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2013>을 유심히 살펴보면 아이들의 삐뚤어진 행동, 혹은 그에 연루된 일들이 있을 때 카메라가 수평을 잡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의도된 것으로 보이는 이 화면들은 오늘날 '학교'가 처한 상황과 아이들의 불안정한 심리상태, 혹은 어지러운 상황 등을 나타낸다고 볼 수 있다.
▲ <학교 2013> 교사들이 문제학생들의 소란행위를 발견하고 복도를 뛰어가고 있다. ⓒ KBS
▲ <학교 2013> 전학 온 박흥수(김우빈 분)이 고남순(이종석 분)이 건네 준 식판을 받고 식탁에 앉아 있다. . ⓒ KBS
삐뚤어진 학교, 삐뚤어진 아이들사교육시장의 팽창과 인기강사들의 급부상으로, 교사, 학생 양방향에 '학교는 그저 졸업장을 따기 위한 곳'이라는 자조적 인식이 팽배해 있다. 권위가 재정립되고 있는 것이다. 대학입시가 교육의 궁극적 목표인 이상, 그 기형적 관계가 변할 것을 기대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학교 2013>의 내용은 시청자들에게 상당한 충격을 안겨준다. 기존의 통념을 무너뜨리는 사제관계, 교우관계 등은 화면이 기울어져 있지 않더라도 충분히 불안해 보인다. '순종'과 '규율'을 가르치고 배웠던 학교는 이제 더 이상 없다.
기울고 삐뚤어진 것들에는 이유가 있게 마련이다. 4회에서는 이제 서서히 아이들의 환경에 관한 이야기가 곁들여지기 시작했다. 질풍노도 시기의 아이들이 제대로 자라기 위해서는 고르게 뿌려지는 자양분이 필요한데, 학교나 교사, 부모, 그리고 사회가 그 역할을 얼마나 하고 있는가에 대해서 누구도 명확한 답변을 내놓기는 힘들 것이다.
▲ <학교 2013> 문제학생들이 등장하는 화면은 어지럽게 흔들린다. 기울어진 카메라 앵글이 말하고자 하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 ⓒ KBS
▲ <학교 2013> 화면이 늘 기울어져 있는 것은 아니다. 이른바 불량학생이 아닌 아이들을 잡는 화면은 늘 평온해 대조를 이룬다. ⓒ KBS
화면이 수평을 잡응 때가 올 수 있기는 한 것일까기간제 교사 정인재(장나라 분)와 학원의 인기강사였던 강세찬(최다니엘 분)의 위치도 몹시 기울어져 있다. 두 사람은 '교육'을 한다는 목표는 같지만 지향점과 스타일이 다르다. 실제 교육현장에서 어떤 유형의 교사가 더 선호되는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전인교육'보다는 '입시교육'이 더 가시적인 지표산출이 가능하다는 것.
정인재는 기간제 교사로서 자존감이 바닥을 칠 상황에서도 용기를 잃지 않는다. 공고한 꿈이었던 교사직을 그만두기가 쉽지 않겠지만, 드라마에서나 볼 수 있는 상황이라 생각하면 서글픈 일이기도 하다.
반면 강세찬은 강사로서 한해에 자신이 벌어들이는 수입을 언급하며 자신만만해 하는 모습이다. 수능점수 2-3점 차이로 들어갈 수 있는 대학의 수준 차는 때로 어마어마하다. 그 점수에 대한 대가로 쏟아 붓는 돈은 실제로 천문학적 규모라 한다.
그것은 학생들의 경우와 유기적 관계를 가지고 있다. 결국 교육조차 부익부빈익빈의 형태를 띌 수밖에 없다. 드라마의 화면이 그것을 말하기 전, 이미 학교의 기둥은 뿌리가 뽑힐 지경으로 기울어져 있는 것이다. 그것이 수평으로 바로 세워질 날이 오기는 할 것인가. 교육현장은 이제 정글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