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월드컵 준비상황 설명하는 신태용 감독 신태용 남자축구대표팀 감독이 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준비상황 설명 기자회견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 러시아 월드컵 준비상황 설명하는 신태용 감독 신태용 남자축구대표팀 감독이 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준비상황 설명 기자회견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연합뉴스


2018년 러시아월드컵 본선에서 태극마크를 달고 나설 축구 국가대표 최종엔트리 발표가 임박했다. 신태용 감독은 14일까지 최종엔트리와 예비 명단(최대 35명)을 확정하고 FIFA(국제축구연맹)에 제출할 예정이다.
 
윤곽은 어느 정도 가려졌다. 신태용 감독은 지난 1년간 각종 국제대회와 평가전을 통하여 다양한 전술과 선수들을 점검했다. 신 감독은 지난 3월 유럽 원정 당시 최종 명단의 약 80% 이상이 가려졌다고 밝힌 바 있다.
 
손흥민(토트넘), 기성용(스완지), 장현수(도쿄) 등 신태용호 출범 이후 꾸준히 활약해온 주전급 선수들의 경우, 팬들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을 정도로 최종엔트리 합류는 이미 기정사실로 여겨지고 있다. 하지만 20%의 여지를 남겨둔 데서 보듯 변수는 존재한다. 최근 월드컵 발탁이 유력하던 일부 선수들의 부상이 속출하면서 엔트리 구성에 상당한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공격수 포지션은 에이스 손흥민을 중심으로 황희찬(잘츠부르크), 김신욱(전북), 이근호(강원)까지 4인은 최종엔트리 합류가 확정적으로 예상된다. 신태용호의 주포메이션이 4-4-2라는 것을 감안하면 투톱 조합으로 손흥민-황희찬이 유력하다. 신태용 감독은 공격수들의 개인 기량과 활동량을 중시하고 유럽파에 대한 신뢰도가 높은 편이다. 손흥민과 황희찬은 이미 리우올림픽부터 함께 호흡을 맞춘 경험이 있다.
 
장신 공격수 김신욱은 지난 3월 유럽원정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보여주지 못한 게 아쉽지만 그래도 강력한 제공권이라는 희소성을 포기할 수 없다. 이근호는 신태용호 출범 이후 득점이 없다는 약점에도 불구하고 연계능력과 수비가담 등 팀플레이에서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김신욱과 이근호 모두 지난 브라질월드컵에서도 발탁된 경험이 있어서 '조커'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 김신욱을 제외하면 손흥민-황희찬-이근호가 모두 2선까지 소화할 수 있는 만큼 원톱부터 스리톱까지 다채로운 전술적 유연성을 가져가기에도 유리하다.
 
예비 엔트리의 경우, 유럽파 석현준(트루아)과 지동원(다름슈타트)이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 석현준은 신태용호에는 승선한 경험이 없고, 지동원은 지난해 10월 유럽원정 이후 대표팀에 소집되지 못하고 있지만 소속팀에서 꾸준히 경기에 나서고 있으며 풍부한 유럽 무대 경험이 강점이다. 공격진에 부상자가 발생할 경우 이들이 가장 먼저 대안으로 거론될 것이 유력하다. 하지만 최근 K리그에서 슈퍼서브로 좋은 활약을 보여주던 이동국(전북)의 경우는 신태용 감독이 발탁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밝힌 상항이다.
 
미드필드진은 역시 주장이자 부동의 플레이메이커 기성용(스완지시티)을 필두로 권창훈(디종)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 이재성(전북), 정우영(빗셀 고베) 등이 안정권으로 분류된다. 공격전개와 중거리 슛 능력이 뛰어난 이창민(제주)도 백업자원으로 거론되고 있다.

다만 걱정스러운 부분은 주전과 백업 간의 기량 차이가 크고 확실한 수비형 미드필더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기성용, 구자철, 정우영, 이창민 등은 모두 수비형 미드필더를 소화할 수 있지만 모두 공격에 비하여 대인방어나 활동량에 강점이 있는 선수들은 아니다. 측면 풀백과 수비형 미드필더를 겸할 수 있는 박주호(울산)의 발탁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는 이유다.
 
박주호는 지난 3월 유럽원정에서 대표팀에 합류하여 미드필드와 수비수를 넘나들며 무난한 경기력을 보여준 바 있다. 소속팀에서 장기간 경기출전을 하지 못하고 있는 유럽파 이청용(크리스탈 팰리스) 역시 신태용 감독이 마지막까지 발탁을 고민할 것으로 보인다. 이명주와 주세종(이상 아산) 등도 예비 엔트리에는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


측면에는 권창훈-이재성을 뒷받침할 백업 자원이 부족하다. 베테랑 염기훈(수원 삼성)이 최근 늑골 부상으로 월드컵 낙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손흥민, 이근호, 황희찬, 김민우 등이 모두 측면에서 활약할 수는 있지만 크로스 능력이 좋은 정통 윙어라고 할만한 선수가 없다. 마땅한 자원이 없다면 소속팀에서 많은 경기에 나서지 못한 이청용의 재발탁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이유다.

 
이번 대표팀 구성에서 가장 뜨거운 화두는 역시 수비라인이다. 신태용호는 출범 이후 지금까지 고질적인 수비불안 문제로 몸살을 앓아왔다. 여기에 월드컵 본선을 앞두고 주력 수비자원들까지 잇달아 부상을 입으며 그야말로 엎친 데 덮친 격이 됐다.
 
중앙수비수 장현수(도쿄), 권경원(텐진), 측면 풀백 김민우(상주) 최철순(이상 전북) 골키퍼 빗셀 고베) 김진현(세레소 오사카) 조현우(대구) 등은 일단 안정권으로 분류되고 있다. 오른쪽 풀백 넘버 2 자리를 놓고 이용(전북)과 고요한(서울)이 경합할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대부분 신태용호 출범 이후 비교적 꾸준히 경기에 출전하며 신뢰를 얻었던 선수들이다.
 
김진수-김민재-홍정호(전북) 등은 당초 월드컵 출전 가능성이 높게 점쳐졌으나 부상으로 인한 회복이 늦어질 경우 설사 예비엔트리에 포함되더라도 최종 명단에서는 낙마할 가능성이 높다. 박주호(울산), 정승현(사간도스), 홍철(상주) 김영권(광저우) 윤영선(성남) 등은 유사시 대안이 될 수 있는 자원들이다.
 
중앙수비라인에서는 김민재가 끝내 빠질 경우 월드컵 유경험자인 김영권과, 신태용호의 리우올림픽 멤버였던 정승현 중 한 명이 선택받을 것이 좀 더 유력해 보인다. 골키퍼 포지션도 부상 선수가 발생할 경우를 대비하여 베테랑 정성룡(가와사키) 등의 발탁을 고려할 수 있다.
 
여러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선수들의 존재도 엔트리 구성에 미묘한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왼쪽 풀백 자리에서 주전이 유력하던 김진수가 만일 탈락하고, 멀티플레이어인 박주호가 미드필더로 발탁된다면 홍철이 빈자리를 꿰찰 가능성이 높아진다. 김민우 역시 측면 수비와 윙어를 두루 소화할 수 있는 자원이다. 신태용호에는 발탁된 경험이 없지만 J리그에서 활약 중인 윤석영(가시와)이나 오재석(감바)도 고려해볼 만하다.
 
대표팀은 국내에서 두 차례 평가전을 마치고 6월 3일 월드컵 사전 캠프가 차려지는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로 이동한다. 신 감독은 일단 대표팀 소집 때 예비명단에 있는 선수들을 최대한 소집하여 훈련하고 부상 선수들의 회복 여부와 마지막 주전 경쟁 결과에 따라 최종 23명을 확정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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