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방영된 SBS '천원짜리 변호사' 제7화의 한 장면.

지난 14일 방영된 SBS '천원짜리 변호사' 제7화의 한 장면. ⓒ SBS

 
약자를 위한 통쾌한 복수극, 살인 사건을 수사하는 탐정 추리물로 변주를 단행했던 <천원짜리 변호사>가 주인공 천지훈 변호사(남궁민 분)의 과거 이야기를 꺼내면서 로맨스, 그리고 정치 스릴러물로의 변신에 돌입했다. 지난 14일 방영된 SBS <천원짜리 변호사> 제7화에선 앞선 6화에서부터 하나 둘씩 드러나기 시작했던 천 변호사의 이전 행적이 좀 더 구체적으로 다뤄졌다.

명품 양복에 선글라스 쓰고 수임료 단돈 천 원만 받는 괴짜 변호사는 도대체 무슨 이유로 동네 허름한 건물에서 월세도 못 내면서도 각종 사건을 맡고 있는 것일까? 그의 과거가 궁금했던 백마리(김지은 분)는 천 변호사 및 자신의 선배인 나예진 검사(공민정 분)와의 술자리를 통해 감춰진 비밀을 하나 둘씩 캐묻기 시작했다. 할아버지의 로펌 사무실 사진 속 인물과 천 변호사의 액자 속 주인공이 같은 사람(이주영 변호사, 이청아 분)임을 알게 되며 궁금증을 갖게 된 것이다.

​그리고 이야기는 수년 전 서울지검의 열혈 검사였던 천지훈을 둘러싼 엄청난 사건 속으로 시계를 되돌리게 된다. 당시 JQ건설 비자금 사건을 추적하던 천 검사, 그리고 비리 재벌 최기태 대표(윤나무 분)의 변호인이었던 이주영에겐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재벌 비자금 수사... 아버지와의 연관성
 
 지난 14일 방영된 SBS '천원짜리 변호사' 제7화의 한 장면.

지난 14일 방영된 SBS '천원짜리 변호사' 제7화의 한 장면. ⓒ SBS

 
자신만의 기발한 방식으로 최 대표를 기어코 잡아 가두는 데 성공한 천 검사였지만 비자금 흐름은 여전히 오리 무중이었다. 이 과정에서 돈세탁에 활용된 차량 번호를 수소문, 차적 조회로 조금씩 실마리를 찾게 된다. 여기서 천 검사의 숨겨진 가족사가 살짝 드러나기 시작한다.  

그의 아버지는 국무총리 후보자로 지명된 검사 출신 김윤섭 전 국회의원이었다. 무슨 연유에서 다른 성을 쓰고 마치 남남인 것처럼 거리를 두고 지내는지 구체적인 내용을 보여주진 않지만 여타 드라마에서 봐왔던 것 마냥 '출생의 비밀'이 천 검사에게도 존재했음을 추측하게 만든다.  

부친의 생일을 맞아 자택에 방문한 천 검사는 자신이 추적하던 차량이 다름아닌 아버지의 것이었음을 알게 되고 갈등하기 시작한다. 선배 나 검사는 "아무리 남에게 말할 수 없는 아버지라 해도 아버지는 아버지야"라고 수사를 만류한다. 그 무렵 천 검사에게 좋은 감정을 품게 된 이주영 변호사는 "저라면 수사를 할 겁니다. 그게 가장 존경하는 분에 대한 예의니까"라는 이야기를 남긴다. 결국 천 검사는 아버지를 소환조사하는 초강수를 두기로 결정했다. 

수사 도중 발생한 죽음... 위기의 천 검사​
 
 지난 14일 방영된 SBS '천원짜리 변호사' 제7화의 한 장면.

지난 14일 방영된 SBS '천원짜리 변호사' 제7화의 한 장면. ⓒ SBS

 
국무총리 후보자로 인사청문회를 진행중인 거물 정치인을 소환 조사한다는 소식에 검찰 고위층은 발칵 뒤집혔다. 결코 한 발 뒤로 물러서지 않는 천 검사의 수사를 지켜본 검찰 윗선들은 김 전 의원을 희생양 삼아 출구전략을 마련하기로 작정한다. 이러한 음모를 이미 짐작했던 천 검사는 역으로 그들의 대화를 도청해 아버지에게 들려주게 된다.  

​"수사가 시작되면 돈을 받아 쓴 자들은 쥐새끼처럼 빠져나가고 아버지 혼자 남게 될 거다. 제가 돕겠다. 이제부터라도 바로 잡자"고 김 전 의원을 설득, 나중에 돈 받는 정치인 명단을 받기로 하고 조사를 끝마쳤다. 그런데 이후 비극이 찾아왔다. 귀가를 위해 1층으로 내려간 줄 알았던 아버지는 건물 밖으로 뛰어 내려 스스로 삶을 마감한 것이었다.  

​그 직후 천 검사에게 걸려온 발신자 미표시 전화는 이 사건에 엄청난 배후가 있음을 짐작케 했다. 이어진 예고편에선 피의자 사망으로 인한 천 검사의 위기, 법무법인 백에서 독립한 이 변호사가 허름한 다방 자리에 사무실을 개업하는 과정, 그리고 천지훈에게 협업을 제안하는 일련의 이야기가 간략하게 소개되었다.  

기존 드라마 속 익숙한 방식... 그래도 눈을 떼지 못하는 이유​
 
 지난 14일 방영된 SBS '천원짜리 변호사' 제7화의 한 장면.

지난 14일 방영된 SBS '천원짜리 변호사' 제7화의 한 장면. ⓒ SBS

 
<천원짜리 변호사> 속 일련의 이야기들은 이미 여러 작품 혹은 현실 속 사건 사고를 통해 한두 번쯤 접해봤을 법한 내용들로 채워지고 있다. 갑질 임원, 비리 재벌 등 뿐만 아니라 출생의 비밀과 연관된 주인공의 사연 등은 독창적이라기 보단 익숙함의 반복처럼 비춰질 수도 있었다. 너무나 명확해보이는 드라마의 약점을 메워주는 건 남궁민의 열연 외에도 군더더기 없이 야야기의 핵심으로 직진하는 속도감 있는 연출도 한 몫을 담당한다.  

​각 장면마다 등정하는 인물들이 결코 가볍게 소모되는 법 없이 적재적소에 알맞게 활용되면서 군더더기 없는 전개가 진행되는 것이다. 1회 초반에 잠시 등장했던 사채업자가 이번 화에선 사건의 실마리를 푸는 열쇠가 되어주고 비리 재벌과 정치인으로 등장하는 배우들 역시 단 1회 출연임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극에 녹아 들어 시청자들을 단번에 사로 잡았다.

​천 검사를 둘러싼 엄청난 음모의 사건은 거대한 권력 집단과 정의감에 불타는 열혈 법조인의 향후 행보에 대한 궁금증을 키워주면서 계속 화면을 응시하게 만든다. 극의 중간마다 등장하는 천 검사와 이 변호사 사이 좋은 감정의 불씨는 무겁게 진행되는 7화의 흐름을 방해하지 않으면서 되려 주인공과 얽힌 숨은 사연에 대한 각양각색 추측을 유발시킨다. 마치 정치 스릴러 물이 로맨스적 요소와 이질감 없이 섞이면서 <천원짜리 변호사>는 또 한번 시청자들을 사로 잡았다.
덧붙이는 글 필자의 블로그 https://in.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천원짜리변호사 남궁민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