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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2TV <광고천재 이태백>(이하 <이태백>)의 부진이 깊어지고 있다. 지난 26일 방영된 <이태백> 8회는 시청률 4.0%(닐슨 코리아)을 기록하며 지난 회에 기록한 시청률 4.3%에 비해 소폭 하락했다. 

아쉬운 기록이다. <이태백>은 실존인물 이제석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참신성으로 주목받았다. 하지만 타 방송사의 <야왕>-<마의>과의 한판 승부에서 보기 좋게 깨지고 말았다. 궁금하다. 왜 <이태백>은 극의 실제모델 '이제석'처럼 승승장구하지 못한 것일까?

참신한 소재, 진부한 캐릭터

 26일 방송된 KBS 2TV <광고천재 이태백>의 한 장면

26일 방송된 KBS 2TV <광고천재 이태백>의 한 장면 ⓒ KBS


<이태백>은 공익적 광고 활동으로 주목받는 한 광고인의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되어 방영전부터 화제가 됐다. 주요 포털 사이트의 검색어에는 '이제석'의 실명이 오르내리기도 했다. 드라마가 중반부를 지난 지금, 화제성은 예전 같지 않다. 그 이유는 참신한 소재에 걸맞지 않는 진부한 극중 캐릭터의 때문이다.

'광고'는 멋진 영상과 시선으로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수단이다. 그런데 극중 캐릭터들은 '광고인' 답지 않게, 개성이 엿보이지 않았다. 주인공 이태백(진구 분)부터 그랬다. 이태백의 실존 모델인 이제석은 지방대를 졸업 후, 동네에서 광고 간판 일을 하다가 홀연히 해외 유학를 떠난 인물이다. 이후 해외에서 재능을 인정받아 굵직굵직한 공모전에 연이어 수상한 후, 여러 좋은 조건의 광고회사 취직도 마다하고 '사회적 광고 연구소'를 차려 공익적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이제석이 쓴 책 <광고천재 이제석>에는 그의 개성적인 면모가 잘 나타난다. 책에는 현실을 벗어나려는 오기와 유학을 떠나는 용기, 그리고 해외 유학 중 가난을 견디는 인내, 그리고 '독도 퍼포먼스' 등 공익적 요소를 중시하는 등의 모습이 드러난다. <이태백>이 이 같은 실존 인물의 개성을 잘 뽑아냈다면, 이태백 역시 다른 드라마의 주인공과의 차별성을 부각시킬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태백은 이런 실존 인물의 개성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 지금까지의 <이태백> 속 주인공의 모습에선 이제석과의 연관성은 크게 보이지 않는다. 그저 광고인, 동네 간판일, 열정 같은 큰 틀의 이야기 몇 개만 대충 버무려 놓은 듯 보인다. 때문에 '열심히 노력하는 주인공'이라는 기존 드라마 틀에서 '광고인'이라는 직업만 붙여놨다는 비판을 받는 것이다.

실화에서 체감할 수 있는 감동은 없고, '사각관계'만?

 26일 방송된 KBS 2TV <광고천재 이태백>의 한 장면

26일 방송된 KBS 2TV <광고천재 이태백>의 한 장면 ⓒ KBS


캐릭터의 문제는 이 뿐만이 아니다. 비현실적인 캐릭터 백지윤(박하선 분)의 등장은 극의 현실성을 허공에 뜨게 했다. 재벌집 딸임에도 광고회서 인턴을 전전하고, 이태백에게 도움을 주는 그의 모습은 전혀 현실적이지 않다.

주인공의 맞수로 나오는 애디 강(조현재 분), 그리고 주인공의 옛 연인이었던 고아리(한채영 분) 역시 매력적이지 않다. '근사한 경력을 지녔지만 주인공보다 떨어지는 능력'을 가진 악역의 범주를 벗어나지 못하기 때문이다.

실화를 소재로 했음에도 기존 드라마의 공식을 답습하는 모습은 안타까움을 더한다. 특히 이태백-백지윤-애디 강-고아리가 만들어내는 사각 관계 속 사랑싸움에 치중하는 <이태백>은 씁쓸함을 더한다. 실화에서 느낄 수 있었던 어떤 감동을 드라마에서는 체감할 수 없는 것이 혹 캐릭터의 진부함 때문은 아닐지, 제작진은 고민해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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