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에서 치열하기로 정평이 나있는 머지사이드 더비는 팬들을 실망시키지 않았다. '228번째' 머지사이드 더비의 주인공은 리버풀이었다. 이날 승리로 머지사이드 더비 13경기 무패 기록을 세운 리버풀은 홈에서 에버턴을 상대로 1999년 패배 이후 17경기 무패라는 기록을 이어갔다.

# 에버턴의 상승세, '부상'이라는 변수가 발목을 잡다

에버턴은 지난해 12월 리버풀과의 '227번째' 머지사이드 더비에서 패한 후, 12경기에서 8승 3무 1패(1패는 토트넘전)라는 대단한 상승세를 보였다. 그렇기 때문에 에버턴은 이번 '228번째' 머지사이드 더비를 지난해 리버풀에게 당한 패배를 설욕함과 동시에 상승세를 이어갈 기회로 노리고 있었다.

하지만 이번 경기를 앞두고 뜻밖의 변수를 맞이했다. A매치 데이에 주전 선수인 푸네스 모리, 시머스 콜먼이 부상을 당하면서 수비진에 공백이 생긴 것이다. 이에 대한 대책으로 에버턴의 쿠만 감독은 대체 선수로 매튜 페닝턴(리그 출전 기록 전무함)과 메이슨 홀게이트(리그 10경기 출전)를 선발 출전시켰다. 주전 선수들이 부상으로 전력에 누수가 생김으로써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 리버풀 역시 부상 공백, 전세기까지 띄우다

리버풀도 마찬가지로 아담 랄라나와 조던 헨더슨, '유리몸' 다니엘 스터리지가 경기에 나서지 못하며 부상으로 인한 공백이 생겼다. 리버풀은 공격의 핵심자원인 쿠티뉴와 피르미누의 빠른 복귀를 위해 전세기까지 띄웠다. 그들의 컨디션 유지를 위한 리버풀의 조치였다. 전력에 누수가 생긴 상황에서 이들마저 부진하게 된다면 승리를 장담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 정신없었던 페닝턴, 이를 잘 공략한 리버풀

자신의 리그 첫 출전을 '머지사이드 더비'로 시작한 페닝턴은 이날 정신이 없을 정도로 뛰어다녔을 것이다. 리버풀이 집요할 정도로 그를 공략했기 때문이다. 페닝턴의 경험이 부족한 사실을 잘 아는 리버풀은 경기 내내 그 부분을 파고들었다. 이는 마네의 선제골(전반 7분), 쿠티뉴의 환상적인 역전골(전반 31분)로 이어졌다.

급속하게 흔들린 에버턴의 수비는 후반 60분경에 오리기에게 한 골을 더 허용하며 1대3 패배를 당했다. 페닝턴은 상대선수를 놓치면서 전반 2실점의 원인이 되었지만 0대1 상황에서 동점골을 터뜨리며 EPL 데뷔골을 기록했다. 정신없이 리그 데뷔전을 치루며 3골에 모두 관여한 페닝턴은 '전반전의 뜨거운 감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 가장 빛났던 쿠티뉴, 리버풀에게 승점 3점을 선물하다

전반 7분 마네의 선제골로 경기를 쉽게 풀어나가는 듯 했던 리버풀. 하지만 머지사이드 더비 답게 에버턴 역시 페닝턴의 동점골로 응수하며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팽팽헀던 흐름'을 다시 '리버풀의 흐름'으로 가져온 선수는 '해결사' 쿠티뉴였다. 전반 31분, 환상적인 감아차기로 팀의 역전을 이끌어냈고 후반 15분에는 오리기의 득점을 어시스트하며 리버풀의 '228번째' 머지사이드 더비 승리의 1등 공신이 되었다.

쿠티뉴는 3일 전, 파라과이와의 A매치에 출전했지만 피곤한 기색 없이 놀라운 경기력을 보여주었다. 상대 진영에서의 뛰어난 드리블 능력, 골키퍼를 꼼짝 못하게 하는 슈팅은 리버풀이 왜 전세기를 띄우면서까지 쿠티뉴의 빠른 복귀를 원했는지 알 수 있었다.

 마네의 선제골 장면, 쿠티뉴가 쇄도하며 에버턴의 수비 2명을 끌고 감으로써 마네에게 공간이 주어졌다.

마네의 선제골 장면, 쿠티뉴가 쇄도하며 에버턴의 수비 2명을 끌고 감으로써 마네에게 공간이 주어졌다. ⓒ 스포티비 영상 캡쳐


 히트맵에도 나와 있듯이 쿠티뉴는 ‘말 그대로’ 에버턴 진영을 헤집고 다녔다. 이는 1골 1어시스트의 결과로 이어졌다.

히트맵에도 나와 있듯이 쿠티뉴는 ‘말 그대로’ 에버턴 진영을 헤집고 다녔다. 이는 1골 1어시스트의 결과로 이어졌다. ⓒ Squawka 홈페이지


# '옥에 티' 리버풀 마네의 부상

리버풀은 '228번째' 머지사이드 더비에서 3대1 화끈한 승리를 거뒀지만 '마네의 부상'이라는 하나의 악재를 안고 가게 됐다. 후반 7분, 볼 경합 과정에서 베이튼과 충돌했던 마네는 그라운드에 주저앉아 고통을 호소해 오리기와 교체 아웃되었다.

클롭 감독은 마네가 부상당하는 순간, 다시 머릿속이 복잡해졌을 것이다. 올 시즌 초반 리버풀은 마네가 부상으로 그라운드를 떠나 있는 동안 부진했기 때문이다. 13골로 팀 내 득점 1위를 기록 중인 마네의 결장이 장기화 되면 리버풀의 공격력도 그만큼 약화된다. EPL은 이제 막바지를 향해 가고 있다.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두고 순위권 다툼이 치열해진 상황에서 '위태로운 3위'를 기록 중인 리버풀이 과연 마네의 부상 공백을 어떻게 메울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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