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4회우승에 빛나는 독일이 카타르 땅에서 통산 5번째 월드컵 우승에 도전한다.

2018 러시아 월드컵, 유로2020에서 참담한 실패를 맛본 독일이 한지 플릭 체재에서 환골탈태에 성공했다. 그 기세를 이번 카타르 월드컵에서도 이어갈 수 있을까.
 
 한지 플릭 감독 부임이후 반등한 독일이 월드컵 우승에 도전한다.

한지 플릭 감독 부임이후 반등한 독일이 월드컵 우승에 도전한다. ⓒ 카타르 월드컵 공식 홈페이지 캡쳐

 
'15년' 뢰브 시대의 종말, 플릭 체재로 새출발 성공

지난 10여년간 독일은 2006 독일 월드컵을 시작으로 유로 2016까지 6번의 메이저대회에서 모두 4강에 오르는 꾸준함을 과시했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2000년대부터 시작한 유소년 시스템이 자리잡으면서 재능있는 어린선수들이 나와 세대교체도 자연스레 진행됐다. 이를 바탕으로 자국리그의 수준이 올라갔고 대표팀은 2014 브라질 월드컵 우승, 2017 컨페더레이션스컵 우승의 결실을 맺는다.

그러나 몰락은 한 순간에 찾아왔다. 강력한 우승후보라 평가받았던 지난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독일은 멕시코와의 1차전을 패하며 불안한 출발을 알리더니 대한민국과의 최종전에선 '카잔의 기적' 희생양이 되면서 충격의 조별리그 탈락을 겪는다. 대회 내내 단조로운 공격루트와 뻔한 선수기용, 기동력에 심각한 문제점을 노출한 독일은 1938년 이후 80년 만에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의 치욕을 맛본다.

이후에도 독일은 반등하지 못했다. 2020년 네이션스리그 스페인전에서의 0대6 대패를 비롯해 프랑스, 네덜란드 등을 상대로 좀처럼 승리를 거두지 못하는 등 서서히 경쟁력을 잃어갔다. 이어 지난해 열린 유로 2020에서도 16강에는 올랐으나 대회내내 졸전을 거듭한 끝에 라이벌 잉글랜드에게 패해 8강 진출에 실패한다. 잇단 부진으로 인해 지난 15년간 지휘봉을 잡았던 요아힘 뢰브 감독은 불명예스러운 퇴진을 하게 된다.

방향을 정하지 못한 채 달리는 독일 전차를 구한 건 한지 플릭 감독이다. 2014 브라질 월드컵 당시 코치로 뢰브 감독을 보좌해 독일의 월드컵 우승을 이끌었던 그는 2019년 바이에른 뮌헨의 지휘봉을 잡은 뒤 강한 압박과 공격 축구를 구사하면서 2019-2020시즌 트래블(리그, 챔피언스리그, DFB 포칼), 2020-2021 시즌에도 더블을 이끄느 등 괄목할만한 성과를 남겼다. 독일 대표팀 감독으로 부임한 그는 팀에 자신의 색채를 완벽히 입혀 나갔다. 

독일은 첫 경기였던 리히텐슈타인전 2대 0 승리를 시작으로 예선 마지막 경기였던 아르메니아전까지 7경기에서 모두 승리를 거뒀다 .경기당 평균 20개가 넘는 슈팅을 비롯해 70%를 상회하는 높은 볼 점유율을 바탕으로 한 공격축구로 31득점이라는 막강 화력을 과시했다.

새로운 얼굴로 무장한 독일, 월드컵 우승 위해서는?

플릭 체재에서 성공은 세대교체의 성공을 의미한다. 뢰브 감독은 2018 러시아 월드컵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세대교체에 소홀한 채 경기력이 떨어진 기존선수들에게 의존하다 실패를 맛보고 불명예 퇴진했다. 그러나 플릭 감독은 이를 간파하고 리그에서 폼이 좋은 선수들을 대표팀에 승선시켰고, 기존 멤버들과 융화시키며 팀 전력을 극대화했다. 

이중 키플레이어는 요쥬아 키미히다. 라이트백을 비롯해 수비형 미드필더까지 소화가 가능해 필립 람의 후계자로 손꼽히는 그는 넓은 시야와 오프더볼 움직임을 활용한 공간침투로 공격의 첨병역할을 수행한다. 이뿐 아니라 1대 1 수비에서도 향상되는 모습을 보이는 그는 독일의 막강화력에 있어서 절대적인 선수다.

그와 호흡을 맞출 선수로는 잉글랜드 맨체스터 시티에서 활약하는 일카이 귄도안이다. 활동량이 풍부하고 탈압박 능력이 좋은 그는 정확한 킥을 활용해 준수한 득점력까지 갖춰 지난 유럽예선에서 팀내 최다득점(5골) 공동 1위를 기록했었다. 이밖에 유럽예선 1골 7도움을 기록한 레온 고레츠카, 2003년생 샛별 자말 무시알라역시 활약이 기대되는 선수다.

최전방에는 지난 러시아 월드컵에 이어 부동의 주전으로 활약하고 있는 티모 베르너를 중심으로 르로이 사네와 세르쥬 그나브리가 좌우 측면에서 포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속도와 터치, 판단력이 좋아 가짜 9번으로도 활약이 가능한 카이 하베르츠도 출전 가능성이 높다. 특히 하베르츠는 올시즌 독일 공격수 중 가장 폼이 좋아 월드컵에서의 활약이 기대되는 선수로 꼽힌다.

베테랑들의 존재도 눈에 띈다. 유로 2020에서 3년 만에 대표팀에 복귀한 토마스 뮐러는 여전히 자신의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의 심장 마르코 로이스 역시 출격을 대기하고 있다. 이밖에 베테랑 수비수 마츠 후멜스의 엔트리 승선 가능성도 여전히 존재한다.

수비진에는 안토니오 뤼디거와 니클라스 쥘레가 중심을 잡는다. 두 선수 모두 큰 체격에 빠른 스피드를 갖춘 데다 수준 높은 패스웍으로 후방 빌드업을 이끌면서 플릭 감독이 추구하는 공격축구에서 상당한 기여를 하고 있다.

측면수비에는 왼쪽에 다비트 라움이 자리하는 가운데 오른쪽 한 자리를 놓고 요나스 호프만과 루카스 클로스터만이 경쟁을 펼친다. 그리고 이들의 뒤에는 대표팀의 리더이자 세계 최고의 골키퍼로 손색이 없는 마누엘 노이어가 지킨다.

또한 지난대회 처절한 실패도 강력한 동기부여가 될 전망이다. 독일은 한 번 실패를 경험하면 그것을 두 번 되풀이하지 않는 전통을 갖고있다. 이번 월드컵에 나서는 독일에겐 4년 전의 아픔을 반면교사 삼아 반등할 수 있는 가능성이 크다.

다만 그들이 우승하기 위해선 두 가지의 보완이 필요하다. 첫 번째로는 공격의 부진이다. 플릭 체재에서 주전으로 활약하는 베르너는 토마스 뮐러(44골) 다음으로 독일 현 선수중엔 A매치 최다득점(24골)을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번번이 찬스를 놓친다거나 존재감이 없는 플레이를 선보이면서 실망감을 안겨주고 있다. 대안으로는 하베르츠와 그나브리의 제로톱, 루카스 은메차, 케빈 폴란트를 내세울 수도 있지만 세계무대에서 이것이 얼마나 통할지는 미지수다.

그나브리와 사네의 활약도 다소 아쉽다. 두 선수 모두 폭발적이 스피드와 드리블 실력, 결정력을 갖추고 있지만 경기마다 기복이 심하다는 점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독일이 이번 월드컵에서도 막강한 공격력을 자랑하려면 최전방을 비롯해 두 선수의 활약도 반드시 필요하다.

오른쪽 수비에 대한 불확실성도 문제다. 키미히가 수비형 미드필더로 확실히 자리 잡으면서 이 자리가 무주공산이 되었는데 요나스 호프만과 케빈 클로스터만이 여전히 경쟁중에 있다. 호프만은 공격에 비해 수비가 다소 아쉽고 클로스터만은 수비는 좋지만 공격력에 약점이 있는 등 두 선수 모두 리스크를 안고 있는 상황이다. 이들의 주전경쟁은 본선 전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데 이를 어떻게 보완하느냐가 중요하다.

한 가지 관심을 끄는 것은 스페인과의 맞대결이다. 유로 2008 결승전, 2010 남아공 월드컵 준결승, 2020-2021시즌 네이션스리그에서 맞대결을 펼쳤는데 그때마다 항상 승리한 팀은 스페인이었다. 특히 2020년 네이션스리그에선 스페인이 독일을 6대 0으로 물리쳐 자존심에 상처를 주기도 했다. 이번 월드컵에선 조별리그에서 만나게 됐는데 독일이 이번에는 설욕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지난 3년 동안 처절한 실패를 맛봤던 독일은 1년만에 환골탈태에 성공했다. 성공적인 커리어를 쌓아가고 있는 플릭 감독과 함께 독일이 월드컵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독일(Germany)
FIFA 랭킹: 11위
역대 월드컵 출전 횟수: 19회(1934, 1938, 1954, 1958, 1962, 1966, 1970, 1974, 1978, 1982, 1986, 1990, 1994, 1998, 2002, 2006, 2010, 2014, 2018, 2022)
역대 월드컵 최고 성적: 4회 우승(1954, 1974, 1990, 2014)
역대 월드컵 전적: 67승 20무 22패
감독: 한지 플릭(독일, 1965. 02. 24)

*독일 경기일정(한국시각)*
11월 23일 22:00 일본, 알 라얀 칼리파 인터내셔널 스타디움
11월 28일 04:00 스페인, 알 코르 알 바이트 스타디움
12월 2일 04:00 코스타리카, 알 코르 알 바이트 스타디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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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르 월드컵 독일 한지 플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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