2대 2 동률을 기록하는 등 공격의 파괴력이 현격하게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이 원인에는 최전방 공격진들의 영향력 감소가 컸다. 모로코는 유세프 엔-네시리를 중심으로 하킴 지예흐, 소피앙 부팔이 공격진을 형성했으나 엔-네시리는 후반 36분까지 81분간 활약하면서 전반 25분 상대 수비 맞고 나오는 슈팅 외엔 한 차례의 슈팅도 기록하지 못 할 정도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이밖에 지예흐와 부팔도 각각 한 차례 슈팅에 그치는 등 찬스를 만들어가는 과정에 비해 그 파괴력은 현격히 떨어졌다.

이는 크로아티아 역시 마찬가지였다. 안드레아 크라마리치를 중심으로 이반 페리시치, 니콜라 블라시치가 공격을 구축한 크로아티아였지만 크라마리치는 한 차례의 슈팅도 기록하지 못했고 블라시치는 전반 43분 첫 유효슈팅을 기록했으나 야신 부누 골키퍼 선방에 막히면서 아쉬움을 남겼다.

무엇보다 아쉬운 것은 페리시치의 활약이 미미했다는 점이다. 지난대회 3골을 비롯 월드컵에서만 4골을 터뜨리는 등 큰 무대에 강한 면모를 보였던 그는 모로코와의 경기에서 선발로 출전했으나 전반 17분 시도한 슈팅이 골대를 넘어간 것 외에는 측면돌파, 한 방 능력 등 자신의 장점을 선보이지 못한 채 실망스러운 경기력을 선보였다.

사실 두 팀의 해결사 문제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모로코는 지난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도 선전했음에도 1무 2패로 조별리그에서 탈락했었다. 그 원인에는 심판의 석연치 않은 판정, 자책골의 불운 등이 있었지만 포르투갈, 이란과의 경기에서 지독한 득점불운 속에 석패한 것이 결정적인 원인이었다. 크로아티아 역시 마리오 만주키치 이후 마땅한 해결사가 존재하지 못하면서 페리시치 외엔 득점을 기대할 만한 선수가 없어 메이저 대회같은 큰 무대에서의 활약여부에 의문이 뒤따르기도 했다.

이렇듯 두 팀은 팽팽한 승부속에서도 '해결사 부재'라는 공통된 문제점을 확인했다. 남은 조별리그에서 이를 얼마나 보완하느냐가 두 팀의 16강 진출을 결정지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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