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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주말드라마 <무자식 상팔자>의 상승세가 놀랍다. 첫 회 시청률 1.683%(AGB닐슨미디어리서치 전국 유료방송가구 기준, 이하 동일)로 시작한 이래 방송 4주만에 시청률 4%대에 진입하며 승승장구 중이다. 지난 25일 방송됐던 10회는 4.777%의 시청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 추세라면 JTBC가 목표로 내세운 '마의 시청률' 5% 역시 무리 없이 성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연일 최고 시청률, 종편 역사 새로 썼다

 JTBC <무자식 상팔자> 포스터

JTBC <무자식 상팔자> 포스터 ⓒ JTBC


사실 <무자식 상팔자>가 첫 방송을 시작할 때만 하더라도 작품의 성공여부를 확실히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김수현 작가가 집필을 맡고 오랜 콤비인 정을영 PD가 연출을 맡았음에도 불구하고 종편 내외적인 상황이 썩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공중파에 비해 현저히 떨어지는 채널 인지도, 시청자들의 거부감 등은 <무자식 상팔자>의 성공 가능성을 불투명하게 만들었다.

게다가 주말 저녁 9시대는 지상파 3사가 치열한 시청률 경쟁을 벌이고 있는 시간대다. SBS <내 사랑 나비부인>, MBC <아들 녀석들> 등은 각 방송사가 상당히 신경을 써서 만들고 있는 주말 드라마다. 이미 공고한 시청자층을 자랑하고 있는 지상파 드라마에 비해 여러 가지 핸디캡을 갖고 시작하는 <무자식 상팔자>의 상황은 그야말로 '최악'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무자식 상팔자>의 첫 회 시청률은 다른 종편 드라마들과 별반 다를 바 없었다. JTBC가 '사활을 걸었다'고 표현할 만큼 대대적인 홍보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시청률1.683%는 다소 실망적인 성적표였다. 게다가 기대를 모았던 2회는 오히려 시청률이 더 떨어져 "종편은 어쩔 수 없다"는 회의적인 평가까지 나왔다.

그러나 방송 2주차부터 상황이 반전되기 시작했다. 다양한 캐릭터, 현란한 대사, 몰입감 있는 상황설정을 앞세워 방송 3회만에 시청률 2%를 넘어선 <무자식 상팔자>는 방송 3주차에 3% 시청률을, 방송 4주차에는 4% 시청률을 돌파하며 엄청난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종전 <아내의 자격>이 세웠던 종편 최고 시청률 4.045%를 이미 따라잡은 것은 물론이고, 내친 김에 5% 시청률을 노리고 있는 모양새다.

'김수현의 힘', 종편 살렸다

 김수현 작가

김수현 작가 ⓒ SBS


<무자식 상팔자>의 이러한 상승세에 '김수현의 힘'이 작용하고 있다는 것은 많은 이들이 인정하는 사실이다. 30~60대 주부층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김수현 드라마'가 회를 거듭할수록 전통적인 시청층을 끌어 모으며 상승세를 확고히 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후반부로 갈수록 뒷심이 발휘되는 김수현 특유의 필력 역시 <무자식 상팔자>의 상승세를 확고히 견인하고 있다.

특히 김수현은 이번 드라마를 통해 '미혼모'라는 사회적 이슈를 끌어들였다. 최고의 엘리트 직업인 판사가 미혼모가 된다는 파격적인 설정과 그 속에서 일어나는 갈등을 가족애로 치유하는 과정을 무리없이 그려내며 경쟁작들과 확실한 차별화를 두는 동시에 시선몰이에도 성공하고 있다. 평범한 홈드라마임에도 불구하고 거침없는 소재 선정으로 몰입도를 높이는 재주는 '역시 김수현이다'라는 찬사를 불러일으킨다.

다양한 캐릭터들의 향연과 김수현의 트레이드 마크인 속사포 대사 역시 드라마의 인기에 한 몫을 하고 있다. 특히 김수현은 송승환과 임예진을 필두로 중년 갱년기에 대한 이야기를 새롭게 풀어내고 있다. 중년 누구나가 모두 겪는 갱년기를 통해 그들의 겪어야 하는 외로움과 쓸쓸함을 상당히 현실적이면서도 날카롭게 파헤치고 있는 것이다. 2008년 <엄마가 뿔났다>를 통해 전업주부가 느끼는 허무함과 허탈감을 그려냈던 김수현이 한 발자국 더 나아가 그 세대의 감정을 반추하기 시작한 셈이다.

지상파 3사 "나 지금 떨고 있니?"

 22일 오후 서울 논현동의 한 호텔에서 열린 jtbc개국 1주년 주말특별기획 <무자식 상팔자>(극본 김수현 연출 정을영) 제작발표회에서 배우 손나은, 이도영, 김민경, 송승환, 임예진, 유동근, 김해숙, 엄지원, 이순재, 서우림, 전양자, 윤다훈, 견미리, 오윤아, 하석진이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JTBC 개국 1주년 주말특별기획 <무자식 상팔자>(극본 김수현 연출 정을영)의 주요 출연진들. 왼쪽부터 배우 손나은, 이도영, 김민경, 송승환, 임예진, 유동근, 김해숙, 엄지원, 이순재, 서우림, 전양자, 윤다훈, 견미리, 오윤아, 하석진 ⓒ 이정민


김수현의 매서운 필력을 중심으로 정을영 PD의 감각적인 연출과 베테랑 연기자들의 자연스런 연기력이 빛을 발하는 <무자식 상팔자>는 이제 종편을 넘어 동시간대 지상파 드라마와 일전을 준비하고 있다. 시청률 7%대의 <아들 녀석들>과 9%대의 <내 사랑 나비부인>과 비교해 봤을 때 <무자식 상팔자>의 시청률은 그리 떨어지지 않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특히 시청률 정체 혹은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지상파 드라마들과 달리 <무자식 상팔자>는 무서운 상승세를 타고 있기 때문에 시청률 역전이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 내심 JTBC는 시청률 5%를 넘어 당초 기대했던 종편 최초 '두 자릿수 시청률'까지 기대하고 있을 듯하다. 그만큼 김수현의 힘을 단단히 믿고 있다는 것이다.

과연 <무자식 상팔자>는 지상파 드라마와의 일전에서 영광의 승리를 얻을 수 있을까. 분명한 것 한 가지는 이 드라마를 통해 일흔 노작가 김수현이 '시청률 보증수표'로서 자신의 명성을 만천하에 확실히 보여주며 여전히 "김수현은 죽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했다는 것이다. 지난 45년간 한국 드라마 업계를 들었다 놨다 했던 김수현의 힘, 참으로 매섭디 매섭다.

무자식 상팔자 종편 김수현 정을영 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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