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인디스페이스에 걸려 있는 <천안함프로젝트> 대형 포스터

광화문 인디스페이스에 걸려 있는 <천안함프로젝트> 대형 포스터 ⓒ 성하훈


지난 5일 개봉한 다큐멘터리 영화 <천안함프로젝트>가 14일 독립영화 흥행 기준인 1만 관객을 돌파했다. <천안함프로젝트>는 14일 영진위 영화관통합전산망 기준 2202명의 관객이 찾아 누적 관객 1만 1444명을 기록했다. 개봉 10일 만이다. 특히 이날 지방에서 첫 관객과의 대화 시간이 마련된 광주극장 상영에는 760석의 극장이 매진됐다.

<천안함프로젝트>의 1만 관객 돌파가 기적과 같은 것은 CGV-롯데시네마-메가박스 등 멀티플레스 영화관들이 상영을 외면하거나 중단하면서 사실상 흥행을 방해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상적인 흐름이었다면 지난 주중에 1만 돌파가 예상됐으나, 관객이 몰리는 주말을 앞두고 갑작스레 상영 중단이 이뤄지면서 흥행에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흥행이 되면 극장이 열려야 하는 시장 논리가 정치적 외압 논란 속에 <천안함프로젝트만>은 예외가 됐다.

이 같은 어려움 가운데도 10개 안팎의 독립영화관들의 노력만으로 1만 관객을 넘어섰다는 점에서 그 가치가 더욱 특별하다. 1만 관객 돌파는 90%의 상영관을 독점하고 있는 멀티플렉스란 골리앗에 맞서 독립예술영화관들의 끈끈한 연대가 바탕으로 작용했다. 정치적 압력에서 자유로운 독립예술영화관들은 100석 정도로 규모가 작지만 상영 횟수를 늘리는 방법으로 <천안함프로젝트>의 상영을 지원했다.

부산의 상영관인 국도예술관은 주말을 맞아 상영회차를 한 회 더 늘리는 방식으로 관객들을 배려했다. 관객들이 가장 많이 몰리는 서울지역은 아트나인, 광화문 인디스페이스, 이대 아트하우스 모모 등 3개 영화관이 버팀목 역할을 하는 중이다. 여기에 12일부터 시네코드 선재와 KU시네마테크가 가세했다.

특히 광화문 인디스페이스는 독립영화 성지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는 평가다. 인디스페이스는 지난 정권 시절 영화계에 대한 정치적 탄압에 맞서 영화인들이 기금을 모아 만든 민간독립영화전용관으로 지난해 <두 개의 문>을 흥행시키는 데 큰 역할을 한데 이어 이번에도 중심상영관 구실을 하며 매진 행렬을 이어가고 있다. 배급 관계자는 "민간독립영화관인 '인디스페이스'가 없었다면 서울에서 상영할 수 없었을 거라며 큰 도움을 받고 있다"고 고마움을 나타냈다.

 다큐멘터리 영화 <천안함프로젝트>를 관람하기 위해 광화문 인디스페이스를 찾은 관객들

다큐멘터리 영화 <천안함프로젝트>를 관람하기 위해 광화문 인디스페이스를 찾은 관객들 ⓒ 성하훈


<천안함프로젝트>는 12일 온라인 다운로드와 인터넷 IPTV 개봉이 이뤄졌음에도 관객들의 관심을 크게 줄지 않고 있다. 스크린 수와 상영 회차를 비교해 보면 이 영화에 대한 관객들의 관심도와 충성도가 분명하게 드러난다.

14일 다양성영화 1위를 차지한 홍상수 감독의 <우리 선희>가 39개 스크린에서 126회 상영됐다면 <천안함프로젝트>는 13개 스크린에서 28회 상영에 불과했다. 스크린 수에서는 3배, 상영 횟수는 4배 정도 차이가 나지만 좌석 점유율에서는 44.7%로 23.5%를 기록한 <우리 선희>를 2배 가까이 앞섰다.

정치적 외압 논란이 영화의 인지도와 주목도를 더욱 높이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배급사 측은 온라인 개봉에도 불구하고 상영관이 없는 지역에서의 문의가 빗발치고 있다며, 대학교 세미나실이나 지역에서 단체 관람을 원하는 공동체 상영 문의도 늘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제작 배급사인 아우라픽쳐스는 추석 연휴에도 주요 인사들과이 참여하는 관객과의 대화를 마련했다며 20일 오후 2시 인디스페이스에서 표창원 교수와 정지영 감독, 백승우 감독이 영화 상영 후 관객들과 만날 예정이라고 공지했다. 25일에는 종로 소격동 '씨네코드 선재'에서 7시 30분 상영 후 김민웅 교수와 백승우 감독과의 대화시간도 마련된다.

한편, 시민운동단체인 '참여연대'는 개봉 이틀 만에 상영을 중단한 메가박스를 상대로 소송을 준비 중이라며 "<천안함프로젝트>를 예매했다가 환불받은 분들은 '참여연대 공익법센터'로 연락을 부탁드린다"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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