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4.3 다크투어 「상처 그리고 흔적」"  다큐작가 김재훈은 <제주 4.3 다크투어 「상처 그리고 흔적」>을 통해 무지와 두려움에 외면당했던 진실과 마주하길 바랐다. 자료사진. 사진은 <제주 4.3 다크투어 「상처 그리고 흔적」>의 한 장면.

▲ "제주 4.3 다크투어 「상처 그리고 흔적」" 다큐작가 김재훈은 <제주 4.3 다크투어 「상처 그리고 흔적」>을 통해 무지와 두려움에 외면당했던 진실과 마주하길 바랐다. 자료사진. 사진은 <제주 4.3 다크투어 「상처 그리고 흔적」>의 한 장면. ⓒ 김재훈

 
역사는 '기억의 기록'이다. 잊지 않기 위해 기억하고, 기억하기 위해 기록하는 것. 그래서 역사는 '기록의 산물'이다.
 
기억과 기록에 천착(穿鑿)해 온 다큐작가 김재훈(콘텐츠 기획사 '굿 플래닝' 대표)이 '제주 4.3 항쟁' 제74주년를 앞두고 제주를 찾아 그곳에서 보고 듣고 느낀 4.3을 한 편의 영상으로 기록했다.
 
'제주 4.3 다크투어 「상처 그리고 흔적」'은 시간이 아닌 공간적 의미에서 4.3을 조명한 로드다큐다. 작가는 70년이 훌쩍 넘은 지금, 다시 4.3을 보는 이유에 대해 "무지와 외면에 대한 사죄"를 말했다.
 
그는 "누구나 한번쯤 들었지만, 누구도 제대로 알지 못하는 시간. 알면서도 외면했던 진실. 그것이 제주 4.3이다. 광복 후 단일 사건으로는 최대인 3만 명이 넘는 인명이 살상 당했음에도 아직 그 역사적 진실마저 제대로 규명되지 못하고 있다"며 "혹자는 무관심에 무지했고, 혹자는 두려움에 떨어야 했던 비극의 역사와 마주하고자 했다"고 제작 취지에 대해 설명했다.
 
김재훈 작가는 "제주4.3 사건은 무려 7년이 넘는 시간동안 지속된 피의 역사다. 지금도 추정치만 있을 뿐, 정확한 희생자의 집계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반공이 국시였던 시절, 군사정권의 서슬퍼런 독재가 진실을 외면했던 시간. 엄혹했던 그때에 우리가 몰랐고 외면했던 역사의 진실을 찾아가는 여정에 나의 한 걸음이 길이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어 "제가 시간의 흐름이 아닌 공간을 통해 4.3을 바라본 이유는 오랜 시간이 흘러 이제는 기억마저 희미해져 가는 오늘에서야 조금씩 진실이 드러나고 있는 상황에서 시간적 의미보다는 장소로 표현되는 진실에 더 무게를 싣고 싶었다"며 "슬픔에 유효기간이 있을 수 없고, 무뎌진다고 사라지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시간은 때때로 망각을 가져온다. 하지만, 그 사건이 일어난 장소는 늘 기억한다. 제주가 존재하는 한 4.3은 그 땅 위에 기억되고 있는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다큐작가 김재훈"  다큐작가 김재훈은 자신을 "기록하는 사람"이라고 했다. 그는 "시간의 진실을 찾아 기억하고 기록하는 일을 꾸준히 할 것"이라고 했다.

▲ "다큐작가 김재훈" 다큐작가 김재훈은 자신을 "기록하는 사람"이라고 했다. 그는 "시간의 진실을 찾아 기억하고 기록하는 일을 꾸준히 할 것"이라고 했다. ⓒ 박봉민

 
"나는 기록하는 사람…시간의 진실을 찾는 일 꾸준히 해 나갈 것."
 
그는 "촬영기간 내내 제 머리 속을 떠나지 않은 의문하나는 '왜'였다. '무엇을 위해, 무엇 때문에, 왜 그들은 죽고 죽여야만 했는가'에 대한 의문이었다"며 "한 마을 전체의 제삿날이 같은, 세계사적으로도 그 유래를 찾기 힘든 이 엄청난 학살의 이유와 진실에 가까이 가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래서 다큐는 학살지와 피난지를 중심으로 영상에 담아 바람소리로, 물소리로 4.3과 마주한다.
 
작가는 "이번 작품이 보는 이들로 하여금 그동안 침묵과 외면을 강요 당해 온 '제주 4.3 항쟁'에 대해 관심을 갖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무엇을 하지 않더라도 다만 기억하길 바란다"며 "기억할 때 역사는 비로소 교훈이 되고, 비극은 되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한편, 김재훈은 다큐작가로서의 다음 행보에 대해 "저는 기록하는 사람이다. 시간을 기억하고 그것을 기록하는 것이 저의 천직이다. 앞으로도 그 일을 해 나갈 것이다"라며 "대한민국에는 4.3 외에도 어떤 이유로 외면되어진 시간들이 있다. 앞으로도 그 시간의 진실을 찾는 일을 꾸준히 해 나가려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번 다큐 촬영 과정을 한편의 책으로 남기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인천게릴라뉴스(www.ingnews.kr)에도 실립니다.
제주 4.3 다크투어 상처 그리고 흔적 제주 4.3 항쟁 김재훈 4.3 다큐
댓글
이 기사의 좋은기사 원고료 100,000
응원글보기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