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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표는 <조선일보>의 종편 채널 <TV조선>의 주간편성표에서 현재 방영 중인 드라마 세 편 '한반도', '프로포즈 대작전', '고봉실 아줌마 구하기'의 방송 횟수를 따로 모아 만든 것이다.

드라마 별로 주 2회 본 방송이 편성되어 있는데, 실제로 방송 횟수는 적게는 여덟 번에서 많게는 열한 번까지 된다. 일주일에 재방송만 여섯 번 내지 아홉 번이나 된다는 뜻이다.

 TV조선의 주간 드라마 편성 현황

TV조선의 주간 드라마 편성 현황 ⓒ 이봉렬


종편 채널 드라마 재방송 횟수 살펴봤더니...

우선 100억 대작이라는 '한반도'의 경우 일주일 동안 하루도 빼지 않고 편성되어 있어 모두 열한 번 방송이 된다. 화요일과 목요일은 하루에 두 번을 방송하고, 토요일의 경우에는 3회와 4회를 방송한 다음 다시 3회를 방송하는 등 하루에만 세 번을 방송하도록 편성되어 있다.

'고봉실 아줌마 구하기'의 경우에도 일요일과 화요일에 각각 한 번씩, 월요일과 토요일은 각각 세 번씩 편성되어 있다. 화요일의 경우 17회와 18회를 방송한 다음 다시 17회를 방송하도록 되어 있어 역시 하루에 세 번 방송된다.

'프로포즈 대작전'은 일요일, 수요일, 목요일, 금요일에 방송되는데, 수요일은 1회, 2회, 3회를, 금요일은 4회, 3회, 4회를 방송하도록 되어 있다.

이 정도면 언제 TV를 켜도 세 드라마 중 하나를 볼 수 있을 정도인데, 편성표를 뽑아 벽에 걸어 놓고 확인하지 않으면 어느 게 먼저이고, 어느 게 나중인지 헷갈릴 정도다.

 방송 중인 종편의 드라마들, 하루에 많게는 세 번씩 방송을 한다. 그럼에도 시청률은 1%내외다.

방송 중인 종편의 드라마들, 하루에 많게는 세 번씩 방송을 한다. 그럼에도 시청률은 1%내외다. ⓒ 이봉렬


볼 때까지 틀어대는 글로벌 미디어?

<중앙일보>의 <JTBC>와 <동아일보>의 <채널A> 역시 드라마 반복 편성 현상은 동일했다. 이제 막 2회까지 방송한 <JTBC>의 새 드라마 '신드롬'이나 <채널A>의 '총각네 야채가게' 역시 본 방송은 주 2회 편성이지만, 실제로는 재방송을 합쳐 일주일에 열 번을 방송하고 있었다.

<JTBC>의 경우 지난주에 종영했던 '빠담빠담' 마저 '앙코르'란 이름을 달고 편성해서 내 보내고 있다. 기존의 방송을 종편으로 변환한 MBN을 제외하고, 이른바 <조중동>종편 모두 방송에 내 보낼 프로그램 자체가 부족하다는 걸 여실히 보여준다.

종편 측은 그 동안 종편이 출범하면 기존 방송 3사의 독과점 체제가 깨어지면서 다양한 컨텐츠의 제작으로 미디어의 글로벌 경쟁력이 강화된다고 줄곧 외쳐댔다. 컨텐츠 제작을 통해 일자리도 늘어난다고도 했다.

다양한 컨텐츠는 어디에 있으며, 이 같은 반복편성으로 얼마나 많은 일자리를 늘일 수 있는 지 궁금하다. 대체 어느 글로벌 미디어가 같은 프로그램을 일주일에 여섯 번이나 반복해서 틀어 댄단 말인가.

 TV조선 개국 당시 홈페이지

TV조선 개국 당시 홈페이지 ⓒ TV조선


신임 방통위원장, 종편 채널부터 재검토해야

출범 3개월 째인 지금 1%도 안 되는 시청률로 존재감 자체가 사라진 종편에게 많은 걸 바라지는 않는다. 하지만 프로그램 하나 더 만들 능력이 안 되어 같은 프로그램을 고장난 레코드처럼 계속 틀어 대는 지금의 모습은 전파 낭비나 마찬가지다.

마침 무리하게 종편을 허가해 준 최시중 방통위원장이 온갖 비리 의혹 속에 물러나고, 새로 이계철 전 정통부 차관이 후보로 내정되어 임명을 기다리고 있다.

누구든 새로 방통위원장이 되면 잘못 끼운 단추를 지금이라도 바로 잡는다는 자세로 지금의 종편을 처음부터 다시 검토하고 정리해야 한다. 날치기로 탄생한 뒤 각종 특혜 속에 황금채널 부여잡고도 전파만 낭비하고 있는 종편 채널에 대한 재검토가 우선적으로 이뤄지기를 기대한다.

종편 TV조선 JTBC 채널A 최시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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