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위-4위-5위-6위-2위'

전 맨유 감독 알렉스 퍼거슨(현 맨유 컨설턴트)이 지휘봉을 내려놓은 이후 5년 동안의 맨유 리그 순위다. 오래 전부터 맨유를 지속적으로 응원했던 팬들은 아쉬움이 가득할 것이다. 리그 우승 타이틀이 없기 때문이다.

지난 시즌엔 리그 2위라는 좋은 결과를 불러왔다. 하지만 당시 모리뉴 감독은 경기 내용보다는 결과를 중요시하는 '실리축구'를 구사했다. 이는 팬들로부터 적잖은 비난을 받았다. 또한 이러한 경기 패턴은 선수와의 불화로까지 이어졌다. 더 이상 팀에서 신뢰를 받지 못한 그는 리버풀전(3-1 패)을 끝으로 팀에서 떠났다.

이후 맨유는 차기 감독 찾기에 나섰다. 지단, 포체티노, 시메오네 등 많은 인물이 거론되었으나 최종적으로 맨유 트레블의 주역인 솔샤르가 임시 감독 대행으로 낙점됐다. 감독으로서 큰 성과가 없던 그는 여론과 축구 전문가들로부터 의문을 샀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로멜루 루카쿠가 지난 3일(한국시간) 영국 뉴캐슬어폰타인 세인트 제임스파크에서 열린 2018-2019 프리미어리그 21라운드 뉴캐슬과 원정 경기에서 골을 넣고 기뻐하고 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로멜루 루카쿠가 지난 3일(한국시간) 영국 뉴캐슬어폰타인 세인트 제임스파크에서 열린 2018-2019 프리미어리그 21라운드 뉴캐슬과 원정 경기에서 골을 넣고 기뻐하고 있다. ⓒ EPA/연합뉴스

 
하지만 그는 경기장에서 물음표를 느낌표로 만들어냈다. 첫 경기였던 카디프전 대승(5-1)을 시작으로 2019년 1월 30일 현재까지 8연승을 일궈냈다. 그 누구도 이런 반전을 예상치 못했다. 그는 어떻게 맨유에 변화를 불러왔을까?

전방압박

모리뉴 체제의 맨유는 수비라인을 내려 수비 안정화를 꿰하고 낮은 위치에서 볼을 탈취해 역습으로 이어나갔다. 이는 일반적으로 약팀이 구사하는 축구 전술이다. 이런 루즈한 축구는 그를 경질의 길로 인도했다.

솔샤르는 달랐다. 수비라인을 끌어올려 최전방서부터 래시포드, 마샬, 린가드, 포그바로 하여금 적극적인 전방압박을 지시했다. 높은 위치에서 상대를 차단해 공을 운반하는 거리를 최소화했으며, 이를 공격의 시발점으로 삼았다.
 
 맨유 감독대행으로 선임된 올레 군나르 솔샤르

맨유 감독대행으로 선임된 올레 군나르 솔샤르 ⓒ 로이터/연합뉴스

 
동시에 쇼트 카운터의 문제점도 나타났다 문제는 체력이다. 이는 22라운드 토트넘전에서 명확히 드러났다. 전반에는 전방 압박의 덕을 톡톡히 봤다. 결승골이 터지던 당시 상대의 패스를 센터서클서부터 차단해 단 5번의 터치로 골로 연결시켰다. 

하지만 체력 저하가 발목을 잡았다. 지친 선수단을 본 감독은 후반에 라인을 내렸다. 이는 모리뉴 시절의 맨유를 연상케했다. 미들라인부터 무너진 라인의 여파로 수비진까지 흔들렸다. 맨유의 수호천사인 골키퍼 데 헤아가 없었더라면 경기에서 완패했을지도 모른다. 후반 체력 저하 문제는 솔샤르 감독대행이 풀어야 할 하나의 과제다.

포그바 활용법

"최고의 선수면 맡은 롤을 해내야지!"

그간 포그바가 맨유에서 활동하며 자주 듣던 지적이다. 그는 주로 마티치와 투볼란치로 출전했다. 제한된 역할 탓일까. 유벤투스에서 보여줬던 기량은 온데간데 없었다.
 
솔샤르는 포그바 활용법을 정확히 알고 있는 듯하다. 포그바가 본인이 뛰고 싶은 위치에 서게 하는 것이다. 그 위치는 바로 왼쪽 하프윙인데, 이에 감독은 왼쪽에 비중을 두는 전술을 펼쳤다. 왼쪽에 위치한 선수들이 공격을 전개하고 공간을 창출하게끔 지시했다.

팀의 쇼트 카운터로 이득을 본 장본인 또한 포그바다. 높은 위치에서 공을 잡은 그는 뛰어난 드리볼, 패스, 슈팅 능력을 통해 물오른 공격감각을 드러내 팀 승리에 일조하고 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폴 포그바 선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폴 포그바 선수 ⓒ AP/연합뉴스

 
리오넬 메시는 역대 최고의 선수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 그러한 그도 소속팀에서 저조한 활동량으로 공수전환의 속도에 있어서 지적을 받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어떻게 세계 최고라는 타이틀을 거머쥐었을까? 그의 'on the ball'(공을 소유한 상태) 상황에서의 엄청난 활약이 'off the ball'(공을 소유하지 않은 상태) 상황을 잠재우는 것이다. 물론 포그바가 메시의 활약에 버금간다고 할 수는 않으나 포그바가 무엇을 잘 해낼 수 있는지 헤아린 솔샤르의 생각이 맨유에 큰 변화를 불러 일으켰다.

이번 시즌 종료 후 솔샤르 감독대행의 향후 거취는 아직 미정이다. 하지만 현재와 같은 경기력과 결과를 이어간다면 맨유 수뇌부들도 정식 감독 임명에 대해 긍정적으로 검토하지 않을까.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해외축구 맨유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