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스완(BlackSwan)'을 연주하는 신지호

'블랙스완(BlackSwan)'을 연주하는 신지호 ⓒ 김민관


지난 27일 오후 서울 강남역 소재 아이해브어드림에서 '필 더 피아노(Feel the Piano)' 쇼케이스가 열렸다. 9월 11일부터 16일까지 대학로 문화공간 필링 1관에서 펼쳐지는 '필 더 피아노'의 네 명의 피아니스트인 신지호, 윤한, 송지훈, 조윤성이 한 자리에 모였다. 네 명은 각각 두 번의 개인 공연을 갖는다.

신지호는 열정적이었다. '블랙스완(BlackSwan)'은 익숙한 멜로디의 곡인데, 짧게 변주를 하며 곡에 온 몸을 실어 격정적으로 연주했다.

신지호의 연주 스타일은 곡을 온 몸으로 표현해 내는 과정에서 자연스레 드러난다. 클래식 연주자들이 복잡한 곡의 정서를 풍부하게 표현해 내는 데는 신체적이고도 정신적인 고통이 수반된다고 한다. 첼리스트 장한나가 첼로를 연주할 때 인상이 써지는 것처럼,

 피아니스트 윤한

피아니스트 윤한 ⓒ 김민관


윤한의 '아임 인 러브(I'm in love)'는 재즈풍한 느낌이 더해졌고, 감미로운 목소리로 능숙하게 곡을 소화했다. 역시 피아노와 유연한 조화를 이뤘다. 거기에 신지호처럼 훈남 외모다. 연주 후, 윤한은 한 달 전에 아는 형의 부탁으로 축가로 생각했던 곡이라고 소개했다.

송지훈의 '셉템버(September)'는 풍부한 선율의 연주곡이었다. 기존의 격식 있는 음악 연주장이 아닌 혜화동에서 하는 만큼 재미있는 공연을 하고 싶다고 전했다.

조윤성은 재즈피아니스트로서 꽤 명성이 있다. 허비 행콕이 직접 오디션을 통해 전 세계에서 7명만 선발하는 '텔로니어스 몽크 인스티튜트'에서 선정되어 이후 허비 행콕으로부터 극찬을 받기도 했다. 천일야화(arabian night) 중 '술탄 임페리얼(Sultan Imperial)'이란 곡은 재즈와 아랍음악을 혼합해서 입체적으로 구성한 곡으로, 벨리 댄서가 곡에 맞춰 춤을 선보였다.

 피아니스트 조윤성

피아니스트 조윤성 ⓒ 김민관


피아노 멜로디는 더블베이스의 둔탁한 선율과 드럼의 금속성 음향의 리듬들이 더해지며 폴리리듬에 가까운 곡의 다채로운 느낌의 변주를 이뤘다. 조금 난해할 수도 있는 곡이었는데, 이는 이국적인 느낌의 아름다움과 묘한 정서, 한정지을 수 없이 뻗어나가는 멜로디로 인한 것이었다.

쇼케이스 이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LSM 컴퍼니의 한은정 제작감독은 "대학로에 너무 가벼운 공연들이 넘쳐나는 것 같은데, 공연을 위한 공연장의 기능을 다시 살려보자는 의미에서 공연을 생각하다가 피아니스트의 공연을 생각하게 됐다"고 전했다. 그래서 '필 더'가 앞에 붙는 타이틀로 된 프로젝트 시리즈에서 피아노가 첫 번째가 됐다. 이후' 필 더 톡', '필 더 기타' 등의 공연이 이어질 예정이다.

신지호는 "피아노 연주를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서 즐거운 연주를 하면 보는 사람들도 그것을 같이 느낄 수 있을 것 같았다"며 "곱상한 계집애처럼 생겨서 남자로서 모습을 더 보이고 싶어 파워풀하게 연주하는 모습이 나오는 것 같다"고 전했다.

또한 신지호는 "어떤 장르를 규정하는 게 싫다"며 "'신지호 스타일'이라는 말을 듣고 싶었고, 앞으로도 그에 맞는 공연을 보여주겠다"고 덧붙였다.

윤한은 "조윤성의 공연이 가장 기대가 된다"고 전하며, "원래 미국에서 만났던 인연이 있고, 평소 굉장히 존경해 왔다"고 밝혔다. 피아노 전공이 아닌 영화음악 작곡 전공을 했고, 다양한 음악의 곡들을 보여주고 싶다고 전했다.

 피아니스트 송지훈

피아니스트 송지훈 ⓒ 김민관


송지훈은 "예술성을 겸비하되 어떻게 하면 관객들을 즐겁게 해줄 수 있는지를 염두에 두고 공연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평소 민속음악을 좋아한다"는 조윤성은 본래 재즈를 전공했지만, (전문적인) 재즈로 사람들에게 다가가기에는 어려움이 있어 민속음악을 공연에서 주로 선보이는 한편, 사람들과 교감할 수 있는 공연을 하고자 해서 소리만 듣는 게 아니라 시각적인 측면도 고려했음을 밝혔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아트신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필 더 피아노(FEEL THE PIANO) 필 더 피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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