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일일드라마 <나만의 당신>이 동 시간대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며 아침 드라마 최강자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배우들은 "주부들이 많이 좋아해 주시는 것 같다"며 인기를 실감한다고 했다. 하지만 악행이 연속되는 자극적인 사건 전개로 '막장 드라마'라는 지적은 벗지 못하고 있다.

20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탄현동 SBS 일산제작센터에서 SBS 일일드라마 <나만의 당신>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민영(고은정 역), 정성환(이준하 역), 송재희(강성재 역), 한다민(이유라 역)이 참석했다.

막장의 요소 모두 갖췄다고?..."힘들지만, 한 사람의 인생을 연기하는 것"

<나만의 당신>은 강성재-이유라 부부가 악행을 전담하고 있다. 극 중 강성재는 조강지처 고은정을 버리고 돈을 좇아 이유라와 사기결혼을 한다. 이에 강성재는 전 부인 고은정의 가족에게 각종 욕설과 폭행을 서슴지 않는다. 그리고 이유라는 고은정에게는 물론이고, 사기 결혼이라는 사실을 알자 남편 강성재를 괴롭히고, 시어머니에게도 패륜을 저지른다.

이에 송재희는 "사실은 굉장히 힘들다"고 털어놨다. 그는 "연기를 하려면 캐릭터를 진심으로 받아들이고 악행을 해야 한다"며 "때론 '진짜 이렇게 까지 해야하나?' 할 정도의 나쁜 짓을 한다. 그런 점들이 막장적인 요소가 있다고 인정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강성재는 한번도 행복한 적이 없는 사람이더라"며 극 중 캐릭터의 마음을 대변했다. 그는 "돈 때문에 저지르는 악행이지만, 결국 그 악행으로 더 불행해지고 있다"며 "그렇게 '돈을 쫓아봐야 행복하게 살 수 없다'는 교훈까지 잘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다민은 악역이라는 사실을 부인했다. 그는 "나는 유리가 한 번도 악역이라 생각한 적이 없다"며 "그래서 연기하는 데 힘들지 않다"고 했다. 한다민은 "유라의 악행에는 늘 타당성이 있다"며 "극 중에서 한 사람의 인생을 살아가고 있는 거고, 피해자라고 생각하고 연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다민도 나름의 고충이 있었다. 그는 "사실 요즘 시어머니 유혜리 선생님과의 관계가 걱정이다"라며 "연기하면서 시어머니를 집에서 내쫓고 집안 살림도 시키고 그런다. 그래서 주위 사람들도 걱정을 많이한다"고 털어놨다. 그는 "연기로 나마 나쁜 짓을 하는데 (유혜리에게) 용서해 달라고 말하고 싶다"며 "실제 내 시어머니는 드라마를 안보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배우들이 말하는 시청률 비결..."탄탄한 대본과 팀워크"


총 120회로 구성된 <나만의 당신>은 절반 이상이 진행됐음에도 여전히 시청률 1위자리를 지키고 있다. 지난 12일 방송분이 14.7% (닐슨코리아)를 기록하며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이에 배우들은 "탄탄한 대본과 좋은 촬영 분위기"를 시청률 비결로 꼽았다.

우선 정성환은 "작가님이 대본을 한 번도 늦게 준 적이 없다"며 "미리미리 준비할 수 있어서 편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예기치 못한 사건들을 만들어 우리도 당황시키는 경우가 많다"며 마주희 작가를 칭찬했다.


이민영도 이에 동의했다. 그는 "정성환 말처럼 반전 사건들을 펼쳐놓는데, 심지어 대본이 탄탄하다"며 "또 항상 제 시간에 대본을 주셔서 미리 (연기를) 준비할 수 있게 해줘서 감사한다"고 말했다. 이어 두 사람은 "이렇게 현장 분위기가 좋은 촬영장은 없었다"고 덧붙였다.

정성환은 "평소 낯가림이 심해 배우들과 잘 지내지 못하는 편인데, 이민영은 물론 모든 촬영을 편하게 하고 있다"며 "이렇게 현장 분위기가 좋은 곳은 처음"이라고 했다. "선생님들이 많이 등장하는 드라마도 거의 처음인데, 다들 잘해주시고 (선배들이) 가족적인 분위기로 이끌어 주신다"고 말했다.

그런가 하면 한다민은 "비주얼은 아침드라마 중에 우리가 최고가 아닌가 한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그는 "아침 드라마 프린스 정성환도 있고 <해를 품은 달> 허염으로 여성 팬이 많은 송재희도 있다"며 장내에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내가 예쁘다는 얘기는 아니다"라며 "오해하지 말라"고 말하며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