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지던트 이블> 포스터

<레지던트 이블> 포스터 ⓒ 태원엔터테인먼트


지난 25일에 개봉한 <레지던트 이블>시리즈의 최종편 <레지던트 이블: 파멸의 날>은 결자해지를 내비쳤다. 이야기의 주 무대가 1,2편의 배경이 되었던 라쿤시티와 하이브였는데 세기말적 분위기로 달라진 모습의 라쿤시티와 변함없는 하이브의 모습이 대조됐다. 이런 측면에서 1편은 6편과 함께 보면 좋은 영화가 되어버렸다.

21세기 세계적인 기업 엄브렐라는 미국 라쿤시티 지하에 거대한 유전자 연구소 하이브에서 생화학을 연구해왔다. 그러던 어느 날 인체에 치명적인 T바이러스가 유출되고 연구소를 통제하는 슈퍼컴퓨터 '레드퀸'은 연구소를 완전 봉쇄해 모든 직원들을 죽이고 인간에게 대항하기 시작한다.

레드퀸과 바이러스를 막기 위해 특공대가 파견되는데 주어진 시간은 단 3시간뿐. 이 시간 안에 슈퍼컴퓨터 레드퀸을 제압하지 않으면 전 세계는 파멸의 길로 접어들게 된다. 연구소 내 유일한 생존자인 앨리스(밀라 요보비치)는 특공대와 함께 시시각각으로 조여 오는 레드퀸의 공격을 막아내고, 바이러스의 감염으로 좀비가 된 인간과 생명체들을 위한 사투를 시작한다.

<레지던트 이블> 1편은 게임회사 캠콤의 대표 호러슈팅게임 '바이오 하자드'를 토대로 한 영화다. 이 게임을 즐겨하던 폴 앤더슨 감독이 제작, 각본, 연출을 맡아 탄생하게 되었다. 밀라 요보비치와 미셸 로드리게스 두 명의 쎈 언니들을 주연으로 내세운 이 영화는 2002년 3월에 개봉하여 북미에서 4011만 달러, 전 세계 1억 244만 달러의 성적을 기록했다. 제작비는 3300만 달러였는데, 일부 한국자본이 투여되었다. 국내엔 2002년 6월에 개봉하여 서울관객 27만 명을 동원했었다.

게임을 원작으로 하고 있지만, 일부 설정을 제외하면 영화는 그다지 게임에 충실한 편이 아니다. 그래도 게임 원작다운 면모가 보이는데 3차원지도를 활용하고 스테이지를 깨면 더 강한 상대를 만나는 구조가 그것이다.

 6편에서 오마주되기도 했던 <레지던트 이블:파멸의 날>의 한 장면.

6편에서 오마주되기도 했던 <레지던트 이블:파멸의 날>의 한 장면. ⓒ UPI코리아


1편이 이후 시리즈와 다소 다른 묘미가 보이는데 정육면체 공간 속에서 출구를 찾아나서는 영화 <큐브>와 첨단 기계장치의 운동에 따라 유리 칸막이가 끊임없이 미로를 만들어내는 영화 <13고스트>처럼 이 작품 역시 공간과의 대결구조를 가지고 있다. 이 부분은 6편에서 오마주되기도 했다.

어느 영화의 시리즈든 1편은 세계관을 구축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당연히 <레지던트 이블> 1편도 그 역할을 하고 있다. 우선, 적막함과 어둠 속에 힘을 발휘하는 감염자들과 여성캐릭터를 부각시키며 쉴 틈 없이 몰아치는 액션 장르의 분위기를 잘 만들어 놨다. 인류를 위한 바이오기술과 인공지능이 오히려 인류를 멸망시킬 수도 있음을 경고하고, 권력의 집중현상과 반기업적 메시지 역시 이 시리즈의 주요한 세계관이다.

<레지던트 이블>의 음악 역시 호러 액션이라는 장르적 분위기를 완성하는 데 기여한다. 두 명의 뮤지션이 참여했는데 <설국열차> 등 현재까지 무려 80편이 넘는 영화음악을 담당한 마르코 벨라 미와 가수 마릴린 맨슨이다. 이들은 몽환적이며 기묘한 멜로디로 영화의 미스터리한 분위기를 증폭시켰다.
한편 영화 제목이 게임 원작과 다른 이유는 북미에선 '바이오 하자드'란 록밴드가 상표등록을 해놔서 '레지던트 이블'이란 제목으로 게임이 출시되었기 때문이다. 감독 폴 앤더슨에 따르면 앨리스 역 물망에 오른 여배우가 무려 2페이지에 달했다고 한다. 처음 만난 여배우가 바로 밀라 요보비치였는데 오디션을 보고 나서 바로 리스트를 찢어버렸다고 한다.

폴 앤더슨과 밀라 요보비치는 이 작품에서 만나 결혼까지 했다. 둘 다 <바이오 하자드> 게임의 광팬이었다고 하는데, 밀라 요보비치는 게임에 빠져서 하루에 5시간씩 할 때도 있었다고 한다. 둘 다 게임을 하면서 영화화에 대한 결심을 했다.

덧붙이는 글 이 글은 구건우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http://blog.naver.com/zigm)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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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아이의 아빠이자 영화 좋아하는 네이버 파워지식iN이며, 2018년에 중소기업 혁신대전에서 대통령상을 받은 보안쟁이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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