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런닝맨'

SBS '런닝맨' ⓒ SBS

 
총 4주에 걸쳐 진행된 <런닝맨>의 초대형 벌칙 프로젝트의 마지막 편 '어쩔벌칙' 레이스가 임기응변식 촬영 속에 마무리 되었다. 지난 18일 방영된 SBS <런닝맨>은 '강원도 가고 싶드래요' 레이스로 진행되었다. 당초대로라면 강원도 철원으로 떠나 야외에서 다채로운 게임을 치렀겠지만 당시 전국을 강타한 태풍의 영향으로 인해 이를 취소할 수밖에 없었다.  

​부득이 제작진은 급히 강원도 식당을 섭외하는 등의 방식으로 준비했던 소재를 포기하고 새로 내용을 꾸미게 되었다. 촬영일 이전부터 어느 정도 예고된 기상 악화라곤 하지만 오랫동안 마련해둔 촬영 아이템 대신 다른 것으로 녹화를 대체한다는 건 결코 손쉬운 일이 아니었다.  

임시 방편으로 촬영장을 대여하고 방송 내용을 급조하다보니 최근 방영분에서 볼 수 있었던 특수 세트를 마련하는 식의 규모 큰 내용은 감히 엄두조차 내기 어려웠다. 대신 등장한 내용물은 아기자기한 게임 위주일 수밖에 없었지만 이를 효과적으로 녹여낼 수 있었던 건 7명 멤버들의 관록이 돋보였던 입담과 <런닝맨> 고유의 특징 중 하나인 '배신'(?)의 힘에 기인했다.   

두 팀으로 나눠진 벌칙 스티커 대전
 
 SBS '런닝맨'

SBS '런닝맨' ⓒ SBS

 
​앞선 세 차례의 방영분을 통해 부여된 벌칙 스티커 개수 등을 고려해 하하 팀과 양세찬 팀으로 나눠진 멤버들은 총 3회에 걸친 게임을 통해 알감자를 획득하게 된다. 팀 대항전 등을 거쳐 승자와 패자 팀에게 이를 차등 지급하며 이를 토대로 최종 시점에 벌칙 스티커가 가장 많이 발부된 1인이 우선적으로 벌칙 대상자로 선정되었다. 

​1라운드 게임은 강원도 사투리 문장을 듣고 특정 단어의 뜻을 맞추는 것이었다. 다양한 오답 속에 때로는 서로를 공격하기 위한 디스전 마냥 변질되기도 했지만 결국 승자는 전소민이 연속해서 문제를 맞춘 하하팀으로 결정되었다. 2라운드는 촬영을 위해 대여한 식당 내 물품을 이용한 게임이 마련되었다. 주전자, 플라스틱 바구니 부터 배 상자까지 각자 마음에 드는 물건 하나씩 집어 든 멤버들이 부여된 내용은 '부엌 컬링'이었다.

양세찬 팀이 앞선 게임의 패배를 설욕한 가운데 새 물건들로 도구를 교체한 뒤 이뤄진 대결은 탁구였다. 빈 커피 상자, 숫가락 등 대응하기 힘든 도구를 택한 하하팀은 결국 고전을 면치 못했고 양세찬 팀은 두 번의 경기를 모두 승리하며 이날 승부를 1대 1 원점으로 되돌려 놓는다.

런닝맨 특유의 배신과 암투... 양세찬 첫 벌칙자 낙점
 
 SBS '런닝맨'

SBS '런닝맨' ⓒ SBS

 
마지막 라운드는 일종의 눈치싸움이었다. 제작진은 각 팀이 확보한 감자를 각기 다른 수 대로 가방에 담아뒀고 멤버들은 복불복 마냥 이를 골라서 다시 자리로 돌아왔다. 이후 팀원들이 제출한 알감자 수가 많은 팀이 승리하는 미션이 벌어지자 <런닝맨> 고유의 눈치 싸움이 치열하게 전개되었다.  

​팀이 승리하려면 많은 수의 감자를 내놔야 하지만 반면 내가 보유한 감자 갯수가 적다면 최종 시점에서 벌칙 스티커가 대거 본인에서 몰릴 수 있기에 각자 잔머리를 굴리며 대응에 나섰다. 서로 "나는 00개 넣겠다"며 호언장담했지만 늘 그래왔듯 순순히 응할 멤버들이 결코 아니었다. 본인 감자 다 내놓고 왔다는 지석진이었지만 들고 온 가방에선 우르르 소리가 나는 등 거짓말과 속임수가 어김없이 난무했다.

이날 촬영에서 벌칙 스티커는 송지효, 양세찬에게 배분되었고 최종 합산 결과 7개의 스티커가 모아진 양세찬이 벌칙 대상자로 확정되었다. 제작진 마련 및 시청자들의 제안으로 정해진 벌칙 후보는 하늘을 달리는 자전거, 하늘 다리와 공중그네, SBS 사옥 15층 유리창 닦기, 제주 해녀 체험 등이 마련되었다. 양세찬과 이들 벌칙 중 하나를 함께 수행해야 할 멤버는 다음주 추가 게임을 통해 정해질 예정이다.

급조된 게임 속 빛난 멤버들 관록의 입담
 
 SBS '런닝맨'

SBS '런닝맨' ⓒ SBS

 
​이날 다뤄진 방송 속 게임은 색다르거나 신선한 소재는 아니었다. 당초 예정된 계획을 모두 접고 진행하다보니 <런닝맨> 및 여타 예능에서 자주 다뤄봤을 법한 내용들로 채워지는 등 웃음 마련의 장애물이 곳곳에 널려 있었다. 분명 부족할 수 있는 재미 확보의 물고를 터준 건 이번에도 멤버들의 관록, 특유의 입담이 한몫 차지했다.   

​이제는 <런닝맨>에서 없어선 안 될 오프닝 토크 장면에선 멤버들의 시콜콜한 이야기부터 촬영 직전 있었던 소소한 일들을 웃음의 소재로 승화시킨다. 최근 유튜브 상에서 화제가 되었던 김종국 개인 채널에 출연했던 유재석과 지석진의 에피소드를 비롯해서 이동 중 버스 안에서 빚어지는 전소민 연애 관련 멤버들의 수다 등은 소소한 웃음을 마련하는 데 큰 힘을 보태준다.  

​서로 속고 속이는 <런닝맨> 특유의 예능 배신 또한 빼놓을 수 없었다. 굳건한 맹세를 다짐하지만 막상 단 한 개의 감자 조차 내놓지 않는 등 파탄에 가까운 팀 분위기 조성으로 재미 확보에 나선 유재석, 지석진, 양세찬 등의 행동은 프로그램 분량 확보를 위한 나름의 계산된 움직임에 가까웠다. 우천 취소 등 돌발 악재 속 부족해 보일 수 있는 현장 상황을 스스로의 능력치로 채워 넣는 건 결과적으로 오랜 기간 동안 합을 맞춘 출연진들의 연륜에 기인했다.

새 PD 부임 후 일부 호불호가 엇갈리는 내용도 존재하지만 점차 자신의 색깔을 마련중인 <런닝맨>으로선 현 멤버들의 존재감이야말로 가장 든든한 힘이 되어주고 있다.  
덧붙이는 글 필자의 블로그 https://in.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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