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틴 아담 울산의 스트라이커 마틴 아담이 강원전에서 역전골을 터뜨린 후 환호하고 있다.

▲ 마틴 아담 울산의 스트라이커 마틴 아담이 강원전에서 역전골을 터뜨린 후 환호하고 있다. ⓒ 한국프로축구연맹

 
17년 동안 이어진 한을 마침내 풀었다. 울산현대가 강원FC에 역전승을 거두고, 2022시즌 K리그1 정상에 올랐다. 

울산은 16일 오후 2시 춘천송암스포츠타운에서 열린 강원과 '하나원큐 K리그1 2022' 37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2-1 역전승을 거뒀다. 

이로써 22승 10무 5패(승점 76)을 기록한 울산은 남은 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우승을 확정지었다.

'역전 드라마' 울산, 엄원상-마틴 아담 교체 투입 통했다

홈팀 강원은 3-4-3을 가동했다. 김대원-이정협-양현준이 전방에 포진하고, 정승용-서민우-황문기-김진호가 중원을 맡았다. 스리백은 윤석영-김영빈-임창우, 골문은 유상훈이 지켰다.

원정팀 울산은 4-2-3-1로 나섰다. 원톱은 레오나르도, 2선은 바코-이청용-김민준, 수비형 미드필더는 이규성-박용우로 구성됐다. 포백은 이명재-김영권-김기희-설영우, 골키퍼 장갑은 조현우가 꼈다.

초반부터 울산이 점유율을 높이고, 수비에 전념하는 강원 진영에서 공격하는 그림이 90분 동안 전개됐다. 전반 11분 레오나르도, 이규성, 바코로 이어지는 슈팅 기회가 유상훈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전반 13분에도 박스 안에서 레오나르도의 패스를 받은 김민준이 문전 슈팅했지만 골키퍼를 넘어서지 못했다. 

울산의 홍명보 감독은 전반 22분 김민준 대신 엄원상을 투입해 공격을 강화했다. 울산은 지속적으로 날카로운 공격력을 뽐냈다. 전반 31분 레오나르도의 패스를 받은 바코의 아크 정면 슈팅이 골대를 맞고 튕겨나왔다. 강원은 전반 42분 먼거리에서 김대원의 프리킥이 사실상 유일한 기회였다. 전반은 득점없이 종료됐다.

후반 들어 강원이 날카로운 이빨을 드러냈다. 후반 16분 정승용이 페널티 박스에서 돌파하는 도중 바코로부터 파울을 얻어냈다. 주심은 비디오 판독 끝에 페널티킥을 선언했고, 키커로 나선 김대원이 성공시켰다. 

다급해진 홍명보 감독은 바코를 빼고 마틴 아담을 투입하며 조커 카드를 꺼내들었다. 마틴 아담 투입 효과는 곧바로 나타났다. 후반 24분 마틴 아담의 패스에 이은 레오나르도의 노마크 슈팅이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후반 30분 마침내 고대하던 울산의 첫 골이 터졌다. 이명재의 크로스를 마틴 아담이 머리로 떨궜다. 이때 쇄도하던 엄원상이 강력한 오른발 인스텝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강원도 수비에만 치중할 수 없었다. 이정협 대신 갈레고를 넣으며 공격에 무게를 더했다. 그러나 분위기는 이미 울산으로 기운 상태였다. 후반 40분 왼쪽 코너킥에서 김기희가 헤더로 골문 앞으로 전달한 공을 마틴 아담이 몸으로 밀어 넣었다. 

이후 엄원상 대신 오인표를 넣으며 지키기로 전환한 울산은 결국 감격의 승리를 거뒀다. 

홍명보 감독, 울산 부임 2년차 정상 등극

지난 몇 년 동안 K리그 판도는 전북현대와 울산현대가 주름잡는 흐름이었다. 그럼에도 전북의 저력은 무서웠다.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 연속 K리그1 정상에 올랐다. K리그 팬들로부터 생겨난 신조어 '어우전(어차피 우승은 전북)'이라는 말이 헛되지 않은 결과였다.
 
울산도 굉장한 선전을 펼쳤으나 3년 연속 시즌 도중 1위를 내달리다 뒷심 부족으로 인해 2인자에 머물렀다. 심지어 올 시즌 개막 직전 많은 주전급(오세훈, 이동경, 이동준, 윤빛가람)들의 이탈로 불안함을 남겼다. 새롭게 팀에 합류한 아마노-레오나르도-엄원상은 울산의 공격력을 더욱 업그레이드 시키며, 시즌 초반 상승세를 주도했다. 여름 이적 시장 기간에는 헝가리 출신의 장신 공격수 마틴 아담이 가세하며 스쿼드 뎁스를 두껍게 했다.
 
울산은 바로 밑에서 추격하는 전북과의 격차를 좀처럼 벌리지 못한 채 파이널 라운드로 돌입했다. 두 팀의 희비가 엇갈린 것은 지난 8일 열린 35라운드 '현대가 더비'였다. 이날 울산은 바로우에게 선제골을 내줘지만 엄청난 투지와 끈기를 발휘하며 후반 추가 시간 극적인 2-1 역전승을 거두고, 우승의 9부능선을 넘었다.

울산은 한 차례 주춤했다. 지난 12일 열린 포항과의 동해안 더비에서 1-1 무승부로 인해 우승 기회를 다음으로 기약해야 했다. 여전히 울산은 전북에 6점차로 앞서며 유리한 입장에 놓였다. 남은 2경기에서 울산이 필요한 승점은 1이었다. 울산은 이번 강원전에서 최소한 비기기만 해도 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다.

그런데 강원을 상대로 선제골을 내주며 위기를 맞았다. 또 다시 뒷심 부족이 떠오르는 순간이었다. 만약 이 경기서도 패한다면, 최종 라운드에서 우승을 장담하기 어려웠다. 그러나 울산은 강한 정신력으로 무장했다. 또, 홍명보 감독의 용병술은 완벽하게 적중했다. 전반과 후반에 투입한 엄원상, 마틴 아담이 해결사로 나섰다.

전북전에 이어 다시 한 번 극적인 역전 드라마를 써낸 것이다. 2005년 이후 언제나 정상 문턱에서 좌절했던 울산이 17년 만에 일궈낸 K리그 우승이었다. 홍명보 감독은 지난해 울산 부임 첫 해 아쉬움을 남겼지만 2년 차로 접어들며, 비로소 한을 풀어낸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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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K리그 강원 홍명보 엄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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