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멘터리 영화 <천안함프로젝트>의 한 장면

다큐멘터리 영화 <천안함프로젝트>의 한 장면 ⓒ 아우라픽쳐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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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전주국제영화제에서 화제를 모았던 다큐멘터리 영화 <천안함프로젝트>가 소셜펀딩을 통해 배급비용마련에 성공했다. 지난 6월말 500만원을 목표로 시작된 <천안함프로젝트>의 배급비용 마련 소셜펀딩은 열흘 만인 지난 8일 목표액을 달성했고, 17일 마감을 앞두고 900만원을 넘기며 200% 달성에 근접하고 있다.

위안부 할머니들을 소재로 한 권효 감독의 <그리고 싶은 것>은 8월 15일 개봉을 앞두고 현재 소셜펀딩을 진행하고 있다. 2천만 원을 목표로 하고 있으나 마감 19일을 앞둔 16일 현재 600만원을 넘기며 30%의 달성율을 보이고 있다.

최근 제작 중인 저예산 독립영화들 사이에 소셜펀딩 경쟁이 한창이다. 소셜펀딩은 사회적 관계망을 기반으로 창의적인 아이디어나 프로젝트를 홍보하고 프로젝트가 진행될 수 있도록 개인들에게 소액의 후원을 받는 방식이다.

대표적으로 광주항쟁을 소재로 한 영화 <26년>이 소셜펀딩인 제작두레를 활용해 만들어졌다. 9월 개봉을 목표로 하고 있는 삼성반도체 피해자들을 그린 영화 <또 하나의 가족> 역시 현재 같은 방식으로 제작되고 있는 중이다.

소셜펀딩은 제작비를 모금할 수 있을뿐더러 영화도 알릴 수 있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저예산 독립영화를 제작하는 데 유용한 방식으로 활용되고 있다. 의미 있는 영화를 만들었으나 상업적이 아닌 탓에 제작 배급 비용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영화들에게 단비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여러 사람들의 마음을 모으는 역할도 해 작품의 의의를 더욱 크게 만든다는 평가도 나온다.

<천안함프로젝트>의 소셜펀딩을 진행한 제작사 아우라픽쳐스 관계자는 "관객들의 뜻을 모아보자는 차원에서 진행됐는데, 호응이 커서 큰 힘이 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영화 제작이 완료된 상태라 배급비용만 마련하면 됐기 때문에 500만원이면 충분하고 생각했다"며 "처음에는 아는 사람이 많지 않아 저조한 것 같았으나 알려지기 시작하면서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갖고 참여해 주셨다"고 말하고 "덕분에 영화의 의미가 더욱 커지게 됐다"고 덧붙였다.

열악한 독립영화, 소셜펀딩은 '지원군'

 '지슬'로 화제를 모은 오멸 감독 신작 '하늘의 황금마차'

'지슬'로 화제를 모은 오멸 감독 신작 '하늘의 황금마차' ⓒ 설문대영상


그렇다고 소셜펀딩에 나선 작품들이 모두 수월하게 비용을 마련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막판에 간신히 채워지는 사례가 있기 때문에 마지막 순간까지 긴장을 놓치지 못하기도 한다. 일부 소셜펀딩의 경우 규정에 따라 목표액에 조금이라도 미달될 경우 모금된 금액이 전부 무효가 되기도 한다.

KT 중년 노동자들을 다룬 다큐멘터리 <산다 2013>는 지난 7월 1일 펀딩을 통해 부족한 제작비 2천만 원을 모았지만 마감 열흘을 남겨 놓고도 목표액이 절반도 채워지지 않아 제작진이 마음을 졸여야 했다.

<산다 2013>의 총괄 프로듀서를 맡고 있는 경순 감독은 "스태프 중 한 명이 일 때문에 만난 꽤 유명한 모 상업영화 감독에게도 후원을 요청했다가 '구걸하러 온 거군' 하는 소리를 들은 것 때문에 제작진이 의기소침해 한 적도 있었다"고 소개하고, "이후 '알겠다'고 말한 그 감독은 만원을 입금했는데, 우리에게 만원은 참 고마운 돈이었다"고 말했다. 그 감독의 독립영화를 보는 시선에 화가 나기는 했지만, 그렇게라도 보내주는 마음이 없는 것보다 낫기에 고마웠다는 것이다.

<지슬> 오멸 감독이 제작 중인 신작 <하늘의 황금마차>는 상대적으로 모금이 더딘 상태다. 인권영화프로젝트로도 선정된 <하늘의 황금마차>는 현재 제주에서 촬영이 한창 진행되고 있는데, 마감 보름여를 앞두고 3천만 원을 목표로 한 액수 중 현재 7% 정도만이 채워진 상태라 더 많은 관심이 요구되고 있다.

<우리학교>의 김명준 감독 역시 재일동포학생야구 모국방문단을 소재로 한 <그라운드의 이방인>의 후반 제작비를 모금하고 있으나 12%정도만 달성돼 아직 갈 길이 멀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의 증언을 토대로 한 그림책 <꽃할머니> 제작과정을 담아낸 다큐멘터리 <그리고 싶은 것>의 한 장면. 영화는 8월 15일 개봉 예정.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의 증언을 토대로 한 그림책 <꽃할머니> 제작과정을 담아낸 다큐멘터리 <그리고 싶은 것>의 한 장면. 영화는 8월 15일 개봉 예정. ⓒ 시네마달


<그리고 싶은 것>을 배급하는 '시네마달'의 오보라 팀장은 "주로 소셜펀딩은 사회적인 주제의 영화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며 "자본력이 약한 저예산 독립예술영화들 입장에서는 큰 힘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아무래도 조건이 열악한 독립영화들 입장에서는 소셜편딩을 통한 모금이 지원군 역할을 한다"며 "더욱 활성화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국내 소셜펀딩 제작의 원조는 1995년 변영주 감독의 다큐멘터리 영화 <낮은 목소리>를 꼽을 수 있다. 변 감독은 당시 '필름 100피트 구매 운동'을 펼쳐 제작비를 마련해 위안부 할머니들의 애통한 목소리를 전했다. 박광수 감독의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 역시 신문광고 등을 활용해 2억 5천만 원을 모아 제작비 일부를 조달하기도 했다.

지난해 화제작이었던 <두 개의 문>과 지율 스님의 4대강 다큐 <모래가 흐르는 강> 역시 소셜펀딩을 통해 배급비용을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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