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의 축구 강자로 자리매김한 세네갈이 20년 전의 기적을 다시 한번 재현하고자 한다.

최근 지속적인 실적을 내면서 이기는 방법을 터득한 세네갈이 지난대회 아쉽게 놓친 16강 진출을 넘어 8강 진출에 도전한다.
 
 카타르 월드컵에서 세네갈의 에이스로 활약할 사디오 마네.

카타르 월드컵에서 세네갈의 에이스로 활약할 사디오 마네. ⓒ 아프리카 축구 연맹(CAF) 공식 트위터 캡쳐

 

여전히 성장중인 세네갈, 2회연속 월드컵 본선진출 쾌거

세네갈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2002년 한일월드컵이다. 당시 처녀 출전국이었던 세네갈은 디펜딩챔피언 프랑스와의 개막전에서 1대 0으로 승리하며 세계를 놀라게 하더니 이에 그치지 않고 16강에서 북유럽의 강호 스웨덴을 2대 1로 꺾고 8강에 진출하는 기적을 일으켰다. 아프리카 팀이 월드컵에서 8강에 오른 것은 카메룬에 이어 두 번째다.

이후 부침을 거듭하던 세네갈은 최근 5년 사이 급성장했다. 기량이 출중한 선수들이 다수 등장하면서 전력이 급상승한 세네갈은 16년 만에 본선에 오른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아프리카 팀 중 가장 좋은 성적을 올렸다(1승 1무 1패 승점 4). 비록 페어플레이 점수에서 일본에 뒤져 아쉽게 16강에 오르지 못했지만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는 대회였다는 점에서 의미있다고 할 수 있다. 

이를 기점으로 세네갈은 본격적으로 아프리카 최강으로 올라서기 시작했다. 이듬해 열린 2019 아프리카 네이션스컵에선 2002년 이후 17년 만에 준우승을 차지한 데 이어 지난 겨울 열린 2021 아프리카 네이션스컵에선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 끝에 이집트를 물리치고 역대 최초의 우승을 차지한다.

기세를 탄 세네갈은 월드컵 본선진출이란 결실을 맺었다.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결승전의 재대결로 관심을 모은 이집트와의 최종 플레이오프. 원정 1차전을 0대 1로 패해 위기를 맞았으나 홈 2차전에서 1대 0으로 승리한 뒤 승부차기에서 5대 4로 승리한 세네갈은 또 한번 이집트를 울리면서 2회연속 월드컵 본선진출의 쾌거를 이룬다.

선수층 탄탄한 세네갈, Again 2002 이룰까?

세네갈의 가장 큰 장점은 탄탄한 선수층이다. 대다수의 주전선수들이 유럽 빅리그에서 활약할 정도로 월등한 개인기량을 갖췄는데 이들의 기량은 아프리카 최고로 불려도 손색이 없다.

이들 중 가장 눈에 띄는 선수는 사디오 마네(바이에른 뮌헨)다. 준수한 득점력과 뛰어난 스피드, 그리고 드리블 능력을 바탕으로 팀의 공격을 이끌어가는 그는 작은 체구(174cm, 69kg)에도 상대 수비수와의 피지컬 싸움에서 밀리지 않는다. 최전방에서 '폴스나인' 역할까지 완벽히 수행하는 등 공격포지션 모두에서 자신의 몫을 충분히 해낸다.

마네의 가장 큰 장점은 이기는 방법을 아는 것이다. 세네갈 선수로는 역대 최고 커리어를 자랑하는 그는 소속팀 리버풀에서 리그와 챔피언스리그, 리그 컵, FA컵 모두 우승을 경험했으며 대표팀에서도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월드컵 최종 플레이오프에서 팀 승리를 마무리 짓는 역할까지 수행했다. 승리할 줄 아는 그의 존재는 2002년의 기적을 노리는 세네갈에겐 반드시 필요하다.

그와 호흡을 맞출 선수로는 잉글랜드 왓포드에서 활약하는 이스마일라 사르와 이탈리아 세리에 A 살레르니타나에서 활약하는(원 소속팀 비야레알) 불라야 디아가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사르는 폭발적인 드리블을 바탕으로 한 개인능력, 디아는 동료들을 활용하는 이타적인 플레이가 장점으로 두 선수 모두 측면과 중앙 모두에서 활약이 가능하다는 이점을 갖고 있다. 이밖에 지난 예선에서 팀내 최다인 4골을 기록한 타겟형 스트라이커 파마라 디에듀, '슈퍼서브' 방바 디앙 역시 언제든 경기흐름을 바꿔줄 수 있는 선수들이다.

미드필드에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이 다수다. 엄청난 활동량과 수비력이 장점인 이드리사 기예(에버튼)를 시작으로 레스터 시티에서 활약하는 남팔리스 멘디, 프리미어리그에서 무려 8년째 활약하고 있는 셰이쿠 쿠야테가 포진해 있는데 이들은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한 노련미가 돋보인다. 여기에 2002년생 신예로 토트넘 핫스퍼에서 활약하는 파프 사르도 기대되는 선수다.

수비의 핵심은 '캡틴' 칼리두 쿨리발리다. 이탈리아 세리에 A 나폴리를 거쳐 첼시에서 활약하며 월드 클래스급 선수가 된 그는 현재 세네갈이 아프리카 최강자가 되는데 많은 공헌을 했다. 쿨리발리는 엄청난 피지컬을 바탕으로 한 빼어난 개인기량, 더불어 리더십까지 갖추고 있어 팀의 정신적 지주역할까지도 수행한다. 이밖에 그의 파트너로 유력한 압두 디알로(파리 생제르맹), 측면수비 자원 포데 발로투레(AC밀란), 유수프 사발리(레알 베티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역시 빅리그에서 활약하는 선수다.

이들의 뒤에서 최후방을 사수하는 선수는 잉글랜드 첼시에서 활약하는 에두아르두 멘디가 지킨다. 토니 실바에 이어 세네갈 역대 최고를 넘어 아프리카 최고 골키퍼인 그는 동물적인 순발력을 바탕으로 한 세이브 능력으로 지난 2020-2021 시즌 첼시의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에 공헌했다. 비록 올시즌 부상과 부진으로 인해 폼이 떨어졌지만 그의 존재는 세네갈에게 큰 힘이 될 것이 분명하다.

세네갈의 전력은 4년 전보다 오히려 상승했다고 볼 수 있다. 당시보다 선수들의 기량이 더욱 완숙해진 가운데 큰 무대 경험을 통해 노련미까지 더해졌다. 또한 최근 대표팀에서의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우승, 각자의 소속팀에서 우승을 경험하면서 이기는 방법을 터득했다는 점 역시 세네갈에겐 플러스요인이다.

여기에 탄탄한 조직력도 장점이다. 세네갈의 2002 월드컵 8강신화를 이뤘던 스타 플레이어 알리우 시세 감독이 7년간 지휘봉을 잡으면서 팀내 분위기를 다잡은 데다 선수들이 오랜시간 손발을 맞춰오면서 조직력이 좋아지고 안정된 경기력을 선보이게 됐다.

이런 세네갈에게 기대되는 부분은 2002년의 기적을 재현할 수 있을지 여부다. 전 세계를 놀라게 한 프랑스와의 개막전 1대 0 승리를 시작으로 16강에서 연장접전끝에 스웨덴을 2대 1로 꺾고 8강에 진출해 아프리카 돌풍을 일으켰던 세네갈은 20년전의 기억을 다시한번 재현하고자 한다. 전체적인 팀 전력이나 선수 기량측면에서 당시보다 더 낫기에 그 기대감은 상당히 크다.

그러기 위해선 네덜란드와의 첫 경기가 상당히 중요하다. 세네갈은 지난 두 차례 월드컵에서 3승을 기록했는데 모두 유럽팀(프랑스, 스웨덴, 폴란드)을 상대로 거둘정도로 유럽에게 상당히 강한 면모를 보였다. 첫 단추를 어떻게 꿰느냐에 따라 세네갈의 이번 대회 결과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세네갈(Senegal)
FIFA 랭킹: 18위
역대 월드컵 출전횟수: 3회(2002, 2018, 2022)
역대 월드컵 최고성적: 8강(2002)
역대 월드컵 전적: 3승 3무 2패
감독: 알리우 시세(세네갈, 1976. 03. 24)

*세네갈 경기일정(한국시각)*
11월 22일 01:00 네덜란드, 도하 알 투마마 스타디움
11월 25일 22:00 카타르, 도하 알 투마마 스타디움
11월 30일 00:00 에콰도르, 알 라얀 칼리파 인터내셔널 스타디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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