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의 여파로 KBO 개막이 미뤄지고 있는 가운데 사회적 분위기를 보면서 일정을 조율 중이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안정되는 점을 감안할 때 4월 7일(이하 한국 시각)에서 21일로 한 차례 미뤄진 교류 연습경기는 추가 연기 없이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10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프로야구 롯데자이언츠 자체 청백전이 야간경기로 치러지고 있다.

10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프로야구 롯데자이언츠 자체 청백전이 야간경기로 치러지고 있다. ⓒ 연합뉴스

 
본격적인 개막 준비 움직임, 야간 연습경기 시작

그런 움직임을 감지할 수 있는 가장 큰 요소는 연습경기 시간대의 변동이다. 스프링 캠프 때부터 3월 말까지는 꾸준히 낮 경기를 치러왔다(보통 스프링 캠프의 훈련과 시범경기가 낮에 중점적으로 치러지는 것을 감안하면 정상적인 흐름이었다).

그러나 정규 시즌과 포스트 시즌에서는 낮에 치르는 경기보다 밤에 치르는 경기가 더 많다. 평일 경기는 모두 밤 경기로 진행되고, 휴일 경기도 혹서기에 한하여 밤 경기를 치른다.

이에 각 팀들은 슬슬 경기 감각을 맞추기 위해 연습경기의 시간대를 조금씩 조절하고 있다. 아직 모든 연습경기를 밤에 치르기에는 무리가 있지만 롯데 자이언츠는 지난 10일에 10팀 중 처음으로 오후 6시에 자체 연습경기를 치렀다. KT 위즈도 15일~16일에 예정된 청백전을 오후 6시에 진행할 계획이다.

시범경기와 다르게 자체 연습경기에서는 투수진을 반으로 나눠야 한다. 특히 선발투수들은 경기에 등판하면서 투구수를 조금씩 늘리는 시간이 필요하다. 이 때문에 그동안 자체 연습경기에서는 투수들의 투구 수 조절 문제로 대부분 5~6이닝으로 단축하여 경기를 치렀다.

그러나 이 연습경기의 이닝도 정식 경기와 마찬가지로 9이닝으로 늘리기 시작했다. 13일 KIA 타이거즈의 자체 연습경기도 9이닝으로 진행되었는데, 이 날 경기는 맷 윌리엄스 감독의 제안으로 양현종이 팀 화이트, 임기영이 팀 레드의 일일 감독을 맡아 경기를 운영하는 이색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대만은 프로야구 개막, KBO리그가 참고할 요소는?

한편 세계의 모든 프로야구 리그들이 늦춰진 가운데, 대만은 세계에서 가장 먼저 프로야구 리그를 개막했다. 원래는 11일에 대만 타오위안 경기장에서 공식 개막전을 치를 예정이었지만 우천으로 인해 하루 늦은 12일 타이중 인터컨티넨탈 경기장에서 개막전을 치렀다.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가 400명 이하였던 대만은 현재까지는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상황. 원래는 제한적으로나마 관중을 받을 예정이었으나 감염 확산이 커질 위험성을 우려해 결국 무관중으로 리그를 시작했다.

대만은 관중석에 마네킹으로 응원단 무대를 꾸몄다. 로봇 드러머까지 설치하여 실제 응원단이 경기 응원을 주도하는 듯한 분위기를 만들려고 노력했다. 

경기장에는 방송 취재진과 소수의 치어리더들만 보였다. 이 날 경기장에 들어온 사람은 선수단과 관계자, 심판, 경기장 관리 직원, 취재진, 응원단 등 대략 200명 내외로 제한됐다. 경기를 보러 갈 수 없는 일반 팬들은 온라인 중계를 통해 경기를 관전했다.

경기 중 선수들은 하이파이브도 하지 않고 차분하게 경기를 진행했다. 비말을 통한 감염을 막기 위해 선수들이 흔히 즐기던 씹는 담배도 금지됐다.

대만은 감염 위험의 최소화를 위해 각 팀의 이동 거리를 줄이고자 경기 편성 일정까지 변경한 끝에 개막을 결정했다. 경기장과 선수단이 머무르는 숙소에는 수시로 방역을 진행하며 강력한 예방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먼저 2020 프로야구 리그를 개막한 덕분에 전 세계의 주목을 받게 됐다. 영국의 "인사이드 더 게임즈"에서도 다른 나라의 프로 리그들이 대만 프로야구 리그(CPBL)로부터 배울 점을 찾기 위해 주의깊게 지켜보고 있음을 언급했다.

14일 열리는 이사회, 이번에는 개막일 결정될까

대만에 이어 이제 KBO 개막을 앞두고 전 세계의 눈이 한국으로 몰리고 있다. 현재까지는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를 시행하고 있지만, 추후 안정세에 따라 생활 방역 체계로의 전환이 이뤄질 경우 리그 개막 준비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보통 월 단위로 열리는 KBO리그 실행위원회(단장 회의)와 이사회(구단 사장 회의)가 격주 단위로 계속 열리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14일에 다시 이사회가 열릴 예정인데, 일단 실행위원회에서는 21일 교류 연습경기를 시작하고 5월 초 개막을 준비한다는 밑그림을 그렸다. 

이는 시즌을 준비하는 루틴과도 연관이 있다.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자체 청백전에서는 팀 전력을 반으로 나눠 활용하기 때문에 선수 가용에 있어서 백업 자원이 부족한 편이다. 특히 선발투수들이 투구 수를 늘려가는 시점이 되면 자체 청백전만으로는 던질 투수가 부족해지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투수 뿐만 아니라 야수들도 마찬가지다. 같은 경기를 하더라도 자체 연습경기를 치르는 것과 다른 팀과 연습경기를 치를 때 집중도와 경기력에서 차이가 난다. 적당한 긴장이 있어야 좋은 경기력이 나올 수 있는데, 아무래도 자체 연습경기만으로는 경기력 향상에 어려움이 있다.

가장 큰 규모의 프로야구 리그를 갖고 있는 메이저리그와 최근 확산세가 심상치 않은 일본 프로야구(NPB)가 개막 시점을 알 수 없는 상황이다. 반면 대만은 이미 리그가 개막했고, KBO리그도 개막을 위한 움직임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면서 다른 나라들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만일 안전하게 생활 방역 체계로의 전환이 이뤄진다면 비록 관중이 입장하지 못하더라도 다시 야구를 즐길 날이 다가올 것이다. 세계적인 위기 속에서 KBO리그가 코로나19를 극복하는 모범 사례가 될 수 있을지 14일 이사회의 결과를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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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널 브랜더/서양사학자/기자/작가/강사/1987.07.24, O/DKU/가톨릭 청년성서모임/지리/교통/야구분석(MLB,KBO)/산업 여러분야/각종 토론회, 전시회/글쓰기/당류/블로거/커피 1잔의 여유를 아는 품격있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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