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스 수아레스 우루과이의 공격수 수아레스가 2022 카타르 월드컵 남미예선 칠레전에서 득점 이후 환호하고 있다.

▲ 루이스 수아레스 우루과이의 공격수 수아레스가 2022 카타르 월드컵 남미예선 칠레전에서 득점 이후 환호하고 있다. ⓒ 우루과이 축구협회 트위터 캡쳐

 

월드컵에서 쉬운 상대는 없다. 한국 축구는 이번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우루과이, 가나, 포르투갈과 차례로 맞붙는다. 모든 팀들이 어렵지만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고 했다. 적을 알아야 승리하는 방법을 찾을 수 있다.
 
월드컵 본선에서 첫 경기 성적은 매우 중요하다. 한국은 2002 한일 월드컵과 2010 남아공 월드컵에서 1차전 승리를 발판삼아 조별리그를 통과한 기억이 있다. 이번 카타르 월드컵에서 한국의 첫 번째 상대는 남미의 강호 우루과이다.

한국은 역대 우루과이를 상대로 1승 1무 6패로 크게 열세를 보이고 있다. 월드컵 본선에서도 1990년과 2010년 대회 모두 한국의 발목을 잡을 만큼 우루과이는 만만한 팀이 아니다. 이번이야말로 우루과이와의 악연을 끊을 수 있을까.
 
위기의 우루과이 구한 디에고 알론소 감독
 
우루과이(피파랭킹 13위)는 인구 350만 명의 소국이지만 1930년과 1950년 월드컵에서 두 차례 우승을 차지한 남미의 전통 강호다. 오랫동안 우승과 인연이 없었지만 지난 2010 남아공 월드컵에서 루이스 수아레스를 앞세워 40년 만에 4강 진출에 성공했다. 이어 2011 코파 아메리카 우승, 2014 브라질 월드컵 16강, 2018 러시아 월드컵 8강에 오르며, 꾸준한 성적을 거뒀다.
 
우루과이는 이번 월드컵 남미 예선에서 14라운드까지 7위에 머물며 고전을 면치 못했다. 오랫동안 팀을 장기집권한 오스카 타바레스 감독이 성적 부진으로 경질당하는 등 상황은 절박했다. 

위기의 우루과이를 구한 것은 디에고 알론소 감독이었다. 15라운드부터 18라운드까지 4전 전승을 기록했을 뿐만 아니라 7위였던 순위를 3위(최종 8승 4무 6패)로 끌어올리며, 월드컵 본선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1987년생 루이스 수아레스(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에딘손 카바니(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버티는 공격진의 세대교체가 이뤄지지 않은 것은 아쉽지만 유럽 명문에서 활약 중인 로드리고 벤탄쿠르(토트넘), 페데리코 발베르데(레알 마드리드), 로날드 아라우호(바르셀로나) 등 미드필드와 수비진에 재능있는 젊은 선수들이 등장하면서 적절하게 신구 조화를 이뤘다는 평가다.
 
페데리코 발베르데 우루과이 세대교체의 중심에는 중앙 미드필더 발베르데가 있다.

▲ 페데리코 발베르데 우루과이 세대교체의 중심에는 중앙 미드필더 발베르데가 있다. ⓒ 우루과이 축구협회 트위터 캡쳐

 
4-4-2 기반의 실리 축구, 낮은 점유율에도 결과 챙긴다
 
알론소 감독은 이번 남미 예선 4경기에서 기존의 타바레스 전임 감독이 추구하는 실리적이면서 수동적인 전술을 고스란히 유지했다. 비교적 짧은 A매치 소집 기간 동안 갑작스러운 변화는 독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4-4-2 포메이션을 기반으로 공수 라인 간격과 좌우 폭을 좁힌 채 상대팀이 자신들의 영역으로 들어오면 경로를 막고, 강도 높은 압박을 시도했다. 특히 자신들보다 약한 팀과의 경기임에도 불구하고 점유율을 높이기보단 하프 라인 아래에서 압박과 수비에 치중하는 운영을 선보였다.

남미 예선 4경기 평균 점유율이 47.25%에 그친 것이 단적인 예다. 이에 반해 경기당 평균 16.5개의 슈팅과 8개의 득점을 만들어내며 효율성을 극대화했다.
 
알론소 감독은 본선 진출을 확정지은 뒤 열린 칠레와의 최종전에서는 4-2-3-1 포메이션을 실험했다. 1.5군으로 선발 라인업을 구성해 디에고 로시(페네르바체), 니콜라스 델 라 크루스(리버 플레이트), 세바스티안 코아테스(스포르팅 리스본), 루카스 토레이라(피오렌티나)에게 기회를 부여하며 플랜B를 점검했다. 동기부여가 확실한 칠레를 상대로도 2-0 승리를 이끌어냈다.

*우루과이, 최근 월드컵 남미 예선 4경기 점유율 & 슈팅수
vs 파라과이 – 점유율 53%, 슈팅 15개(박스 밖 4개)
vs 베네수엘라 – 점유율 42%, 슈팅 22개(박스 밖 8개)
vs 페루 – 점유율 49%, 슈팅 14개(박스 밖 7개)
vs 칠레 – 점유율 45%, 슈팅 15개(박스 밖 7개)

 
*우루과이, 최근 월드컵 남미 예선 4경기 선발 라인업
vs 파라과이 (1-0승)
4-4-2 : 로셰트 – 아라우호, 고딘, 히메네스, 올리베라 – 펠리스트리, 벤탄쿠르, 베시노, 발베르데 – 누네스, 수아레스
 
vs 베네수엘라 (4-1승)
4-4-2 : 로셰트 – 아라우호, 고딘, 히메네스, 올리베라 – 펠리스트리, 벤탄쿠르, 발베르데, 데 아라스카에타 – 수아레스, 카바니
 
vs 페루 (1-0승)
4-4-2 : 로셰트 – 아라우호, 고딘, 히메네스, 올리베라 – 펠리스트리, 벤탄쿠르, 발베르데, 데 아라스카에타 – 수아레스, 누네스
 
vs 칠레 (2-0승)
4-2-3-1 : 로셰트 – 아라우호, 고딘, 코아테스, 비냐 – 토레이라, 벤탄쿠르 – 델 라 크루스, 발베르데, 로시 – 카바니

 
중원에서의 단단함도 우루과이의 강점이다. 2017 U-20 월드컵에서 호흡을 맞춘 뒤 성인 대표팀으로 승격해서도 좋은 기량을 보여주고 있는 벤탄쿠르-발베르데 듀오는 경계대상이다.

발베르데는 전천후 미드필더로써 여러 포지션을 소화한다. 데 아라스카에타 부재시 왼쪽 측면에 포진하거나, 플랜B라 할 수 있는 4-2-3-1 포메이션에서는 공격형 미드필더로 출전하며 알론소 감독의 큰 신뢰를 얻고 있다.
 
사실 베네수엘라전을 제외하면 나머지 3경기에서 보여준 우루과이의 공격력은 매우 단조로웠다. 우루과이의 공격 방향은 중앙에 쏠려있다. 벤탄쿠르, 발베르데가 공간이 열리는 즉시 과감한 중거리 슈팅을 시도하는 빈도가 매우 높았다.
 
그럼에도 우루과이는 4경기에서 8골을 잡아냈다. 실리적인 경기 운영이 빛난 것은 공격수 루이스 수아레스의 존재감 때문이다. 비록 전성기 시절의 역동성은 사라졌지만 파라과이, 베네수엘라, 칠레전에서 득점포를 가동하는 등 제한적인 기회에서 마무리하는 킬러 본능은 여전했다.
 
'4년 전 기억' 벤투 감독, 우루과이전 승리 재현할까
 
지난 2018년 10월 한국은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우루과이와의 평가전에서 2-1 승리를 거두며, 무승 징크스를 깨뜨렸다. 당시 벤투 감독이 한국 대표팀을 맡은 이후 세 번째 경기였다.
 
경기 내용도 비교적 훌륭했다. 점유율을 높이고, 좌우 오픈 공간을 활용해 롱패스 전개와 세트피스 득점으로 당시 피파랭킹 5위였던 우루과이를 잡았다. 
 
당시 경기에는 카바니, 고딘, 벤탄쿠르, 토레이라, 코아테스 등 현재 우루과이 대표팀에 몸담고 있는 준주전급들이 출전했다. 그러나 4년 사이 우루과이도 부분적인 세대교체가 이뤄졌다. 발베르데, 아라우호가 주축으로 성장했으며, 세르히오 로셰트(나시오날), 다르윈 누네스(벤피카), 파쿤도 펠리스트리(알라베스), 데 아라스카에타(플라멩고), 마티아스 올리베라(헤타페) 등 젊은피들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우루과이전은 손흥민과 아라우호의 일대일 대결이 관전 포인트다. 우수한 피지컬과 수비력이 뛰어난 아라우호는 소속팀 바르셀로나에서 센터백으로 나서는 것과 달리 우루과이 대표팀에서는 오른쪽 풀백 자리를 맡았다. 우루과이의 오른쪽에서 공간을 만들어야만 한국의 공격이 수월하게 풀릴 수 있다.
 
우루과이의 팀 콘셉트는 명확하다. 어느 팀을 상대하더라도 수비 지향적인 축구를 구사한다는 것. 이는 한국에 호재로 작용할 여지가 크다. 지난 4년 동안 벤투 감독이 원하는 플랜A를 본선까지 가져갈 수 있기 때문이다.
 
*우루과이, 2022 카타르 월드컵 본선 경기 일정
vs 한국 (11월 24일 오후 10시)
vs 포르투갈 (11월 29일 오전 4시)
vs 가나 (12월 3일 오전 0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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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루과이 수아레스 카바니 월드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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